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하루전

<80> 12화 머나먼 유차레 (4)

오늘의 쉼터 2014. 6. 9. 23:47



<80> 12화 머나먼 유차레 (4)




아하루 일행은 각자 말위에 올라타고는 벨리암 외곽 초원으로 향했다. 


아하루가 불안한지 뒤쪽을 자꾸만 힐끔거렸다.

그곳에는 아직 말을 타보지 못한 노만과 헌터가 말이 익숙하지 않은지 불안한 듯 


말에 꽉 붙어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다행이도 군나르는 말을 타본적이 있는지 약간은 어색해 했지만 그 둘처럼 불안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르네 역시 얼마전 말을 타본 경험을 해서인지 제법 말을 모는 것이 익숙해진 상태였다.

벨리암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다가오자 언제부터 있었는지 한 대의 마차가 그들이 다가오자 


얼른 마차에서 내려서는 아하루등에게 다가왔다.

"아이고 여깁니다. 여기요"

나이가 조금 들어보이는 사내가 아하루 일행이 다가오자 다급하게 손을 흔들며 맞았다.

아하루가 얼른 말에서 내리더니 사내에게 다가갔다.

"검문이 심하던데 용케 왔군"

사내는 아하루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무슨 말씀 이십니까? 그 흉악한 도적들을 잡으시는라 수고 하시는데 이 정도 수고는 


아무일도 아니지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가 잠시 아하루의 뒤를 바라보고는 물었다.

"헌데 저분들은?"

아하루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저들은 이번 일에 도움을 줄 사람들이다. 


이번 임무를 위해서 특별히 데리고온 촌부들이지, 그나저나 아무일도 없었나?"

사내가 미심적은 눈으로 아하루 뒤에 서잇는 일행들을 바라보았지만 


그저 어색한 웃음을 흘리기만 했다.

"웬걸요? 놈들이 샅샅이 수색하더군요. 


다행이도 기사님이 말씀하신대로 마차 밑에 숨겨 놓았더니 거기까지는 뒤지지 않더군요"

사내는 얼른 마차로 되돌아가더니 마차에 쌓여 있는 건초더미를 치우자 


나무판자들이 나타났다. 


사내가 넓적한 나무들을 치우자 그 안에 숨겨져있던 보퉁이들이 나타났다.

아하루는 그 안의 짐들을 꺼내서는 보퉁이들을 풀었다. 


칼버린 기사단의 전용 갑주가 여러 무기들과 같이 나타났다.

아하루는 뒤를 보고 끄덕이자 카미야가 품에서 조그마한 알약과 금화 세 개를 꺼냈다.


그리고는 헤헤거리는 사내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하늘을 흘낌거리며 태양의 위치를 가늠하더니 사내에게 말했다.

"약속한 돈과 해약이다. 


명심할 것은 앞으로 독이 발작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반드시 앞으로 30분 안에는 먹어야 할거다. 


만일 30분이 지나서 먹으면 그때는 우리도 손을 쓸 수 없다."

사내는 황급하게 카미야가 준 약을 받아 들고는 이리저리 살피다가 카미야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 사내의 모습을 본 카미야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우리는 애꿎은 너에게까지 피해를 줄 생각은 없다.


이것은 진짜 해약이다. 


다만 이것을 먹고 나면 온 몸이 나른해 지면서 한 서너시간 정신없이 잠을 자게 된다. 


그러면 그사이 땀으로 아까 당신이 먹은 독의 기운을 배출하게 되는 것이지"

사내는 카미야의 진지한 얼굴을 바라보다 결심한 듯 약을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리고는 꿀꺽 삼켰다.

그런 사내의 모습을 보면서 카미야가 다시 돈을 내밀었다. 


사내는 두손을 저으며 카미야가 내민 돈을 사양했다.

"아이고 됐습니다요. 백성된 도리로써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요"

카미야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그때는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네게 독약을 먹였지만 


네 일이 끝난지금 그에 따른 사례는 당연한 것이다. 


이건 정당한 너의 몫이다."

