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인생전략

제 9 計 : 격안관화(隔岸觀火)

오늘의 쉼터 2008. 1. 27. 19:56

9計 : 격안관화(隔岸觀火) - 강 건너 불 보듯 하라!


우리말에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상대방의 불행이나 갈등을 간섭하지 않고 그저 바라본다는 소극적인 뜻으로 사용하지만,

원래 뜻은 적의 내분에 개입하지 말고 관망하면서 승리를 거둔다는 적극적인 전략이다.

 

격(隔)은 떨어지다.

 안(岸)은 언덕. 격안(隔岸)은 언덕 멀리 떨어져서, 관화(觀火)는 불나는 것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속담으로 중국에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산에 앉아 호랑이 싸우는 것을 바라본다(坐山觀虎鬪).’

‘황학루 위에서 배 뒤집어 지는 것 바라본다(黃鶴樓上看飜船).’등이 있다.

상대방이 아무리 강한 조직이라도 반드시 내부적인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 갈등은 언젠가 반드시 표면화되기 마련이다.

가능하다면 상대방 내부 첩자들을 이용하여 적의 갈등을 조장하고 서로 싸우게 하는 것도 이 전략의 한 방법이다.

무리하게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상대방 내부가 분열되고 모순이 격화되어 서로 알력이 생겨 싸울 때 절대로 조급하게 간섭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간섭하면 그들은 싸움을 멈추고 연합하여 공동 대응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정지하여 움직이지 말고 그들을 서로 잔혹하게 싸우게 해서 그들의 힘이 모두 소진되어 와해되기를

기다렸다가 공격하면 쉽게 승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조직 내에서 누군가와 일전을 벌이려고 마음먹었다면 누군가 나를 격안관화의 눈으로 쳐다보고

있을 것인가를 떠올려 보아야 한다.

혹시 내 앞에 놓인 모든 갈등의 출발이 누군가의 일정한 시나리오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격안관화의 전략으로 원소의 두 아들을 제거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원소(袁紹)의 두 아들 원상(袁尙)과 원희(袁熙)는 조조 군대에 쫓겨서 요동의 태수 공손강(公孫康)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투항하였다.

조조의 여러 장군들은 이 기회에 요동을 공격하여 두 형제를 잡아야 한다고 공격을 주장하였다.

조조는 웃으면서 요동의 태수가 두 형제의 목을 가져올 것이라고 장담하며 군대를 물리고 요동의 정세를 관망하는 격안관화의

전략을 취하였다.

한편 요동의 태수는 두 형제가 투항한다는 소식을 듣고 고민하였다.

만약 조조가 군대를 이끌고 요동으로 진격하여 온다면 그들과 공동으로 연합하여 대항하려고 하였지만 조조의 군대가

물러났다는 말을 듣고 조조를 위하여 두 형제의 목을 쳐서 조조의 군대로 보냈다.

조조는 군대를 동원하는 힘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목표를 얻었는데 상대방의 내분을 미리 예상하고 그들이 서로 싸우기를

기다리는 여유를 잃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조조가 무리하게 군대를 동원하여 요동을 공격하였다면 그들은 서로 서로 연합하여 죽기살기로 대항하였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상대보다 힘이 강하더라도 관망해야 할 때가 있다. 공격에 앞서서 그들이 서로 갈등하여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손자병법 화공(火攻)편에 보면 손자는 군대를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격안관화의 뜻과 서로 부합된다.

 ‘전쟁은 이익을 쟁취하기 위하여 싸우는 것이다 .만약 승리를 해도 이익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

그래서 이익이 없으면 군대를 움직이지 말고(非利不動), 얻을 것이 없으면 군대를 동원하지 말고(非得不用), 위기가 아니면 싸우지

않아야 한다.(非危不戰)!

군주는 한낱 자신의 분노 때문에 군대를 일으켜서는 안되며, 장군은 자신의 원한 때문에 전투를 벌여서는 안 된다.

우리 조직의 이익에 부합되면 움직일 것이오,

이익에 부합되지 않으면 정지하라.’

 

격안관화의 전술은 단순히 상대방의 분란을 지켜보는 것뿐만이 아니다.

강한 힘을 가지고도 상황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병사들의 생존을 책임진 장군에게 승리보다 중요한 것이 병사들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적의 내분이 격화되어 유리한 시기가 성숙되면 자리에서 일어나 출격하여 힘 안들이고 승리를 쟁취하는 격안관화의 전략은

지혜로운 자들의 승전(勝戰) 방식이다.  

 

 

격안관화(隔岸觀火) ◑ - 병법 삼십육계 (兵法 三十六計)중 제9계

▶ 강 건너 불구경한다.

'36계' 제9계에는 이 책략을 이렇게 해석하였다. 적 내부의 모순이 격화되고 혼란이 일어나 폭란이 생기기를 가만히 기다려야 한다. 적은 분열되어 서로 원수가 되며 마침내는 멸망을 자초하고 만다. 이것은 바로 부드러운 수단으로써 유리한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책략을 운용함에 있어서의 요건은 적의 내부가 혼란해질 때 경솔히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적들이 일치

단합하여 반격을 해 올 수도 있다.

