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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12화 머나먼 유차레 (2)

오늘의 쉼터 2014. 6. 9. 21:35




<78> 12화 머나먼 유차레 (2)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엇때문이지 몰라 웅성거리며 소란의 원인을 살폈지만 


그것이 세명의 기사로 인함인 것을 알고나자 


급히 자신의 입을 다물고는 순순히 기사의 앞길을 터주었다.

사람들과 병사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세명의 기사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빛나던 갑주는 온통 땀과 흙먼지에 뒤덮여 있었다.

그들은 이곳 검문하는 곳에 다 이르러서는 잰걸음을 잠시 멈추더니 


줄을 지어 기다리는 사람들과는 달리 막바로 서기와 날카로운 눈매의 사내에게 다가들어 왔다.

"이곳 책임자가 누군가?"

흙먼지에 뒤덮이다시피한 초라한 몰골이었지만 투구 안에서부터 나오는 형형한 눈빛과 얼굴 


가득 나타나는 기품은 누구도 쉽게 접근하게 하지 못하는 위엄이 서려 있었다.

그런 기사의 모습에 사람들은 웅성대며 바라보았다.

검문하던 자들도 그런 기사의 위엄에 눌려 감히 기사들의 행동을 제지 하지 못했다.

날카로운 눈매의 사내가 주춤거리며 나섰다.

"무슨 일이신지?"

"자네의 이름과 직책은?"

기사의 말에 사내가 차렷 자세를 하며 대답했다.

"제 2전대 보병대대 기사 나이츠라고 합니다."

기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난 제 1전대 기병대대 십부장 월터다. 


백작 각하의 명을 받고 둘레만 백작 가하께 전할 전언이 있어 급히 말을 몰고 오다가 


그만 말이 지쳐 쓰러졌다. 


이곳에 다른 말은 없는가?"

나이츠가 기사의 말에 더욱 차렷 자세를 취했다. 


아무래도 기병대라고 한다면 같은 직급 상으로도 보병대보다 더 상위에 놓이기 때문이었다.

"죄송합니다만 이곳에는 말이 없습니다. 


제가 앞쪽에 있는 검문소에 연락하여 미리 말을 준비하도록 하겟습니다."

나이츠의 말에 월터가 혀를 끌끌대며 찻다.

"바보같으니 마법구로 전언을 할 것 같으면 내가 왜 이리 고생하고 있겠나? 


일체의 마법주 사용을 자제하라는 명도 잊었는가? 


설마.. 벌써 마법주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나이츠의 얼굴 가득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오늘 아침부터 사용허락이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월터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나이츠를 바라보다가 할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수 없군 지금 일이 급하니 일단 앞쪽으로 전언을 넣어두게 말 세필만 준비하라고 말이야. 


그리고 이 사실은 극비에 해당하므로 그냥 말 세필만 준비해 두라고만 일러 알겠나?"

"넷"

월터의 말에 나이츠가 차렷자세를 취하며 대답했다. 


그런 나이츠를 보고는 월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 자신의 부하를 쳐다보고는 말했다.

"할수 없다. 다음 장소까지 뛰어간다."

월터의 말에 월터의 뒤를 따르던 두명의 기사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그리고 나지막하니 한숨이 흘러나왔다.

월터는 그런 기사들의 모습을 본체 만체 한다음 사람들을 밀치고 검문소를 통과했다. 


월터가 그런식으로 나오자 뒤따르던 두명의 기사들도 어쩔수 없다는 얼굴을 하며 


그런 밀튼의 뒤를 따랐다. 

세명의 기사가 나오자 두려운 맘으로 그들을 쳐다보고 잇던 사람들이 물결 갈라지듯 쫙 물러섰다.

밀튼은 그런 사람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는 다시금 무거운 갑주를 입고는 어디론가 


뜀박질 해 가기 시작했다.

나이츠는 그런 기사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기 까지 경례를 하고 잇다가 기사의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서야 가슴쪽에 댔던 팔을 풀렀다.

주위를 둘러보자 아직 어떨떨한 모습의 사람들이 제각기 웅성거렸다. 


나이츠가 다시금 칼에 손을 얹고는 나지막하게 정신없어 하는 서기를 재촉했다.

