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 야망(8)
(1213) 야망-15
조철봉은 두 손으로 지숙의 허리를 들어 올린 다음 철봉을 겨누었다.
그때는 지숙이 철봉에서 손을 떼고는 두 손을 뒤쪽 시트에 걸쳐 놓은 상태였다.
“어서.”
무릎으로 앉은 지숙이 혀로 입술을 핥으면서 말했다.
차 한대가 반대쪽으로 지나가는 바람에 지숙의 몸이 환하게 비쳤다가 지워졌다.
조철봉은 쥐고 있던 철봉을 지숙의 샘 끝에 붙였다.
정확하게 붙인 것이다.
그 순간을 학수고대하고 있던 지숙이 엉덩이를 내리면서 앉았으므로 철봉은 샘 안으로 진입했다.
“아악.”
신음은 지숙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아유 좋아.”
철봉이 반쯤밖에 진입하지 않았는데도 지숙이 소리쳤다.
“미치겠어.”
지숙의 샘은 마악 용암이 배어나오기 시작하는 단계였다.
그래서 느낌이 뻑뻑했지만 항상 넘치는 샘만을 만났던 조철봉에게는 신선한 감흥이 일어났다.
“아유, 여보.”
이제 엉덩이를 치켜들면서 지숙이 소리쳤다.
지숙은 이른바 말이 많은 유형이었다.
지금까지 수천번 섹스를 했지만 한번도 같은 느낌을 겪은 적이 없었던 조철봉이다.
같은 여자와의 섹스도 마찬가지, 같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아아.”
빼는 동안에도 지숙이 비명같은 신음을 질렀다.
한번 들어갔다가 나오는 동안에 대여섯번의 말과 십여개의 단어를 뱉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조철봉은 지숙의 허리를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알맞게 살이 오른 허리는 탄력이 있었고 살집이 움켜쥐기에 적당했다.
조철봉은 힘을 주어 지숙의 몸을 좌우로 비틀면서 내려놓았다.
“엄마.”
지숙의 입에서 그런 외침이 터져나왔다.
처음에는 차 안이라 신음을 가만가만 뱉더니 지금은 컸다.
“아유, 자기야, 나 죽어”
하면서 지숙이 엉덩이를 마구 돌렸으므로 조철봉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이건 개판이다.
이대로 둔다면 다 오르지도 못하고 터져버릴 것이다.
터지는 건 매일반 아니냐고 하는 넘이 있다면 고등학교부터 다시 다녀야만 한다.
그것은 오형제만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말이나 똑같다.
“가만.”
조철봉은 지숙의 허리를 힘주어 쥐면서 몸을 고정시켰다.
지숙이 헐떡이며 머리를 들고 물었다.
“왜, 왜?”
“이러면 안돼. 내가 할 테니까”하면서 조철봉이 지숙의 몸을 옆으로 눕혔다.
뒷좌석은 여유가 있지만 몸을 다 눕히는 건 무리다.
그러나 한쪽 다리를 아래로 내린 자세가 더 자극을 준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안다.
조철봉은 비스름한 상위 자세가 되어서 이번에는 천천히 진입했다.
각도와 힘을 충분히 조정할 수 있었으므로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아아아.”
지숙의 신음이 더 크고 높게 울린 것은 쾌감의 척도일 것이다.
샘은 이제 용암으로 넘쳐 흘렀으며 온몸은 열기에 떠 있다.
“아아, 너무 좋아”하고 지숙이 엉덩이를 또 들썩였다가
조철봉이 허리를 단단히 조이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조철봉이 익숙하게 지숙을 절정으로 끌어올렸다.
“아아.”
지숙의 신음이 이제는 짧고 굵게 변해진 것은 말할 여유도 없이 집중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대저, 섹스 도중에 말을 주고받는 장면들이 가끔 멋진 분위기로 묘사가 되지만
조철봉의 기준에서 본면 불성실한 태도였다.
넣으면서 쌀값 물어보고 빼면서 배추값을 듣는다는 분위기는 바람직하지가 않은 것이다.
