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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5> 38장 애인 [3]

오늘의 쉼터 2016. 1. 15. 23:25

<395> 38장 애인 [3]

 

(786) 38장 애인 - 5

 

 

“쓰시마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서동수가 의자에 등을 붙였을 때 크리스의 시선을 받은 브레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괌의 공군기지 회의실이어서 벽에 태평양과 동북아시아의 대형 지도가 붙여져 있다.

지도로 다가간 브레넌이 지휘봉으로 대마도를 짚었다.

“이곳입니다, 지사님.”

“아니, 저곳을 회수한단 말입니까?”

눈을 크게 뜬 크리스가 묻자 서동수가 브레넌에게 말했다.

“국장, 독도를 짚어보세요.”

브레넌이 독도를 모를 리가 없다.

입맛을 다신 브레넌이 사령관 앞의 브리핑 장교처럼 지휘봉으로 독도를 짚었다.

그때 서동수가 말했다.

“저 섬이 명백한 한국령인데도 일본은 다케시마란 일본 섬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분쟁을 종식시킬 겁니다.”

“아니, 어떻게 말입니까?”

크리스가 정색하고 묻자 지휘봉을 내려놓은 브레넌이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모두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대답했다.

“일본이 미국령이 되기 전에 회수해야지요.

앞으로 일본은 대마도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일본이 미국령이 되기 전에요?”

되물었던 크리스가 어깨를 늘어뜨렸다.

시선은 여전히 서동수에게 향해 있다.

“장관, 내가 지금 웃기를 원하십니까?”

“지사, 미국은 일본을 위해 전쟁을 하실 겁니까?”

되물은 서동수가 크리스를 똑바로 보았다.

“일본을 위해서 수백만 미국인의 목숨을 버리실 생각이십니까?”

“우리는 미·일 동맹을 지킬 겁니다.”

“한·미 동맹은 파기하시고 말이지요?”

“한국은 미국의 신의를 배신하고 전쟁을 일으키려 한 것 아닙니까?”

그때 서동수가 쓴웃음을 짓더니 의자에 등을 붙이고 입을 다물었다.

그때 헤이스가 웃음띤 얼굴로 말했다.

“농담 그만 하십시다. 장관, 내가 먼저 웃지요.”

서동수가 헤이스를 향해 따라 웃으면서 대답했다.

“대마도쯤은 남북한 연방에 넘겨주도록 미국이 배려를 해야 합니다.”

“그건 그때 가봐야지요.”

브레넌이 거들었을 때 서동수의 시선이 크리스에게로 옮겨졌다.

“크리스 지사, 당신은 그런 사고로 미국 대통령을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서동수가 웃음띤 얼굴로 말했지만 크리스는 숨을 들이켰다.

어금니를 문 듯 볼의 근육이 솟았고 입술 끝이 희미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직 입을 열지는 않는다.

다시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아직 남북한 연방과 한랜드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이해하고 싶지가 않으신 것 같군요.

만일….”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서동수가 정색하고 크리스를 보았다.


“1950년 애치슨이 그린 애치슨 라인이 지금도 존속할 수 있으리라고 보십니까?

그럼 그대로 하시지요.”

“장관, 잠깐만.”

헤이스가 부드럽게 가로막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가 일본만 끼고 돈다는 말이 아닙니다.

크리스 지사는 아직 이쪽 물정을 자세히 모르셔서….”

그때 서동수가 크리스를 보았다.

“시진핑 주석이 남북한 연방과 동북 3성을 연결시키자는 제의를 했고

푸틴 대통령은 동북 3성과 한랜드를 이어준다고 했소.

크리스, 당신은 미국 대통령감이 아닌 것 같소.

대마도를 갖고 일본 편을 들다니 말이오.”

 

 

 

 

(787) 38장 애인 - 6

 

 

“장관님은 어디 계세요?”

유병선이 묻자 안종관이 손으로 바다를 가리켰다.

“저기, 튜브를 타고 계시는데. 노란색 튜브요.”

“아, 아.”

바다를 바라본 유병선이 선글라스를 벗었다.

오후 4시 반,

둘은 패리스호텔 전용 비치의 빌라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100m쯤 앞쪽 바다에 서동수가 튜브를 안고 떠 있었는데

수심이 얕아서 물은 배꼽 근처밖에 닿지 않는다.

넓은 바다에는 드문드문 남녀가 서 있을 뿐 한적하고 평화롭다.

이곳 바다는 맑고 얕아서 500m쯤 바다로 나아가도 깊이는 가슴 부근까지다.

그 앞쪽 산호초를 넘어야 깊어지는 것이다.

한동안 서동수를 바라보던 안종관이 유병선에게 물었다.

“그런데 어디 다녀오신 거요?”

“아, 서울에다 전화를 했어요.”

안종관이 시선을 떼면서 입을 다물었으므로 유병선이 옆자리에 앉더니 다시 선글라스를 끼었다.

둘은 나란히 비치파라솔 밑에 앉아서 앞쪽 바다의 서동수를 보았다.

햇살은 아직 뜨겁게 내리쬐고 있다.

그러나 바다를 보고 있으면 더위가 다 가라앉는 것 같다.

그때 안종관이 앞쪽을 향한 채 말했다.

“예전에 비서실에서 근무하던 여직원이 있어요. 그래서 이곳에 오라고 했어요.”

안종관은 앞쪽만 보았고 유병선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우리 보스가 오늘 여기서 쉰다고 하시길래 적적하실 것 같아서 부른 겁니다.”

“잘하셨어요.”

안종관도 앞쪽을 향한 채 말했다.

“내가 유 실장님 같았어도 그렇게 해드렸을 겁니다.”

“우리 보스, 자랑스럽지요?”

불쑥 유병선이 묻자 안종관이 풀썩 웃었다.


“결점투성이 양반인데 심복하게 돼요.”

“나도 그 원인이 뭔지 곰곰 생각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다시 둘은 서동수를 응시한 채 잠깐 입을 다물었다.

다시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자랑스러워요, 저 양반.”

“오늘 미국 대통령 후보 월리엄 크리스를 발로 밟았지요.”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안종관의 말끝이 떨렸다.

“대마도, 난 난데없이 대마도 이야기를 왜 꺼내나 했지요.

그런데 보스는 큰 그림 이야기를 하더군요.

미국 대통령 후보 월리엄 크리스가 보스 앞에서는 어린애가 되어 버렸습니다.”

“헤이스 표정을 보았지요?”

유병선이 묻자 안종관의 눈이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헤이스는 물론이고 브레넌도 보스에게 압도당했습니다.

아니, 그보다도 둘은 감동을 받은 것 같았습니다.

난 둘의 표정을 다 보았어요.”

“우린 국력에 맞는 보스를 갖게 된 겁니다.”

그러더니 유병선이 길게 숨을 뱉고 나서 말했다.

“보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져요.

나는 요즘에야 그것을 느끼게 되더군요.

이건 욕심을 버려야 되는 것 같습니다.”

안종관은 듣기만 했고 유병선의 말이 이어졌다.

“기업 사장일 때는 사장다웠고 그룹 회장일 때는 회장, 장관일 때는 또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버리고 또 찾아낸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유병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 여자, 비행기 탔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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