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손자병법

8篇 (4) 받아서는 안 될 명령도 있다.

오늘의 쉼터 2018. 1. 12. 00:18

손자병법(孫子兵法) 8篇 <구변편(九變篇)>
<기에 임하고 변에 응한다>
‘구변’이란 아홉 가지 변칙을 말하며, 여기서는 상도(常道)와 변칙을 논하고 있다.

상도란 정도로서 가장 떳떳한 법칙이지만, 이 법칙만으로는 전쟁이 되지않는 수도있다.

전쟁에서는 상도보다 예외의 변칙이 더절실할 때가 있는 것이다.

전투에는 상황에 따라 정도와 기계, 원칙과 변칙을 적절히 구사해야 한다.




(4) 받아서는 안 될 명령도 있다.


塗有所不由(도유소불유) 軍有所不擊(군유소불격)

길에는 의지 못할 곳이 있고, 군에는 치지 않을 곳이 있고,

城有所不攻(성유소불공) 地有所不爭(지유소부쟁)

성에는 공격하지 않을 곳이 있고, 땅에는 다투지 않을 곳이 있고,

君命有所不受(군명유소불수)

임금의 명령이라도 받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길이란 인간이 통행하는 곳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으나, 전쟁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때와 곳에 따라서는 절대 통로로 택할 수 없는 길도 있는 것이다.

적과 조우하면 반드시 공격 해야만 하는 것일까.

역시 무차별하게 손을 댈수 없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또 적이 웅거하고 있는 성 근처를 통과한다 하여 반드시 공략해야만 한다는법은 없다.

그중에는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무관한 경우도 있고, 섣불리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경우도 있는 법이다.


전쟁터로서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곳, 혹은 점령할수 있는 영토라도 손을 대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임금의 명령이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 정반대의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될 긴급하고 변칙적인 사태도 있는 법이다.

그러므로 이럴때는 반드시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또는 반드시 이럴때는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는 공식을 정해놓고 그것에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

필요한 융통, 변화, 대응책이란 것은, 즉석에서 예리한 판단에 의하여 취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싸움에는 우선 정석이란 것이 있다.

그러나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정석을 깨는 방법까지 알고 있지 않으면 진정한 싸움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손자가 제시한 구체적인 보기를 경제생활에 적용시켜 생각해 보자.


길이라는 것은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생산 방법, 판매 방법이란 것에 일정한 원칙이 있는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도 객관적 정세가 평상(平常)이 아닌 경우에는 역시 그것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를들면 청량음료는 여름에만 소비 되는 것으로 알아왔으나, 최근에는 난방시설이 좋아진

탓인지 겨울철의 수요도 증대 되었다.

이에 대하여 제공되는 제품은 여름철 음료와 똑같은 것이다.

이것은 객관적 정세의 변화를 무시한것으로 겨울에 여름음료라는 생각은 우스꽝스러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요가 증대 되었으므로 그 이유나 원인, 요구되는 특질 같은 것이 충분히 음미되면

반드시 존재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호품이란 자칫하면 개념적인 것이긴 하나,  그래도 겨울에 여름 음료라는 것에는

일단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만큼 입지 조건의 변화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군에는 공격하지 않을 곳이 있다’등은 그대로 적용할 만한 곳이 많다.

예를들면 어떠한 상품을 매스컴을 통하여 비난이나 의혹을 집중시키는 일이있다.

반론이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져 찬부양론으로 떠들썩하게 되어

그때까지 무관심하였던 소비자의 관심까지 불러 일으키고 만다.

이와같은 경우에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고 있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문제는 없어진다.


그러나 이 방법도 절대적이라고는 말할수 없다.

정세에 따라서는 전격적인 반론을 가하면 그로 인하여, 대중의 관심이 더해져

수요가 증대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은 정세 여하에 따라야 한다.

문제는 이 정세를 어떻게 기민하고 정확하게 잡느냐 하는 점에 있다.

그다음, 성(城)이란 일단 저항을 하는것이 최대의 목적이니,

충분히 대비하고 있는 상대라고 해석한다면, 그 성에 대한 가상적국이 두개 이상 있을때,

이쪽으로서는 그 존재가 그리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한 경우에는 차라리 내버려 두는 편이 제2의 적에 대한 방비 역할을 해주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본력이 부족한 소기업 제품의 분야에 대하여 대기업의 생산력이 크게 활개치고

있을 경우, 소기업체로서는 이에 대항하여 동일제품으로 싸움을 하려는 생각은 무모한 것이다.

