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4. 내일도 해가 뜬다(1)
(1715) 내일도 해가 뜬다-1
“아유, 못 살아.”
하면서 이은지가 깔깔깔 웃었으므로 조철봉은 숨을 들이켰다.
하면서 이은지가 깔깔깔 웃었으므로 조철봉은 숨을 들이켰다.
TV에서 헤어졌던 남매가 만나는 장면이 나온 것이다.
누나는 외국으로 입양을 갔고 동생은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지금은 회사원이 되었다.
방송국에서는 외국에 나간 누나를 찾아 남매 간에 상봉을 시킨 것이다.
누나는 펑펑 울었는데 남동생은 멀뚱거리면서 그냥 서 있었다.
방송 진행자는 남동생이 함께 울기를 바라는듯 안달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단견이다.
꾸미지 않는 그 표정을 본 조철봉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고 이은지의 웃음거리가
된 것이다.
조철봉이 입맛을 다시고는 손바닥으로 눈물을 씻었다.
“자기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눈물이 많아.”
다가온 이은지가 휴지통을 내밀며 말했다.
조철봉이 입맛을 다시고는 손바닥으로 눈물을 씻었다.
“자기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눈물이 많아.”
다가온 이은지가 휴지통을 내밀며 말했다.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 덮여 있다.
“그게 무슨 말야?”
조철봉이 눈을 부릅떠 보였지만 맞는 말이다.
“그게 무슨 말야?”
조철봉이 눈을 부릅떠 보였지만 맞는 말이다.
평소에는 어림도 없다.
지어낸 영화나 드라마,
또는 주변의 애경사에 전혀 감동을 받지 않다가 가끔 이렇게 질질 새는 것이다.
조철봉도 제 꼴을 잘 알고 있는 터라 이런 경우는 뭔가 허점을 찔렸다고 치부했다.
자신도 모른는 허점을 공격당한 것이다.
조철봉이 코까지 풀고 났을 때 옆에 앉은 이은지가 따뜻한 시선으로 보았다.
“자기야,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일요일 오후였다.
“자기야, 내가 이야기 하나 해줄까?”
일요일 오후였다.
집안은 조용했고 아늑했다.
영일은 제 방에서 숙제를 하는 중이었으며
어머니는 또 일박이일 여행을 떠나 내일 돌아온다.
두 남매는 화면에서 보이지 않았으므로 리모컨을 눌러 TV를 끈
이은지가 말을 이었다.
“불쌍한 사람 이야기야.”
“내가 또 울 줄 아니?”
그러나 이은지는 정색하고 말을 이었다.
“우리 학부형인데 애들이 5학년, 2학년 남매야.”
조철봉이 신문을 펴들자 이은지는 신문을 빼앗아 접으면서 말을 이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3년 전에 죽었어. 그것도 뺑소니 사고로.”
“…”
“그래서 보상금도 못 받고 여자가 식당일을 하면서 둘을 키우고 있는데.”
이은지가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길게 숨을 뱉었다.
“여자가 지난달에 암 선고를 받았어.”
대장암 말기야,
“불쌍한 사람 이야기야.”
“내가 또 울 줄 아니?”
그러나 이은지는 정색하고 말을 이었다.
“우리 학부형인데 애들이 5학년, 2학년 남매야.”
조철봉이 신문을 펴들자 이은지는 신문을 빼앗아 접으면서 말을 이었다.
“남편이 교통사고로 3년 전에 죽었어. 그것도 뺑소니 사고로.”
“…”
“그래서 보상금도 못 받고 여자가 식당일을 하면서 둘을 키우고 있는데.”
이은지가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길게 숨을 뱉었다.
“여자가 지난달에 암 선고를 받았어.”
대장암 말기야,
수술을 해야 되는데 여자는 치료비가 엄청난데다 병간을 할 가족도 없어서
그냥 자포자기하고 있어.”
“…”
“친정 부모님은 모두 계시지만 시골에서 겨우 겨우 사시는 모양이야,
“…”
“친정 부모님은 모두 계시지만 시골에서 겨우 겨우 사시는 모양이야,
죽은 남편 쪽하고는 인연이 끊어졌고.”
“…”
“애가 며칠 결석했기에 내가 집에 찾아가 봤더니
“…”
“애가 며칠 결석했기에 내가 집에 찾아가 봤더니
엄마는 누워있고 애가 병시중을 들고 있었어.
제 동생 2학년짜리는 밥 먹여서 학교 보내고 말야.”
“…”
“나도 자기처럼 울었어.”
금방 눈이 붉어진 이은지가 조철봉을 보았다.
“우리 반 애, 공부는 중간 정도지만 말수가 적고 깔끔한 애거든,
“…”
“나도 자기처럼 울었어.”
금방 눈이 붉어진 이은지가 조철봉을 보았다.
“우리 반 애, 공부는 중간 정도지만 말수가 적고 깔끔한 애거든,
걔한테 생활비 보태 쓰라고 지갑에 있던 30만원을 줬더니 한사코 안 받는 거야,
그러더니 나중에는 울더라구.”
“…”
“나도 걔 안고 같이 울었어, 세상에.“
마침내 이은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
“나도 걔 안고 같이 울었어, 세상에.“
마침내 이은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 내렸다.
휴지로 눈물을 닦은 이은지가 말을 이었다.
“그 어린 게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그 어린 게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1716) 내일도 해가 뜬다-2
벨소리를 들은 미주가 문으로 다가가 물었다.
