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부룡(父龍)의 아내, 유룡(幼龍)의 어머니
<천하제일우녀지묘(天下第一愚女之墓)
천하에서 제일 어리석었던 여인의 무덤......
환우에서 가장 똑똑한 아들이 웃으면서 세운다.
장난스럽기까지 한 묘비명......
그것에 남겨진 서체 또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듯 제멋대로였다.
어린아이가 쓴 듯......
하나
그것에는 알지 못할 한이 넋두리처럼 배어 있었다.
둔덕에 자리해 있는 여인의 무덤인 듯한 그 곳에,
"크흑! 여설......"
예의 묵의인은 무너질 듯 무릎을 꿇었다.
-철혈대공작 철무강!
바로 그였다.
저 위대한 철혈의 대투사!
오오... 그가 무릎을 꿇다니......!
대체 저 보잘 것 없는 무덤의 주인이 누구기에......?
"여설... 나를 용서해 주오......'
철무강은 떨리는 손길로 투박한 화강암의 비석을 움켜 쥐었다.
주르르-
그것은 피의 눈물이었다.
진한 오욕과 비통의 절규!
그 때였다.
돌연
저벅저벅-
장내로 가벼운 발걸음이 울리고......
"언젠가 자네가 올 줄 알았네! 무강!"
한 소리
조용하나 그 내면엔 깊은 삶의 연륜을 내재한 탁음이 철무강의 귓가를 울렸다.
순간
"......"
부르르-
철무강은 찬물을 뒤집어 쓴 듯 전신을 떨며 천천히 신형을 돌렸다.
"장인... 어른!"
쿵!
그는 나타난 인물을 일변한 순간 그대로 머리를 떨구었다.
그런 그의 이 장 전면,
칠십은 넘었으리라.
허름한 마의를 걸친 평범한 촌노가 서 있었다.
산촌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노인......
하나
그는 눈발이 날리는 한파에도 불구하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있었을 뿐 아니라,
그의 바지는 짧은 단삼이 아닌가?
비록
촌노의 노안은 주름져 있었으나 그의 얼굴은 붉은 홍기가 흐르고 있었다.
"여전히... 정정하시군요! 삼가 무강이 어른을 뵈오이다!"
철무강은 격동을 누르며 천천히 대례를 올렸다.
노인, 그는 바로 천령삼인촌의 대촌장이었다.
실제 그의 나이는 이미 일백십이 세......
천령삼인촌은 장수촌이기도 했던 것이다.
궁단무(弓端無)!
또한 늦게 얻은 궁여설은 그의 딸이기도 했고.
"......"
궁단무는 허허로운 시건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그 놈은... 자네가 떠난 뒤 산고가 겹쳐 죽었네!"
"산고? 그렇다면 애가......"
"그렇네."
궁단무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앙의 병은 만년설삼(萬年雪蔘)도 소용이 없었네!
상사(想思)는 오직 정인(情人)만이 해결 수 있는 것!"
"그럼... 아이는?"
"린아 말인가?"
"린(鱗)......!"
철무강의 동공 깊숙이 진한 정감이 흘렀다.
"그 아이가 다섯 살 때 설아가 죽었지.
저 비문은 그 어린 것이 세운 것일세!"
스- 윽-
궁단무의 시선은 비석으로 향했다.
"애빌 닮아선지, 기골 장대함과 고집만큼은 제일이었지. 한데......"
"......"
"그 아인 이곳에 없네."
"예? 없다니, 그게 무슨......?"
철무강은 다급히 되물었다.
슥-
그런 그를 향해 궁단무는 품에서 두 가지 물건을 꺼내 내밀었다.
"이것은?"
그는 의혹의 시선으로 물건을 받았다.
하나의 곱게 접은 서찰.
그리고 손바닥 만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황금 코끼리상이었다.
"그건 설아의 유언이고...
그 황금 코끼리는 린아를 데려간 사람이 주더군!
아이의 아비가 오거든 보여 주라면서......"
"황금성의... 신물... 그렇다면 황금제왕 나후제천이 린아를?"