놈자가 혼자서 불경을 외거나 애국가를 거꾸로,
또는 교가를 부르면서 혼신의 노력을 하는 경우야말로 아름답다.
희생정신의 귀감이 아닌가?
(1214) 야망-16
모범택시 안은 신음과 열기로 가득차 있었다.
조철봉도 땀이 났다.
운전사가 친절하게도 히터까지 틀어놓고 나간 바람에 숨까지 막혔다.
“아유우.”
하고 지숙이 엉덩이를 치켜 올리면서 절정을 맞았을 때는 운전자가 나간지 10분쯤 되었을 때였다.
“나죽어.”
지숙의 절정은 물론 어느 다른 여자와도 달랐지만 유별났다.
얼굴이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되었으며 울다가 까무러친 것처럼
늘어지기를 서너번이나 반복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한사코 조철봉에게 매달렸다.
몸을 떨면서 가쁜 숨을 뱉았으며 숨소리는 신음이 섞여 나왔다.
그러나 조철봉이 상위 체위로 바꿨을 때부터 말은 쏙 들어갔다.
조철봉도 몸을 떼지 않은 채 지숙이 여운을 즐기도록 기다렸다.
그 기다린 시간이 5분 정도나 되었다.
오른 시간에 비해 여운을 가라앉힌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것은
곧 성급하게 올랐다는 결론이 될 것이다.
맛있게 섹스를 하면 주식과 후식의 비율이 6대1 정도면 된다.
즉 30분에 5분, 1시간이면 10분.
그런 경우에는 조철봉이 발포를 하지 않았어도 개운했다.
물론 지금도 조철봉은 포탄을 아껴놓은 상황이었다.
10분 운동에 발사라니 택도 없는 일이었다.
이윽고 지숙의 숨이 가라앉았을 때 조철봉은 몸을 떼고 옷을 입었다.
지숙이 꾸물거리며 일어났으므로 팬티를 찾아주었더니 외면하고 받았다.
그러나 어둠속이었지만 수줍은 기색이 역력했다.
“요란하게 하던데.”
마침내 조철봉이 한마디 했다.
“그런데 아주 서툴더구만.”
“아이.”
하면서 지숙이 조철봉의 어깨를 주먹으로 쳤다.
여자는 대개 이런 말을 좋아했다.
“그런 얘기 그만해.”
“섹스하면서 이야기 하는 버릇은 어떻게 배운거야?”
물으면서 조철봉은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찬바람이 휘몰려 들어오면서 정신이 났다.
“어쨌든 여기서 준비운동은 했으니까 메인 게임은 별장에 가서 하자구.”
조철봉이 말하자 지숙이 놀란듯 눈을 둥그렇게 떴다.
“또?”
“또라니? 난 하지도 않았어.”
“그게 무슨 말야?”
“쏘지도 않았다구.”
그러고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 조철봉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운전사를 찾는 것이다.
그러자 길 아래쪽에서 반짝이는 불빛이 보였다.
담뱃불이다.
“기사님!”
조철봉이 소리쳐 부르자 운전사가 다가왔다.
와락 미안한 마음이 솟구친 조철봉이 머리를 숙여 절을 했다.
“죄송합니다. 그저 미친놈 보았다고 생각하시고 넘겨 주십시오.”
“아닙니다.”
나이든 운전사가 손을 저었다.
“저는 이보다 더한 꼴도 수 없이.”
했다가 얼른 말을 바꿨다.
“사장님은 양반이십니다. 팁을 든든하게 주셨지 않습니까?”
다시 차에 올랐을 때 단정하게 앉아있던 지숙이 힐끗 조철봉을 보았다.
어둠속에서 눈동자가 반짝였고 입가에 희미한 웃음기가 떠올라 있다.
차가 다시 출발했을 때 지숙이 손을 뻗쳐 조철봉의 손을 잡았다.
“자기야.”
지숙이 조철봉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나, 진짜 좋았어.”
그러자 조철봉은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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