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전기의 문신인 이언충(1524∼1582)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이다. 이언충은 성주이씨 이조년의 9대손으로 자는 사경(思敬)이며 명종 때 병조좌랑, 사헌부 지평, 호조참의, 승정원 도승지, 형조참판 등 고위 관직을 두루 역임한 인물이다.
이들 유물들은 2000년 4월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성주이씨 도정공파 종회 문중의 선산에서 분묘 이장 중에 발견된 것으로, 명정 1점, 답호 6점, 직령 4점, 철릭 4점, 액주름 1점, 적삼 2점, 바지류 6점 등 총 7종 24점이다.
명정은 죽은 사람의 생전 관직이나 본관 등을 기록하여 관 위에 덮는 옷감으로, 붉은 색 옷감을 사용하였다.
답호는 소매가 짧은 형태의 옷으로, 주로 철릭 위에 착용되었으며 그 위에 관복 단령을 입어서 단령의 받침옷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이중깃과 고리로 연결된 쌍고름이 포함되어 있으며, 앞이 짧고 뒤가 긴 전단후장 형태로서 조선 전반기의 특징을 고루 나타내고 있다.
직령은 옷깃이 곧은 형태의 옷으로, 4점 모두 관복용이다.
이중깃과 쌍고름이 달려 있으며 홑직령의 등바대 모양이 H자형으로 곡선으로 되어 있는 것도 조선 전반기에만 보이는 특징이다.
또한 전단후장의 특징이 확인된다.
철릭은 웃옷에 치마가 연결된 형태의 옷으로, 조선 전반기의 특징인 이중깃이 포함되어 있으며 소매는 통수형으로 모두 긴소매로 되어 있다.
고리를 달아 끼우는 간접 부착식 또는 고름바대를 대고 직접 부치는 쌍고름이 달려 있어 조선 전반기의 특징을 고루 나타내며 바느질이 매우 정교하다.
액주름은 겨드랑이 아래 주름이 잡혀 있는 곧은 깃의 포제(袍製)로서, 현재까지의 출토복식 가운데 조선 전반기에만 보이는 포제로 액주름의 출토는 시대구분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적삼은 모두 2점으로 모시로 만든 것인데, 옷깃이 나무판과 같은 모양인 목판깃이 달려 있으며 도련의 정교한 감침 바느질이 돋보인다.
바지는 총 6점으로 밑이 막힌 합당고형과 트임이 있는 개당고형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묘주의 인적사항이 확실하여 다른 묘 출토유물의 연대를 추정하는데 기준이 되며, 16세기 복식사와 직물사·생활풍속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가 있다.
그리고 수도권에서 발굴된 임란 이전의 복식자료로 당대 서울지역 고위 관리층의 복식문화와 장례풍습 연구에 크게 기여할 만한 자료이다.
또한 이 유물은 관 내부를 채우기 위한 보공의(補空衣)로 그 종류가 다양하고, 출토상태가 거의 완벽하여 복식의 형태 뿐만 아니라
직물의 조직·문양·바느질 기법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복식연구 자료로 평가된다.
무명 홑직령
문릉 겹답호
모란문단 홑철릭
모시 홑액주름
모시 홑적삼
명주 솜누비바지
이언충묘출토 직령
이언충묘출토 철릭
이언충묘출토 직물문양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