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 내일도 해가 뜬다(6)
(1725) 내일도 해가 뜬다-11
이윽고 임미정이 절정으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조철봉과 리듬을 맞추다가 제 페이스를 놓쳐 어긋나기도 서너번 했지만
그것이 임미정을 더 자극했다.
“아아악.”
시트를 움켜쥔 임미정의 손등에 푸른 정맥이 솟아올랐고 입에서는
마치 단말마의 외침 같은 탄성이 터졌다.
절정에 오른 것이다.
임미정의 몸이 굳어지더니
그 자세에서 부들부들 떨다가 털썩 상반신이 시트 위로 엎어졌다.
“으으응.”
임미정의 입에서 이제 흐느낌 같은 소리가 울려나왔다.
앞쪽 시트에 붙인 임미정의 옆얼굴은 땀에 젖어 있었지만 아름다웠다.
조철봉은 그 자세 그대로 상반신만 굽히고 임미정의 볼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임미정의 입에서 옅게 사과향이 풍겼다.
아직도 철봉은 샘에 든 상태였고 힘도 줄지 않았다.
물론 대포를 발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미정이 절정에 오르는 동안 조철봉은 탄성을 듣지 않았으며 철봉의 느낌도
기를 쓰고 뇌에서 지웠다.
그동안 주가 폭락에서부터 탈레반까지 생각을 이어갔던 덕분에 대포는 발사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이 마땅히 남자 선수가 해야 할 일이다.
그때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뱉고 있던 임미정이 감았던 눈을 떴다.
조철봉에게는 한쪽 눈만 보였다.
“자기야, 안 쌌지?”
대답할 필요가 없는 질문이었으므로 조철봉은 그 자세 그대로 가만있었다.
역시 선수인 임미정은 그 와중에도 대포가 발사되지 않은 것을 아는 것이다.
“나, 이제 됐어. 자기야.”
엉덩이를 조금 흔들면서 임미정이 이제는 제법 고른 목소리로 말했다.
“빼도 돼.”
“한번 더 해줄까?”
조철봉이 그대로인 채 묻자 임미정이 아쉬운듯 엉덩이를 흔들었지만 말은 다르게 했다.
“미안해서 싫어.”
“왜?”
“자기는 안 쌀 거 아냐? 그래서 미안해.”
“나야 버릇이 되어서.”
“그만.”
조철봉이 철봉을 빼내자 임미정의 입에서 커다란 한숨소리가 났다.
노골적으로 아쉬운 표정이었다.
조철봉이 바지를 챙겨 입자 임미정이 소파에 상반신을 기대고 앉으면서
스커트를 펴는 시늉을 했다.
선수들이지만 어색할 때도 있는 법이다.
이때의 짧은 순간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조철봉은 가만 놔두었다.
그때 임미정이 말했다.
“정말 오랜만에 나 올랐어, 자기야.”
조철봉이 웃음만 띠었으나 임미정은 말을 이었다.
“자기, 정말 잘해.”
“너도 좋았어.”
진심이었지만 답례하는 것 같아서 조철봉은 조금 어색해졌다.
그러나 덧붙였다.
“네 그거 말이야, 진짜 괜찮았어. 어지간한 놈들은 몇분 못 버티겠더라.”
“자기는 20분이 넘게 했지?”
임미정이 물었으므로 조철봉은 쓴웃음을 지었다.
“네가 터질 때까지 그렇게 걸린 거지 난 시간 제한이 없어.”
“그렇구나.”
감탄한 임미정이 문득 생각난 듯이 물었다.
“오늘 우리집에 가지 않을래?”
“왜? 밤새도록 해보게?”
“아니.”
정색한 임미정이 머리를 저었다.
“안 해줘도 돼. 그냥 차나 한잔 마시고 가.”
그러더니 덧붙였다.
“내가 남자 첨 데려가는 거야. 믿어줘.”
(1726) 내일도 해가 뜬다-12
최갑중은 임미정의 아파트 앞까지 따라왔다가 제 파트너와 함께 돌아갔는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려는 것이었다.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임미정은 내색하지 않았다.
임미정은 방배동의 60평대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다.
집안 가구나 장식이 고급이었지만 호화스럽지 않고 세련되었다.
응접실 한쪽에는 바가 만들어졌고 선반에 수백 병의 양주가 세워져 있는 데다
초대형 벽걸이 TV가 마치 영화 스크린처럼 붙여져 있다.
“정말 여기서 혼자 사는거야?”
소파에 앉은 조철봉이 놀란 표정으로 둘러보며 묻자 임미정이 피식 웃었다.
“걱정마, 누구 튀어나오지 않아.”
“이렇게 부자인지 몰랐는데, 아파트 값만 몇십억 되겠다.”
“왜? 선수가 부자면 안되니?”
차를 먹자더니 쟁반에 양주와 마른 안주를 담아들고 오면서 임미정이 눈을 흘겼다.
조철봉은 문득 임미정이 지금도 팬티를 입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풀썩 웃었다.
“옷이나 제대로 입어.”
조철봉이 눈으로 스커트를 가리키며 말하자 임미정이 따라 웃었다.
“옷 갈아입고 올테니까 술 따라 마셔.”
“난 갈아입을 옷 없나?”
“가져올게.”
임미정이 방으로 들어섰을 때 조철봉은 양주병을 들었다.
처음보는 술이었지만 30년이라고 적힌 걸 보면 비싼 술일 것이다.
그런데 이 여자가 어떻게 이런 집에서 이렇게 사나?
하는 의문이 들었으므로 조철봉은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3년전에 이혼한 남편한테서 엄청난 위자료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요즘 세상에 남자 등을 쳐서 이렇게 모았을 리는 없다.
조철봉이 양주를 두잔 마셨을 때 임미정이 응접실로 나왔다.
은색 가운을 걸치고 있었는데 얇아서 안의 몸이 다 보였다.
임미정은 가운 밑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것이다.
“이야, 다 보이잖아? 너무했다.”
눈을 크게 뜬 조철봉이 정면으로 임미정의 검은 숲을 응시하며 감탄했다.
“진짜 섹시하다.”
“언젠가 남자 앞에서 이 옷을 입어보고 싶었거든.”
임미정이 부끄러운듯 시선을 내렸지만 몸은 돌리지 않았다.
“으음, 또 흥분되는데.”
한숨을 뱉은 조철봉이 말하자 임미정이 큭큭 웃었다.
“달라면 언제든지 줄테니까 맘대로 해.”
“과연 선수다운 말이군.”
“선수끼리 마음이 맞으면 더 재밌어지는거지.”
그러더니 임미정이 턱으로 욕실을 가리켰다.
“욕실에 가운 갖다 놨어. 씻고 갈아 입어. 아까 닦지도 못했을 텐데.”
“그렇지.”
조철봉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임미정이 물었다.
“자고 갈거야?”
“글쎄.”
잠깐 망설이는 조철봉을 향해 임미정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욕실로 전화 갖고 가서 와이프한테 거짓말 해.
욕실은 나무 벽이라 목소리도 울리지 않아.”
“세상에 이렇게 친절할 수가.”
“아까 후배한테 이야기해서 낼 아침에 이곳으로 차 보내라고 하고.”
“과연 선수구만.”
“나, 자기 좋아.”
불쑥 임미정이 던지듯 말하고는 시선을 돌렸으므로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그말 한마디에 오늘 밤 일정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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