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공포의 신위(神威), 불사적룡파천수폭강
"크흐흐, 계집! 멈춰랏!"
쐐액-
새끼 잃은 암사슴처럼 날뛰는 취라검후의 뱃심으로 가공할 예기가 폭사되어 날아왔다.
"흥 , 감히!"
단리혜혜는 싸늘한 코웃음을 날리며 예기를 피했다.
그와 동시,
촤아악-
그녀의 손이 펼쳐지자 오히려 예기는 소리없이 소멸되었고,
"크크, 계집, 제법이로군!"
비릿한 음성과 함께 한 인영이 그녀의 앞으로 날아왔다.
"비린내, 그렇다면 그대는.....?"
단리혜혜는 눈 앞의 인간같지 않은 반인반어의 괴인을 보며 안색을 굳혔다.
"흐흐, 본좌를 알다니 영광이군... 검후!"
오호일검룡의 수극성!
그는 감히 단리혜혜에게 직접 자리에서 욕설을 하지는 못했다.
그들의 주위로는 온통 역한 생선의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
일백은린부어전사(一百銀鱗駙漁戰士)!
그들의 전신은 그야말로 혈인으로 화해 있었다.
하나,
그들의 피부엔 하나의 흠집도 나 있지 않았으니......
'저 계집과 정면 대결해 봐야 승산이 반반... 그렇다면.....'
오호일검룡 수극성은 교활한 붕어눈을 굴리더니 이내 신형을 뒤로 물러섰다.
"흐흐, 검후의 예우에 맞춰 본좌의 수하들이 놀아줄 것이오!"
츠츠츠츠-
그가 전권 밖으로 물러서자.
"크흐흐."
"킬킬, 확실히 육지의계집은 따뜻하단 말야!"
일백은린부어전사들은 저마다 단리혜혜의 풍염한 속살을 그리며 음탕한 괴소를 흘렸다.
원형으로 감싸드는 일백은린부어전사들......
"비겁한 놈! 본후의 힘을 빼놓겠단 말이지?"
단리혜혜는 십여 장 밖의 수극성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이어,
"너절한 축생들, 죽어랏!"
촤촤아- 악-
그녀는 싸늘한 교갈을 터뜨리며 수중의 검을 날렸다.
헌데,
카카카캉-
"크으, 역시 특별한 계집이라 맵군."
쿵쿵!
그대로 편검강에 작렬된 은린검사들은 주춤 뒤로 밀려갔을 뿐 또다시 짓쳐드는 것이었다.
"이... 이럴 수가! 호신강벽도 부수는 힘이 있거늘......"
단리혜혜는 그제서야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하나,
"카앗, 죽여랏!"
"은형(銀形) 만겁풍(萬劫風)!"
쿠쿠쿠쿠쿠-
일백은린부어전사들은 그대로 분수자를 휘두르며 단리혜혜를 핍박해 들었다.
"치이......"
단리혜혜는 입술을 깨물며 편검을 고쳐 잡았다.
이어,
"구룡이 날면 천지를 멸한다! 구룡폭풍 검강풍!"
촤아악-
아홉 개의 검편이 부챗살처럼 갈라지고,
쩌쩌쩌쩡-
그것은 가공할 뇌기를 동반한 채 사위를 휩쓸어 갔다.
가히 폭풍지세!
콰콰콰콰-
콰드드드득-
카카캉-
대지가얼음처럼 부숴져 흩날리고...
그 사이로 날카로운 쇳소리가 대기를 울렸다.
"크흑! 전... 전모(戰母)......"
"케애액!"
쿵- 쿠- 쿵-
취라구룡검편에 작렬된 은린전사들은 허공을 날아 땅 속으로 박혀들었다.
"이... 이럴 수가......"
혼신의 전력을 내쏟은 단리혜혜!
장내를 바라보는 그녀의 봉목은 경악으로 치떠져 있었다.
오오...... 보라!
"끄응... 되게 매운 바람이군!"
"끅끅! 내 껍질이 벗겨진거나 아닌지......"
지면 속에 팽개쳐졌던 일백은린부어전사들......
쿵- 쿠쿵-
그들은 하나... 둘...
흙더미를 헤집으며 기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흐흐, 본채의 전사들은 금강불괴보다 더욱 강한 은린철갑피를 지니고 있지. 또한......"
뚜벅!
안색이 파리한 채 질려 있는 단리혜혜의 앞으로 다가서는 오호일검룡!
그의 눈가엔 득의의 빛이 역력했다.
"저들 일백전사는 한꺼번에 죽지 않는 한 영원한 불사신들이지!"
"아......'
단리혜혜는 절망의 탄식을 토했다.
'끝인가? 천 년을 기다려 온 본성의 검왕지존의 기다림은......'
무슨 이유인지...
여인은 서글픈 설움이 복받쳐 오름을 느꼈다.
"크흐, 그렇게 가만 있어야 더욱 짜릿한 극락 구경을 할 수 있지!"
수극성은 탐욕스런 눈빛을 번들거리며 단리혜혜의 풍염한 육체를 훑어갔다.
일순,
'끝... 났어......'
여인은 죽음을 떠올렸다.
그것을 느낀 순간,
그녀는 자신의 이빨 사이로 혀를 밀어 넣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흐음.. . 좀 늦었군!"
돌연,
한 소리 장중한 음성이 장내를 울리는 것이 아닌가?
