지관으로 실수로 더욱 잘 잡은 명당
풍수지리 통달한 지관이 있었다.
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람을 시험해봐서 다른 사람을 구제하거나 덕을 베푼 사람에게는
명당을 잡아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자리를 봐주지 않든지 아니면 흉지를 잡아주었다.
하루는 길을 가다가 날이 어두워지자 지나던 집에서 하루 밤 신세를 지게 되었다.
주인은 가난하지만 마음씨 좋고 친절하게 대접을 하였다.
그러나 지관은 하룻밤을 봐서는 모르고 한 열흘은 두고 봐야한다고 생각하고는 가지 않고 계속 묵었다.
그래도 주인은 변함없이 없는 살림에 떠돌이 지관을 극진하게 대접해 주었다.
일주일쯤 지나서 지관은 산 구경을 가자고 하였다. 주인은 너무 기뻐서 지관을 따라 나섰는데 지관은
돌아다니기만 하고는 자리를 잡아주지 않았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이렇게 해서 보름이 지났다.
하루는 비가 많이 와서 냇물을 건너야 하는데 지관은 자신을 업고 건너라는 것이었다.
주인은 화가 나서 지관을 냇물에 처박아버리겠다고 소리쳤다.
지관은 십년 공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고 한탄하며 개구리가 뱀에게 잡혀먹는 형국에다 묘를 써주었다.
개구리가 뱀에게 잡혀 먹히기 때문에 집안이 쑥대밭이 되는 자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 후 삼 년이 지난 뒤 지관은 그 집안이 망했으리 생각하고 그 집을 들렸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집은 큰 부자가 되어있었다.
지관은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 묘를 다시 찾아갔다.
그때 나무하러온 아이들이 황새봉에 비구름이 앉았으니 빨리 집에 가자고 서두르는 소리가 들렸다.
대사는 아이들에게 황새봉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아이들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과연 황새처럼 생긴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었다.
황새가 떡 버티고 넘어다보니까 뱀이 개구리를 잡으려고 나오지를 못해 개구리가 무사 하는 손색없는
명당임을 그때 비가 오는 관계로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지관은 주인의 덕이 자신의 나쁜 마음을 이겼다고 생각하고 그 집으로 다시 가니 주인은 지관을
극진히 대접하고 한없이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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