카미야의 말에 사내가 슬그머니 손을 뻗더니 카미야가 내민 한 웅큼의 금화를 잡아들었다. 


사내는 몇 번이고 금화를 바라보다가 졸린 것을 느끼고는 얼른 금화를 품안 깊숙이 집어 넣었다.

사내는 머리가 핑도는 듯 하고 자꾸 눈 앞이 감기기 시작하자 


덜컥 겁이 나는지 카미야를 두려운 듯 바라보았다. 


카미야가 그런 사내에게 다시 입을 열었다.

"아까 얘기하지 않았나? 


지금 네가 졸리는 것은 해약의 기운이 돌고 있는 것이다. 


아마 한숨자고 나면 네 몸은 이전과 같이 건강하게 될 것이다."

그제서야 안심한 사내가 천천히 마차 옆에 쓰러지더니 그대로 골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하루가 문득 그러한 광경을 바라보더니 카미야에게 다가왔다.

"뭘 먹인거야?"

카미야가 씩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까처럼 가짜 약이죠. 그저 서너시간 푹자고 일어날 수 잇을 겁니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갑주 하나를 내밀었다.

"카미야 너도 얼른 갈아입도록 해"

카미야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카리에와 레이첼을 제외하고 전부 칼버린 기사단의 옷과 갑주를 걸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무기들을 챙겼다. 


르네는 각 말들의 사이를 돌아다니며 말들을 쓰다듬으며 뭔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카미야가 기사단복을 대충 걸치고 갑주를 그 위에 입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저 말은 왠겁니까?"

아하루가 카미야가 가리킨 다크를 보고는 쓴 웃음을 지었다.

"글세 갑자기 나와 처지가 비슷한 것 같아서일까? 그냥 데리고 나왔어"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고개를 젖더니 한숨을 내셨다.

"아하루님은 전혀 엉뚱한 데서 마음이 약해지시는 분이군요"

카미야의 말에 아하루가 쑥쓰러운지 어깨를 으쓱 했다.

"글세? 어쨌든 저 녀석이 허공을 쳐다보고 있을 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그랬어"

카미야는 그런 아하루를 보고는 그저 쓴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모두들 갑주를 입고 심지어 카리에와 레이첼 마져 가죽으로 된 보호구를 짧게 짤라 몸에 두르고 


카리에는 마리안에게 레이첼은 군나르의 말에 올려졌다.


 아하루가 천천히 말에 올랐다.

그러자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말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카미야와 군나르가 말에 익숙하지 않은 노만과 헌터를 각각 말에 몸을 묶기 시작했다. 


갑주에 고리가 있어서 손 쉽게 말에 고정되었다. 

그리고 사람이 타지 않은 남은 다섯 필의 말들을 각각 아하루와 카미야, 훼리나, 마리안 


그리고 군나르의 뒤에 묶었다.

아하루가 출발 준비가 됐음을 알고는 일행에게 돌아서며 조용하게 말했다.

"여기서부터 유차레까지는 말로 달려서 불과 두시간에 불과해 일단 이곳에서부터 


최대한의 속력으로 유차레까지 돌파할 거야. 

만일 중간에 낙오하는 사람이 있다하더라도 그들을 구하러 멈출 수는 없어. 


그것은 나도 마찬 가지야.


 만일 내가 중간에 낙오 된다면 그냥 버려두고 계속 전진해"

아하루가 뒤로 돌아서는 힘차게 박차를 굴렀다.

"가자"

아하루의 말이 마치 주인의 말을 알아 듣기라도 한 듯 힘차게 앞으로 뛰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하루 뒤에 있던 일행들도 튀어 나가듯 아하루의 뒤를 ?기 시작했다.

저물어가는 태양이 바라보는 초원위로 말들이 피어낸 먼지구름이 하늘 높이 치솟아 


황혼의 석양을 뒤덮기 시작했다.



"도대체 검문을 어떤 식으로 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나?"



반백의 근엄한 사내 대신 그 앞에 앉아 있던 듀마넨이 자리에 일어나 반백의 사내가 넘겨준 


보고서를 읽어 보고는 화가나 소리쳤다.