그것보다도 수공예품적인 정교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물품 생산을 주로 하는 방향으로

역점을 돌리는 것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땅에 대해서도 똑같은 해석을 내릴 수 있다.

이것을 관료 지역이란 식으로 받아 들여도 좋을지 모른다.

이처럼 그때그때 직면하는 정세에따라 대책을 세우고 주저없이 실행으로 옮기지 않으면

안되므로, 때로는 임금이 명령한 방침에도 역행한다는 사태가 생긴다.

다시 말하여 회사의 기본 방침을 무시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정확한 판단력과 결단력이라고 하는 적에 대한 용기마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얕은판단이나 제멋대로의 방침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대사를 그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야말로 장수로서의 기량 문제가 될 것이다.


[예화] 받아서는 안 될 명령도 있다.

城有所不攻(성유소불공) 地有所不爭(지유소부쟁)

성에는 공격하지 않을 곳이 있고, 땅에는 다투지 않을 곳이 있고,

君命有所不受(군명유소불수)

임금의 명령이라도 받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춘추 전국 시대 때 제(齊)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이 식객인 풍환(馮驩)에게 빌려 준 돈에 대한

이자를 받아 올 것을 의뢰 하였다. 풍환은 설(薛)로 가서 우선 술을 빚고 소를 샀다.

그리고는 맹상군의 돈을 빌려 쓴 사람들을 부르며 말하였다.
"이자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다 오너라.

또 이자를 낼수 없는 사람도 다모여라. 차금증서를 가지고 오너라"
사람들이 다모이자 소를 잡고 술을 냈다.

술이 얼큰하였을 때, 증서를 꺼내 일일이 대조를 하고 이자를 낼 수 있는 자에게는 반환 기한을

약속하고, 가난 때문에 이자를 내지 못하는 자에게는 그 증서를 회수하여 불태워 버리며 말하였다.
"맹상군이 돈을 빌려준 것은 영민(領民) 중에서 돈이 없는 자에게 본업(本業)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소. 이자를 받는것은 식객들을 돌보는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이오.

그런데 이미 부유해진 자 에게는 반환 기한을 정하고, 빈궁한 자에게는 증서를 불태워 버렸소.

여러분 어서 많이들 드시오. 주군께서 이토록 맘을 쓰시고 계시니, 어찌 배반할 수 있겠소"


이말에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일어나서 재배하였다.

그러나 맹상군은 풍환이 증서를 불태워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치밀어

그를 소환하여 문책하였다.
"선생은 소를잡고 술을 준비하여 채무자들을 실컷 먹이고 증서를 불태워 버렸다는데

도대체 어찌할 셈이오?"
"그렇습니다. 쇠고기와 술을 많이 준비하지 않으면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다 불러모을 수가

없었고, 따라서 여유 있는 자와 부족한 자를 구별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유가 있는 자에게는 반환 기한을 정하였습니다. 

부족한 자는 증서를 내밀고 10년을 재촉해 보아야 이자만 늘 뿐입니다.

엄하게 독촉을 하며 도망쳐 버려 증서 따위는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위로는 주군이 이(利)를 즐겨 백성을 사랑하지 않고,

아래로는 백성이 흩어져 부채를 떼어 먹었다고 비난을 받을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백성을 격려시켜 주군의 명성을 빛낼기회가 아닙니까?

그래서 결국은 쓸모가 없게 될 헛 증서는 태우고 설(薛)의 백성들을 주군에게 끌어 들임으로써

주군의 명성을 나타 내려고 한 것입니다.

그래도 납득이 가지 않으십니까?"

맹상군은 손뼉을 치며 사과하였다.
풍환은 군명을 어기고 군명을 나타낸 것이다.

그러므로 손자는 말하기를,

"지나서는 안되는 길이 있고, 공격해서는 안되는 적이 있다.

격해서는 안되는 성이 있고, 다투어서는 안되는 땅이 있고,

임금의 명령에도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