그 음성엔 막강한 내력이 깃들어 있었고,
"어- 엇!"
"누... 누구냐?"
장내의 인물들은 고막이 파열될 듯한 통증을 느끼며 행동을 정지시켰다.
뚜벅-
그 사이로,
한 명의 창의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화르르르-
푸른 끈으로 장발을 동여맸으나 허리 아래까지 치렁이는 수발은 야풍에 흩날리고......
환상적으로 빛나는 미안이 월광 아래 드러났다.
인간,
특히나 열등감을 지니고 있는 인물은 그 반대적으로 월등한 인간을 보면 종종 이성을 상실한다.
지금
오호일검룡 수극성이 그러했다.
비록,
그가 십자천검맹의 일맹인 오호검룡채의 지존이자 물의 제왕이라 할지라도,
분명 인간일진대 그의 모습은 흉측한 괴물의 형상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극심한 열등감으로 그의 내부를 고통스럽게 죄고 있었다.
한데,
저 인간같지도 않은 아름다운 미안을 지닌 기남아를 보니......
"죽... 죽여랏!"
이성마저 상실한 채 그는 발악적으로 외쳤다.
그러나,
"크크, 저 잘생긴 얼굴을 짓뭉개라!"
"흐흐흐!"
그것은 일백은린부어전사도 마찬가지였다.
쿵쿵-
파츠츠츠츠-
그들은 미친 듯이 하후린을 향해 짓쳐들었다.
콰콰콰콰-
그 힘은 태산일지라도 박살내 버릴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하나,
"후추, 불사전황 노친네의 자랑이라는 것을 시험해 볼 수 있겠군."
하후린은 태연히 미소를 머금었다.
아울러,
스슥-
그의 좌수가 쳐들려지고,
콰콰콰-
일백 인의 괴물들이 펼치는 폭풍강력은 천지를 뒤집으며 짓쳐들었다.
"조... 조심하세요!"
취라검후 단리혜혜!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며 교갈을 터뜨렸다.
"후후, 걱정 마십시오, 검후 누님!"
하후린이 그런 그녀에게 오히려 한쪽 눈을 찡긋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그런 와중에 이미 적의 공세는 그의 지척에 이르고 있었다.
순간,
"차앗! 천하의 모든 것을 파한다! 불사적룡파천수폭강!"
일성대갈이 천지를 가르고,
우우우우웅-
쳐들려진 그의 좌수가 일순 핏빛으로 물들어 갔다.
그리고,
쩌쩌쩡-
대기를 잔인하게 찢어발기며 폭사되는 수십, 수백 줄기의 적혈강기!
그것은 저 제왕벌의 공포신화를 이룩한 불사전황의 천 년 공력이 담겨 있는 것이었다.
-불사적룡파천수폭강!
거치는 모든 것을 부숴 버리는, 최강의 파멸수강(破滅手强)!
그것이 펼쳐진 것이었다.
퍼퍼퍼퍼- 퍽!
쩌- 어- 억!
"......"
"......"
비명도, 신음성도 있을 수 없었다.
일백은린부어전사들,
천하의 무엇으로도 깰 수 없다고 자신하던 그들의 은린철갑신은 유리처럼 부숴졌고,
푸스스-
그것은 이내 가루로 분해되어 허공으로 흩날려 갔다.
"으아악!"
쇄액-
오호일검룡 수극성!
도무지,
탄생된 이래로 겁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던 그였다.
하나,
그는 공포에 질린 음성을 발하며 벼락같이 봉황루 밖으로 치솟아 올랐다.
인간이 죽음의 한계를 느끼면 배의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
그것을 입증하듯 수극성은 삽시간에 자취를 감춰 버리고 말았다,
그가 평소에 그런 실력이었다면 능히 대륙제일패왕으로 군림했으니리!
장내,
......
봉황루 전역은 죽음 같은 정적으로 일관되어 있었다.
이미,
살예혈검루의 암흑 살수군단과 검각의 백팔검룡천단의 인물들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삼백에 달하는 여인들의 시신과.....
몇몇의 남자 시체들이 뒹굴고 있을 뿐이었다.
아수라가 할퀴고 간 듯한 처참무비의 참극!
하나,
남은 이백여 여인들은 한숨과 함께 한 사내를 몽롱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취라검후 단리혜혜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어쩜... 저 분이 지존검왕이 되실 분...아니 분명해!'
여인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어,
그녀는 사뿐 옥보를 옮겼다.
"은공! 정말 감사하옵니다."
사르르
여인은 날아갈 듯이 예를 올리고...
"어... 어.... 이럴려고 한 것이 아닌데....."
하후린은 멋적은 듯 손을 내저으며 만류했다.
'이 분, 비록 어리시나 용이 되시리라. 꼭!'
여인은 느낄 수 있었다.
비록,
하후린이 어리나 자신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잠룡임을......
'그래, 이 분만이 검왕지존이 되시리라!
할아버님께 얼른 말씀을 드려야 해... 거절하면 울어 버리지 뭐!'
여인은 살포시 의미있는 미소를 지었다.
'쩝... 꼭 어머니 같은 여인이야.....'
하후린은 단리혜혜의 풍염한 젖무덤을 보며 입맛을 다셨다.
오오, 못 말릴 색황!
그는 이 순간에도 여인의 너무도 큰 젖무덤을 그리고 있었으니..
그 이름,
하후린이었다.
창룡왕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유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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