"뭐하나? 빨리 시작하게"

그제서야 정신차린 서기가 다음 사람을 불르자 병사들과 사람들도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서서히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이츠가 책상이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더니 그곳에서 뭔가를 꺼냈다.


 작은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가득찬 수정구슬였다.


나이츠가 수정구를 움켜쥐고는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너 세상의 복된 소리여 이제 주님의 은총을 세상에 높이 외치라"

그러자 수정구슬에서 빛이나더니 수정구에 새겨진 기하학 무늬가 붉은색을 띄기 시작했다.

나이츠 수정구슬의 상태를 보더니 수정구를 자신의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

"여기는 제 6검문소 나이츠다 제 4검문소 나와라"

수정구가 잠시 지지직 거렸다.

"여기는 6검문소 나이츠, 4 검문소 나와라"

나이츠가 여러번 수정구슬를 대고 말하자 그제서야 수정구에서 회신이 울려나왓다.

"여기는 4검문소의 앨런이다. 무슨일인가?" 

"아 앨런 자넨가? 아뭇소리 말고 지금 당장 말을 세필 준비해 두게"

"말? 무슨소리야?"

"아 일단 준비해놔 그러면 알게 될거야"

"야 나 바빠"

"앨런"

수정구슬의 빛이 깜빡였다.

"도대체 왜그래 이유나 알자"

"하여튼 준비해놔 그럼 자연히 알게 될거야"

"알았어 가능한 해보지"

"좋아, 어쨌든 난 준비하라고 했다?"

"알겠다니깐"

앨런의 목소리가 짜증으로 바뀌더니 수정구슬이 빛을 잃었다.

나이츠는 나지막히 한숨을 쉬고는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곳에는 한참 예쁘장하게 새긴 자매를 희롱해대던 병사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옆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내는 희롱당하는 딸이 안쓰러웠던지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흠흠"

나이츠가 나지막하게 헛기침을 내뱉었다. 


병사가 그제서야 나이츠가 돌아온 것을 알고는 나이츠의 경멸조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서둘러 자매들의 일행을 통과시켰다.

다행이도 나이츠는 병사를 한번 노려보는 것으로 끝내고는 묵묵히 다른 통과자들을 지켜보았다. 

원래 마시장 이라는 것은 말을 파는 곳이었다. 


말이라는 것이 워낙 고가로 거레되는 짐승이며 또한 관리하기가 까다롭다보니 


주로 귀족들이나 군대가 아니면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또한 평민들이라도 어지간히 돈 많은 상인들이 아니라면 꿈도 꾸기 힘들정도의 고가품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소처럼 밭을 갈 때 쓰이지도 못하고 나귀나 당나귀처럼 짐을 나르는데 쓰이지도 


않았다. 

말이 가진 특성은 빠르다는 것인데 일반 평민들이야 남는 것이 시간인바 조금 늦을 지언정 


비싼돈을 주고 말을 살 이유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대개의 마시장은 루운야나 아카발처럼 대도시가 아니고서는 생각도 못할 것이다. 


하지만 벨리암은 그다지 커다란 도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시장이 존재했다.

비록 마시장이라고는 하나 말보다는 당나귀나 노새, 나귀등이 더 많이 거래될 때도 있었지만 


벨리암이라는 그다지 커다란 도시가 아닌 일개 영지의 마을에 마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 특이한 일이었다.

사실 그것은 테실리아 남부 관도로 인한 것이다. 


테실리아 산맥의 남쪽에 뚫려있는 관도는 아래로는 유차레 동으로는 아파르에 이르는 


교통의 요지에 속했다. 


자연 물류의 양과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보니 자연적으로 마시장이 생긴 것이다.

벨리암 시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을 넘어 생긴 광활한 초원지대에 세워진 마시장은 비록 대도시의 


그것과는 비교할수 없으나 그래도 제법 커서 인구 2만명의 벨리암시의 면적에 거의 육박할 정도


였다. 


자연 벨리암의 마시장이 유명해지고 점차 커지자 에전에는 벨리암시의 편리한 부속물이던 


마시장이 지금은 오히려 벨리암시가 마시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벨리암시의 주민들은 직접 간접적으로 이곳 마시장에 어느정도 생활의 일부분을 기대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다른 곳에서는 기사나 학자를 말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훌륭한 마상이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마시장은 벨리암 시의 주민들에게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가 된 것이다. 