철무강은 망연히 중얼거렸다.
그렇다!
황금 코끼리!
그것을
신물로 쓰는 인물은 오직 한 명 뿐이었다.
-황금 제왕 나후제천(羅侯帝天)!
대륙의 재왕(財王)!
"린아는... 이곳에서 썩기엔 너무 그릇이 컸어.
애빈 언제 올는지기약도 없었고....
이 늙은이는 언제 죽을 지 모르는 몸....."
궁단무는 허허로운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그 젊은이는 이 늙은이가 보기에도 범상한 인물이 아니었지!
자네에 비견될 정도로 "
철혈대공작(鐵血大公爵) 철무강!
그와 비견될 수 있는 자......
그렇다!!
그런 자는 황금제왕 나후재천밖에 또 누가 있으랴?
황금의 제왕과......무(武)의 정복자!
"그라면...... 충분히 자격이 있지요...... 나 외에 공작위(公爵位)를 받을...... "
문득
철무강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찰을 펼쳤다.
그것은 한 여인의 애절한 사랑의 흉금이었다.
한 사내에 대한......
<무강......당신이 떠난 지 여덟 달......사랑하는 당신의 분신이 태어났습니다.>
그것은 일기 형식으로 씌어져 있었다.
<린이라 지었어요. 린아는 지독히 개구장이에요.
웬 힘이 그리도 센지......
우리 아가에게 젖을 주고 나면 매우 아파요.
당신이 하던 것처럼......
-중략-
무강,
당신이 보고 싶어요.
아기가 아직은 어린데......
당신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런지......
우리 아기를 부탁......
천첩 설(雪) 올림.>
글의 말미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했다.
기력이 쇠잔해 감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여설......"
와락!
철무강은 서찰을 말아 쥐며 짝잃은 사자와도 같이 신음했다.
눈물이 그의 망막을 가리우고,
아련한 영상이 그림인 듯 떠올랐다.
지극히 피부가 고운......
아름답고 큰 봉황의 눈을 지닌 여인......
오직
순종만을 알고 있는 설중매와도 같은 청초한 여인.
"여설......"
철무강......
지상에서 적수가 존재치 않는 철혈의 제왕.
그는 망연히 허공을 올려보며 상념에 잠긴다.
"헉헉!"
쐐애애액!
빛!
한 줄기 광섬과 같이 산역을 폭사해 나가는 묵영이 있었다.
하나 그 속도는 갈수록 떨어지더니 이내 묵영은 걸음을 멈추었다.
"헉헉! 비겁한 놈들!"
묵영은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이를 악물었다.
삼십 대 초반쯤 되었을까?
기력이 떨어지는 듯 고개를 흔드은 묵의 청년,
비록 그의 자세는 흐트러져 있었으나 그런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는 가공할 기세가 폭출되고 있었다.
극한의 고뇌를 맛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고독한 사자왕의 철혈패기!
바로 그것이었다.
상처 입은 사자.
한데
그의 눈길이 이상하지 않은가?
충혈된 동공은 그대로 튀어나올 듯 치떠져 있었다.
"요라(妖羅)의 후예인 것을 모르고...... 방심한 결과치곤 너무 비싼 댓가로군!"
묵의 청년은 심호흡을 하며 뒤를 돌아 보았다.
"나... 철무강이 이따위 요공과 미약(迷藥)에 당하다니...... 병아리 새끼가 웃을 노릇이군!"
철무강!
오오, 그렇다!
살아 있는 전설.
천 일에 걸쳐 대륙을 종단하며 일천 번의 승부를 전승으로 이끈 불세출의 대투혼한(大鬪魂漢)!
대륙 일인 통천하를 이룬 자는 변황으로 눈을 돌렸고.
삼일 전
그는 변황주유를 끝내고 서장으로 들어섰다.
한데
거기서 그는 생애 최초의 좌절을 맛보아야 했던 것이다.
서장의 홍교(紅敎)와 황교(黃敎)!
양대 밀종환희교(兩大密宗歡喜敎)의 도전을 받은 것이었다.