말하자면 산에 앉아 범싸움을 구경하는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

▶ 상대에 내분이 일어나면 관망하라. 적의 내부에 모순이 노출되거나 질서가 혼란해졌을 경우는 조용히 폭거가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적들이 서로 반목하거나 원수가 되어 싸우게 되면, 그 기세는 반드시 멸망으로 치닫게 되는데, 이것은 바로 예괘의 원리로서

시기에 순응하여 행동으로 옮기면 원만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 '삼국지 연의'에는 조조가 하북을 평정할 때 두 차례나 격안관화의 계책을 써서 작은 대가로 큰 승리를 얻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소가 창정 대전에서 참패를 당한 후 마음이 우울하여 병들어 죽게 되었다. 죽기 전에 원소는 유자(遺子) 원상을 계승자로

삼고 대사마로 임명하였다.

조조는 이때 투지가 한창 왕성하여 친히 대군을 거느리고 원씨 형제를 토벌하고 일거에 하북을 평정하려고 기도하였다.

조조의 군사는 파죽지세로 여양을 점령한 다음, 곧장 기주성 아래에 이르렀다. 그러자 원상·원담·원희·고간 등 4로 인마가

합력하여 힘껏 사수하였다.

조조는 연이어 몇 차례 공격을 하였으나 함락시키지 못하였다.

이때 모사 곽가가 계책을 드려 말하기를, "원씨가 큰아들을 폐하고 작은아들을 세웠기 때문에 형제간에 권력 싸움이 일어날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입니다.

그런데 지금 형세가 급하니 서로 구하고 돕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예 군사를 돌려 남쪽으로 가서 유표를 치며 원씨 형제의 변을 기다리는 것만 못할까 봅니다.

변이 생긴 다음 기주를 친다면 일거에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조조는 그의 말대로 가후를 남겨 여양을 지키게 하고 조홍으로 관도를 지키게 한 다음, 자신은 곧 군사를 이끌고 유표를 치러 갔다.

과연 조조가 철수하자 장자 원담이 곧 원상과 계승권을 쟁탈하기 위하여 크게 싸우면서 서로 참살하기 시작하였다.

원담은 원상을 이길 수 없게되자 조조에게 사람을 보내어 구원을 청하였다.

조조는 이 기회를 타서 다시 북진하여 먼저 원담을 죽여 버린 다음, 원희·원상을 차례로 패배시키고 일거에 하북을 점령하였다.

조조가 두 번째로 격안관화의 책략을 쓴 것은 하북을 점령한 후이다.

당시 싸움에 패한 원희·원상은 요동으로 도망하여 공손강에게로 갔다. 하후돈 등 측근들은 조조에게,

"공손강이 오랫동안 굴복하지 않았는데 지금에 와서 원희·원상이 또 가담하였으니 장차 우리의 큰 후환이 될 것입니다.

공손강이 아직 군사를 일으키지 않은 틈을 타서 속히 가서 친다면 요동을 가히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조조는 웃으며 말했다.

"제공의 호위를 빌릴 필요도 없을 것 같소. 며칠 후면 공손강이 두 원씨의 머리를 가져올 것이오."

여러 장수들은 모두 이를 믿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공손강이 과연 사람을 보내어 원희·원상의 머리를 가져왔다.

여러 장수들이 모두 크게 놀라 조조의 귀신같은 혜안에 감복하여 마지않았다.

조조는 도리어 크게 웃으며, "과연 봉효(곽가)의 짐작을 못 벗어나는군." 하고 말하며 곽가가 죽기 전에 조조에게 남겨준

편지를 꺼내었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듣건대 원희·원상이 요동에 가서 가담했다 하니 명공께서는 절대 군사를 쓰지 마십시오.

공순강은 일찍부터 원씨들이 요동을 병탄할까봐 두려워하였는데 이번에 두 원씨가 가서 가담하였으니 반드시 이를

의심할 것입니다.

만약 군사로 치신다면 그들은 힘을 합해 항거할 것이나, 늦추어 준다면 공손강과 원씨는 반드시 서로 도모하려 할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자연적인 이치입니다."

원래 원소가 살았을 때 항상 요동을 병탄할 마음을 품고 있어 공손강은 원씨 가족들을 뼈에 사무치게 미워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원씨 두 형제가 와서 탁신하니 공손강은 그들을 없애버릴 생각을 품었는데, 조조가 혹시 군사를 끌고와서

요동을 칠까 두려워 두 사람을 이용하여 자기를 돕게 하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공손강은 원희·원상이 요동에 이르자 즉시 그들을 만나보려 하지 않고 먼저 사람을 보내어 조조군의 동정부터

탐지하게 하였다.

세작이 와서 "조조는 역주(易洲)에 군사를 둔쳐 놓고 있는데 요동으로 들어올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하고 회보하자

공손강은 즉시 원희·원상의 머리를 베어 조조에게 바쳤던 것이다.

이리하여 조조는 칼날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