후치는 비트호텐 바로 앞에 보이는 조그만 '이카루오'라는 마상에 근무했다. 


이카루오란 뜻은 옛날 건국왕 '지아트'의 신마 이름이었다. 


비록 작은 마상점에서 그런 거창한 간판을 다는 것을 비웃는 사람도 많았지만 


후치는 아무래도 좋았다.

제 나이 또래의 아이들보다 먼저 마상점에서 일하게 된 후치의 소원은 제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그렇듯 어서 빨리 일을 익혀 말 거간꾼으로 독립하는 것이었다.

최근 기사들이 나타난 이후로 분위기가 꽤 살벌해지고 전체적인 인심도 흉흉해 마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어 약간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카루오의 가계 앞을 쓸고 있던 후치의 눈이 잠시 빛났다. 


세명의 건장한 사내가 눈에 들어온 덕분이었다.

후치는 가계 앞을 쓸던 일손을 멈추고는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어떤 걸 찾으시죠?"

사내들은 잠시 흠칫 하더니 후치가 어린 것을 보고는 다소 안심하는 눈치였다. 


후치는 그런 그들이 약간 이상하다고 느꼈으나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고 방긋 방긋 웃기만 했다.

사내들중 제일 어려보이는 사내가 후치에게 다가와 머리에 손을 얹고는 말했다.

"이름이 뭐지?"

후치가 자연스럽게 자신의 머리 위에 얹은 손에서 벗어나서는 방긋 웃는 얼굴로 말했다.

"제 이름은 후치예요. 보아하니 여행하시는 분 같은데 말이 필요하신가요?"

사내는 자신의 손을 자연스럽게 피해나간 후치를 보고는 잠시 눈을 반짝이더니 


방긋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정말 운이 좋으세요. 저를 만났으니깐요. 이쪽으로 들어오시죠?"

사내는 후치의 말에 후치가 가리킨 방향쪽을 바라보았다. '이카루스'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호? 이카루스라?"

사내의 말에 얼른 후치가 나섰다.

"저희 이카루스는 비록 규모는 작아도 항상 제일 좋은 말만 고집하는 곳이죠. 


비록 비트호텐이 크기는 커도 아는 사람은 다 저희 이카루오만 찾는 답니다."

사내가 뒤에 있는 사람들에게 눈짓을 했다. 


뒤에 잇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사내의 뒤를 따랐다.

후치가 사내의 손을 이끌고 가계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저씨 손님 오셨어요"

후치가 일행들을 가계 안에 마련된 의자에 앉히우고는 큰소리로 외치며 안쪽으로 달려갔다.

잠시후 나이가 지긋한 가계의 주인과 더불어 후치가 안쪽에서 걸어나왔다.

"어이쿠 손님들 반갑습니다요. 그래 어떤걸 사시려우?"

후치와 얘기하던 사내가 주인을 보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말을 좀 보려 합니다. 그런데 아직 일행이 도착하지 않았군요. 


일행들이 도착하면 그때 같이 사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가계 주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구려. 그러면 내 지금 차를 좀 가져 오리다"

주인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후치를 향해 돌아섰다.

"후치라 그랬지? 그럼 같이 나가서 기다릴까?"

사내가 후치와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다른 사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사내는 그런 사람들을 만류하고는 


후치와 손을 잡고는 가계를 나섰다.

가계를 나서자 후치는 사내의 손을 이끌고 가계 뒤편 쪽으로 움직였다. 


가계의 건물이 끝나자 울타리가 쳐진 널따란 초원과 더불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잇는 


말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내는 갑자기 탁트인 초원을 바라보고는 그 광경을 잠시 흥미있게 바라보았다.

"저희 벨리암의 자랑거리죠. 다른 곳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 벨리암은 이렇게 목장과 가계가 같이 붙어있지요"

후치가 자랑스레 설명했다. 후치가 목장안을 살피더니 그중 한곳에 지못했다.

"저 말이 슈팅 슈타인데 아마 이곳 벨리암에서 제일 좋은 말일걸요?"

사내가 후치가 가리킨 말을 쳐다 보았다. 

고개를 숙이고 한가로이 바닥에 뿌려진 여물을 뜯고 있는 말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밤색 털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후치의 도움으로 이리저리 말을 살피던 사내가 다른 한곳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런데 저 말은 왜 안장이 없니?"