추풍낙엽!
누가 감히 적수가 되랴?
철혈대공작 철무강!
그 앞에 일권이라도 막을 자는 천지에 존재치 않았었다.
그러나
일말의 방심으로 인해 그는 음약에 중독되고 말았던 것이고
이어 백팔 인의 여인군단에 포위되고 말았다.
철무강이 살아 있는 전설이었다면 그들은 잊혀진 신화였다.
잊혀진 신화의 재현,
요라성!
요(妖)의 하늘
바로 그것이 나타난 것이었다.
그들이 초유로 등장한 시기는 피의 격전장인 전국시대였고
규방에서 침실에서......
그렇게 꾸며진 요성 속에 천하의 패군(覇君)을 조종하던 피의 혈신들......
-백팔윤회혼음환멸진(百八輪廻混淫歡滅陳)!
오직
철혈대공작 철무강에 의해서만 깨어진 신화의 요혼진세!
하나
그것을 깬 순간
철무강은 최초로 적에게 등을 보인 채 도주를 해야 했으니......
삼일
그 시각 동안 철무강은 하란산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그의 이성은 깨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들끓어 오르는 가공할 음욕!
그는 초인적인 의지로 그것을 억누르고 있었다.
범인이라면 백 번도 더 미쳐 버렸을 그것을......
"해약은 없다! 본신의 대정력기로 태우거나 여인을 취할밖에는....."
철무강은 어두운 신색으로 중얼거렸다.
한데
문득
"..........."
철무강은 안색을 딱딱하게 굳히며 좌측으로 시선을 돌렸다.
울창한 수림의 사이
"흐흐흐, 철무강!"
"켈켈, 이곳이 네놈의 무덤이 되리라!"
"클클클, 네놈이 없어져야만 대륙의 파멸기가 단축되리라!"
금색가사를 걸친 삼 인의 승인이 음침한 괴소를 흘리며 철무강에게로 다가들고 있었다.
"홍황! 삼밀환불종(三密歡佛宗)!"
그들을 일변한 철무강의 눈가로 짧은 기광이 스쳐갔다.
-홍황삼밀환불종!
환희밀불종(歡喜密佛宗)
마라천음불(魔羅天淫佛)
혈사황음불존(血邪黃淫佛尊)
그들은 서장에서 신으로 추앙받는 서장밀교의 집행법사들이었다.
이미
삼갑자를 넘게 산 그들의 내공은 가히 가공지경이었다.
한데
그들 삼인이 동시에 출현하다니......
(평소엔 삼초지적감들이나, 지금은......)
철무강은 이내 모종으 결심을 굳힌 듯 지그시 이를 악물었다.
(속전속결, 일초에 끝내는 수밖에......)
스스슷-
어느 새 홍황삼밀환불종은 철무강을 품자(品)로 에워쌌다.
"켈켈, 주머니 속의 송곳은 튀어나오고......"
"클클, 모난 돌이 정을 맞는 것이니......"
"흐흐흐, 죽음은 곧 생의 피안이라......"
그들은 서로 눈길을 교환하며 일제히 신형을 떠올렸다.
스스스스-
파파츠츠츠-
"카카카! 밀종대파천기(密宗大破天氣)!"
가공할 적색기류가 폭풍처럼 뻗쳐 오르고......
"켈켈, 누름은 곧 천지의 극! 홍황천파멸폭(紅黃天破滅爆)!"
"흐흐흐, 요는 만악의 최선이니, 구천이 요귀를 배앙하니...... 혈요마라환요무(血妖魔羅歡妖舞)!"
콰콰콰콰-
휘리리리링-
오오, 저 미증유의 완전한 협공술!
그것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대파멸력이었다.
하나
둥실-
허공으로 신형을 떠올린 철무강의 전신으로 검푸른 묵기류가 솟구쳐 오르고
이내
휘르르르르-
그의 신형은 묵기류 속으로 사라졌다.
그 순간
"암흑수라, 파천무!"
쩌랑한 대갈일성이 대지를 작렬하고
쩌- 쩌엉!