“누구세요?”
“여기 문주옥씨 댁 맞죠?”
굵은 남자 목소리에 미주가 겁먹은 얼굴로 문주옥을 보았다.
“누구세요?”
“여기 문주옥씨 댁 맞죠?”
굵은 남자 목소리에 미주가 겁먹은 얼굴로 문주옥을 보았다.
문주옥이 힘들게 자리에서 상반신을 일으켰다.
“누구냐고 물어봐.”
문주옥이 말하자 미주가 문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엄마가 누구냐고 물어요.”
집에 엄마가 있다는 표시였다. 그러자 사내가 대답했다.
“제일병원에서 모시러 왔다고 전해라.”
다시 문주옥을 바라본 미주가 또 물었다.
“왜요?”
“인마, 문 좀 열어. 모시러 왔다니까.”
사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을 때 마침내 몸을 일으킨 문주옥이
“누구냐고 물어봐.”
문주옥이 말하자 미주가 문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엄마가 누구냐고 물어요.”
집에 엄마가 있다는 표시였다. 그러자 사내가 대답했다.
“제일병원에서 모시러 왔다고 전해라.”
다시 문주옥을 바라본 미주가 또 물었다.
“왜요?”
“인마, 문 좀 열어. 모시러 왔다니까.”
사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을 때 마침내 몸을 일으킨 문주옥이
문 앞으로 다가갔다.
“왜 그러시는데요?”
하고 문주옥이 다시 물었을 때 이번에는 다른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는.”
문주옥이 말을 잇기도 전에 사내의 말이 계속되었다.
“저기, 입원수속도 다 되었고 수술비까지 다 처리가 되었습니다.
“왜 그러시는데요?”
하고 문주옥이 다시 물었을 때 이번에는 다른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는.”
문주옥이 말을 잇기도 전에 사내의 말이 계속되었다.
“저기, 입원수속도 다 되었고 수술비까지 다 처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몸만 가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눈만 크게 뜬 문주옥이 가만 서있었고 사내가 말을 이었다.
“애들은 이은지 선생님 댁으로 가게 될 겁니다.
눈만 크게 뜬 문주옥이 가만 서있었고 사내가 말을 이었다.
“애들은 이은지 선생님 댁으로 가게 될 겁니다.
지금 병원에서 이은지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니까 애들하고 같이 가시지요.”
“…”
“모두 이은지 선생님께서 해결하셨습니다.
“…”
“모두 이은지 선생님께서 해결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사양하셔도 결례가 됩니다.
몸이 낫고 나서 은혜를 갚으면 되지 않겠습니까?
애들을 생각하셔야지요.”
마침내 문주옥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고 문의 자물쇠를 풀었다.
마침내 문주옥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고 문의 자물쇠를 풀었다.
미주도 소리 죽여 울고 있었다.
그 시간에 조철봉은 사무실 책상에 앉아 앞에 선 최갑중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여자 열 명만 안 만나면 돼.”
불쑥 조철봉이 말하자 갑중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여자 열 명만 안 만나면 돼.”
불쑥 조철봉이 말하자 갑중은 눈을 가늘게 떴다.
조철봉은 박경택을 시켜 문주옥의 입원비와 수술비,
두 달 예정의 치료비까지 포함하여 6700만원을 제일병원에 지급한 것이다.
지금 조철봉은 갑중에게 그 내막을 설명하는 중이었다.
조금 전에 갑중이 있는 자리에서 박경택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기 때문이다.
“너, 오해하지 마라.”
하고 조철봉이 주의를 주었으므로 갑중은 입맛을 다셨다.
“너, 오해하지 마라.”
하고 조철봉이 주의를 주었으므로 갑중은 입맛을 다셨다.
뜬금없다는 표정이 되어 있었다.
조철봉이 말을 이었다.
“난 말이야. 어느 날 와이프 이야기를 듣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갑중의 표정은 여전했다.
“사람이 말야. 제 주변에 있는 불쌍하고 힘든 사람을 하나만 보살펴줘도
“난 말이야. 어느 날 와이프 이야기를 듣고 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갑중의 표정은 여전했다.
“사람이 말야. 제 주변에 있는 불쌍하고 힘든 사람을 하나만 보살펴줘도
세상이 참 따뜻해질 거라고 말야.”
이번에도 갑중의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조철봉의 목소리는 열기를 띠었다.
“뭐, 무슨 단체나 사업에 참여해서 대놓고 일해 줄 필요도 없어.
이번에도 갑중의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조철봉의 목소리는 열기를 띠었다.
“뭐, 무슨 단체나 사업에 참여해서 대놓고 일해 줄 필요도 없어.
그냥 제 주변에서 찾아 소리 없이 도우면 되는 거야.”
“그러면.”
마침내 갑중이 조철봉의 말을 잘랐다.
“아까 형님이 여자 열 명만 안 만나면 된다는 말씀은 뭡니까?”
“그건.”
갑중에게 눈을 흘겨 보인 조철봉이 심호흡을 했다.
“인마, 비용 말이다. 여자 하나 살리려고 열 명 줄인 거다.”
“그러면.”
마침내 갑중이 조철봉의 말을 잘랐다.
“아까 형님이 여자 열 명만 안 만나면 된다는 말씀은 뭡니까?”
“그건.”
갑중에게 눈을 흘겨 보인 조철봉이 심호흡을 했다.
“인마, 비용 말이다. 여자 하나 살리려고 열 명 줄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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