사내가 흥미롭다는 듯이 한쪽을 가르켰다. 


사내가 가리키는 곳을 살펴본 후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른 말에 비해 비록 초라하고 볼품없어 뵈었지만 체구만큼은 다른 말보다 약간 더 커보였다. 


하지만 털에 윤기가 없었고 병이라도 들었는지 다른 말들에 채여 제대로 여물도 먹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제 이름은 다크에요. 


검은 색이라 그렇게 붙였어요. 


워낙 약한 녀석이라 그런지 여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 같아요."

사내는 그런 다크라 불리운 말을 잠시 쳐다보았다. 


다크라는 말은 자신의 앞에 여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고개를 돌리더니 


다른 말이 다가오면 순순히 자리를 내주고는 다른 말들이 없는 곳으로 걸어가곤 했다.

후치가 그런 다크의 모습을 보고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고는 말했다.

"한달전에 여기 들어왔는데 원래는 야생마였데요. 


그런데 병들었는지 아니면 원래 저렇게 약해서 그런건지 무리에서 떨어져 혼자 있는 것을


잡아 왔대요. 


사람을 태우고 길들이려고 했지만 워낙 약해서 안장도 제대로 얹지도 못할 정도예요. 


그래서 길들이는 것은 포기하고 일단은 그냥 놔두고 있어요. 

정말 골치덩어리라니깐요?"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혹시 늙어서 그런 것은 아니니?"

후치가 고개를 저었다.

"처음엔 덩치도 있고 해서 다들 늙은 줄 알았죠, 


하지만 말을 보는 아저씨가 그러는데 이제 겨우 1살이래요. 


근데 너무 약해서 먹이도 제대로 먹질 못해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려다 


다크가 허공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는 잠시 말을 계속 바라보았다.

말은 마치 지금의 부자유 스러움이 한스럽다는 듯이 하염없이 울타리 밖의 


빈 초원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사내가 다크를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자 후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저씨는 지금 여행 중이죠? 그렇다면 저말은 포기 하세요. 


아직 길도 들이지 않았고, 몸도 약하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은 무리예요. 


그리고 이미 도축 업자들에게 넘기기로 결정 되었어요."

사내가 의아한 시선으로 후치를 바라보았다.

"도축업자?"

후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불쌍하다는 듯이 말을 바라보았다.

"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병들어 있는 말을 언제 까지 놔둘 수 없잖아요. 


저희 가계가 그렇게 여유있는 가계도 아니구요. 


다른 곳에서 사가려는 데도 없고. 그렇다면 별수 없잖아요."

그리고 후치가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더우기 저런 말을 고른다면 아저씨가 모시는 주인 아저씨가 아저씨를 혼낼걸요?"

후치의 말에 사내가 잠시 어이없어 하더니 후치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는 나직히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내가 모시는 주인 아저씨?"

사내가 웃음을 터뜨리자 후치가 잠시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며 사내를 바라보다 


자신이 실수했음을 느끼고는 얼굴을 붉혔다.

"아, 아니였어요? 죄송해요"

"아 괜찮다. 뭐 그렇게 볼수도 있지, 하지만 그 녀석과 난 친구란다?"

대부분 이런 실수를 하면 불 같이 화를 내던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그저 웃으며 넘기자 


후치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죄송해요."

사내가 그런 후치의 어깨를 두둘겨 주고는 아무런 상관 없다는 듯 고개를 가계들 쪽으로 옮겼다. 


'비트 호텐' 가계 앞에 어쩔거리는 몇 명의 인원이 보였다.

사내는 다시 한번 후치의 어깨를 두둘겨 주고는 미소를 지은채 말했다.

"일행이 왔나 보구나 어서 가자"

후치는 어느새 사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얼른 매달려 있던 


울타리에서 내려와선 사내의 앞에 섰다.

"네, 어서 가요"

쪼르르 달려가는 후치의 뒷모습을 보다가 사내가 다시 눈을 돌려 목장을 바라보았다. 


이제 얼마 후면 죽을 목숨인지 아는 듯 다크는 그저 멍하니 허공만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다크의 뒤로 서서히 기울져 가는 태양이 그런 다크의 몸을 애처로이 바라보고 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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