번개!
거대한 뇌전강력이 대기를 산산이 찢어 발기며
콰드드득-
삼 인의 합벽강이 유리처럼 부숴져 나가고
콰쾅-
후드득-
그것으로 모든 것은 끝났다.
먼지가 가라앉는 데는 일각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십여 장 주위로 흩날려 있는 육편 조각들......
즉사!
서장의 환희불신들은 그대로 피모래로 산화한 것이다.
철혈대공작 철무강!
그의 외모상의 변화는 한 점도 없었다.
그러나
"으으... 크으으......"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괴음.
야수!
발정난 수컷의 울부짖음이었다.
"크아앙......"
그는 미친 듯 좌측으로 신형을 날렸다.
파파파팍!
여인
한 송이 백국화인 듯......
콰콰콰콰-
비룡폭포의 웅휘한 장관 속에
촤아아-
"호호, 아이 시원해!"
물살을 가르며 능어인 듯 여인은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십팔구 세쯤 되었을까?
터져오를 듯 싱싱하게 물이 오른 나신으로 퍼덕이는 저 가공할 미염함......
수면 위로 드러난 그녀의 젖가슴은 가히 천외무봉함을 자랑하듯 우뚝 솟아 있었고.
한 손으로는 도저히 감추지 못할 정도로 풍만했으며.
또 만지면 그대로 으깨어질 듯 팽팽한 탄력감이란......
"아버지께서 기다리시겠는 걸......"
여인은 육봉을 감싸안으며 물에서 걸어 나왔다.
봉황같이 깜박여지는 큰 눈은 이내 사슴같이 사위를 쓸어보고 있었다.
둔부까지 치렁치렁 흘러내린 흑발.
물기에 닿은 햇빛은 황금의 무지개 빛으로 여인의 나신을 빛나게 하고.
여인, 그대로 미의 요정이 되었다.
늘씬하게 뻗어내린 대리석 옥주.
그 사이
한껏 습기를 품은 신비림은 촉촉히 물방울을 떨구는데......
일순
"악! 누... 누구......"
여인은 자지러질 듯 비명을 토하며 그 자리에 쪼그리고 앉았다.
어느 사이였을까?
"흐흐......"
-철혈 대공작 철무강!
"아......"
여인은 일순 가벼운 탄성을 발했다.
사내의 야성적인 아름다움과 총명한 그녀의 눈은
어느 새 사내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인을 필요로 하고 있음도......
그 순간
휘익!
철무강은 그대로 짐승 같은 괴성을 지르며 여인을 덮쳤다.
여인은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지니고 있다.
지금
이 여인 또한 그러했다.
'이 분... 나의 몸을 보았어....."
이유는 간단했고
물컹-
그 탐스런 육봉이 일그러짐에도 여인은 그저 아미를 찡그렸을 뿐이었다.
조그만 유실이 깨물려지고 이빨 자국이 선명한 젖무덤에서 사내의 입은 점차로 밑으로 하강했다.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여인!
알 수 없는 눈물이 방울방울 흐르고......
여인은 두 눈을 지그시 내리감았다.
"헉헉!"
사내는 거친 숨결을 토하며 여인의 옥주를 잡아챘다.
순간
"악! 아... 아파!"
하체가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에 여인은 절로 비명을 토했다.
하나
"헉! 어헉!"
사내는 더욱 거칠게 날뛰고 있었다.
뿌리까지 박아버릴 듯.
한 번의 허리 눌림에 여인은 눈물마저 글썽일 정도로 아픔을 호소했다.
우이독경......
이를 일컬음인가?
욕화에 싸인 사내는 욕심을 채우기 급급할 뿐이었으니......
그러나
여인은 참고 있었다.
혼절했다 깨어나길 수차례......
하나 여인은 지상에서 가장 위대한 인간의 지어미가 되는 순간이었고
제왕 주의 천왕의 어머니로 등극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또한 자식에게서 가장 어리석은 여인이라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착했고
여인
그녀의 이름은 궁여설이었다.
"진정... 가시려옵니까?"
궁여설,
지난 두 달 간의 행복은 한 순간에 무너지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 우뚝 선 사내,
철혈의 대투혼한 철혈대공작 철무강!
그의 눈은 무심했다.
아니
끝없는 야망의 눈길!
그것은 중단없는 도전의 의지였다.
"그렇소!"
철무강의 입에서 짤막한 말이 흘러나왔다.
"무도의 끝, 나는 이루었다, 자신했소만...
비록 암산에 당했다 하나......
그것은 나의 무도 수업이 모자란 때문......
십전무도자가 될 것이오. 지금 나는 아무 것도 아니오!
한 여인의 남편도 될 수 없소!"
단호한 일언!
-십전무도자가 되겠다!
오오, 이 광오한 말,
하나
오직 그만이 이 말을 할 수 있으리라!
오직
철혈대공작 철무강만이......
'나 혼자만이 차지하기엔 너무도 크신 분......'
여인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여인은 고개를 치켜올렸다.
한데
웃고 있었다.
환한... 개화된 패랭이 꽃같이......
하나 철무강은 느끼고 있었다.
저 웃고 있는 봉황같이 그윽한 눈길의 심연에 어려 있는 단장의 아픔을......
하나
그는 이내 신형을 돌리고 있었다.
그리고
"무도 수업이 끝나는 날... 올 것이오! 하나 기다리진 마시오! 무도의 끝...
언제 그 극을 보는지는 나도 기약할 수 없으니....."
그의 마지막 말은 일천 장 밖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기다릴 것이옵니다! 십 년이든 백 년이든...... 흑!"
여인은 흐느끼며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하나...... 우리 아기에게 만큼은 결코 당신의 무정함을 잇게 하진 않을 것이옵니다. 무강!'
여인
운명은 그녀에게 궁여설이란 이름을 주었다.
"맹세하겠소! 당신의 뜻대로 결코 우리의 아이에겐 강함을 주지 않겠소!"
철혈대공작 철무강!
그는 모종의 결심을 굳힌 듯 지그시 입술을 악물었다.
"철혈의 가문...... 끝없이 강해지고픈 철혈패혼......
그것은 신이라도 막지 못한다! 방법은 오직 하나......"
츠으으!
철무강의 전신으로부터 가공할 철혈패기가 솟구쳐 올랐다.
그것은 지금까지와는 도저히 융합될 수 없는 극패의 무적제왕기였으니......
우우... 하란대산조차 이 순간만큼은 초라해 보일 지경이었다.
하늘!
그렇게 변해 있었다.
철혈대공작 철무강!
"놈을 약하게 하기 위해선 강함의 끝을 체득시켜 줄 수밖에.....
전설의 십전제왕, 키우리라. 십전제왕으로......"
츠으......
그의 철혈지안이 묘비로 향했다.
"크, 괘씸한 놈! 제 어미는 어리석고 제놈은 현명하다?"
그의 입가로 실소가 흘렀다.
그것은 따뜻한 부정이 어린 미소였다.
이어
그는 천천히 신형을 일으키며 대례를 올렸다.
"가겠소! 버르장머리 없는 용새끼를 잡아다 꼭 묘비명을 거꾸로 고치도록 하리다! 여설!"
철무강은 생인에게 말하듯 다정하게 말을 흐렸다.
그리고
둥실......
그는 허공에 신형을 띄웠다.
"빙장 어른! 고 버릇없는 놈을 꼭 끌고 오겠습니다. 강건하시길......"
이 말을 끝으로 그는 신형을 폭사시켰다.
쐐애액!
광섬!
"허허...... 아비 용이 새끼 용을 몰고 오겠다....? 명년엔 크게 잔치를 벌어야겠군!"
궁단무는 흡족한 미소를 머금으며 무덤을 매만졌다.
따스한 손길......
"늦게 얻는 놈이 먼저 가 서운하더니...... 용을 물고 와 용을 낳았구나."
노인의 눈에 따스한 온정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이곳
하란산의 신비지......
천령삼인촌이었다.
용의 출생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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