"로렌, 필립 도대체 내가 얼마나 망신을 당해야 속이 풀리겠는가? 앙?"

"그만 앉게"

중후한 목소리가 들리자 듀마넨이 몸을 돌려 허리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이 사태를 책임지고 제 직위를 반납하겠습니다."

듀마넨이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반백의 사내가 침울한 어조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 사태는 그대의 직위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요. 


일단은 자리에 앉으시오, 그리고 그대들도"


로렌과 필립이 고개를 숙인 체 각자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듀마넨이 주먹을 쥐고는 그런 그들을 잠시 노려보았다가 눈을 감고는 살며시 한숨을 내셨다.

반백의 사내가 루이츠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루이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 상황을 보자면 우리는 그들에게 완전히 허를 찔린 상황입니다. 


세명의 기사가 통과 했다는 제 6검문소의 보고가 오후 한시에 이루어 졌습니다. 


그리고 보고를 받고 그들이 가짜임을 확인한 시각이 오후 네시 서둘러 숲속을 수색하던 인원을 


되돌려 관도를 수색하기 시작했지만 저들은 이미 벨리암에서 한떼의 말을 사고는 


이미 남쪽으로 달아난 후였습니다. 


그리고 이때가 오후 6시입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출발한 이 아르미스 평원에서 유차레 지방의 경계선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고작 두시간 일단 지방을 경계하는 기사단에게 경계 경보를 하달했습니다만 


지금 시각이 여덟시 반이므로 어쩌면 그들은 이곳을 이미 통과 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반백의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루이츠에 의해 붉은 줄이 그어진 지도를 노려 보았다. 

"현재의 부대 배치 상황은?"

반백의 사내의 입에서 짧은 말이 흘러나오자 라딘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재 기병대는 각조 5명씩 18개조 나뉘어 한 마장 거리를 두고 유차레 경계선에서 


일렬로 감시하고 있습니다. 


보병은 없는 상황입니다."

"4km인가? 우리의 목숨이 달린 최후의 선이?"

반백의 사내가 나지막히 말하자 모두들 고개를 떨구었다. 


라딘만이 굳게 선체 허리를 펴고 반백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걱정 마십시오. 둘레만 백작 각하, 


저희 2전대는 모두 일당백의 용사들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바로 대처할수 있을정도로 


훈련이 철저하게 되어 있습니다."

라딘의 힘있는 말에 반백의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나는 우리 기사들을 믿고 잇소, 하지만"

둘레만이 말끝을 흘렸다. 


그리고는 루이츠를 바라보았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소. 


지금 곧 동원 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을 관도를 따라 이곳 유차레로 질러 내려 보내도록 하시오. 


그들이 설혹 이 저지선을 뚫었다 하더라도 아마 이쯤에서 그들을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오"



둘레만이 지도의 한쪽을 가르켰다. 


그곳은 유차레의 첫 영지인 '타이건'영지의 작은 평야 지대였다. 


그 평야 옆에는 자그마한 글자로 이리스란 글씨가 써있었다.



"최후의 최후 모든 것은 이 이리스 평원에서 결정될 것이오 모두 출동 준비 하시오"

둘레만은 지도를 한번 주먹으로 치고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넷"

둘레만의 단호한 어조에 모두들 한쪽 팔을 한쪽 가슴에 대고는 대답했다. 


둘레만이 탁자로 가서는 벗어 놨던 투구를 짚어 머리에 썼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그런 둘레만의 행동을 따라 자신의 앞에 있는 투구를 짚었다. 


그리고 서둘러 막사 밖을 빠져 나갔다.



"정지"

앞서 달려가던 아하루가 손을 들어 일행들을 정지 시켰다. 


말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노만과 헌터 그리고 르네의 말이 가까스로 멈춰 섰다.

그들이 멈춰서자 그들의 뒤를 따라오던 먼지 구름이 그들에게 쏟아졌다. 

아하루가 잠시 먼지 구름이 가라앉기를 기다렸다가 앞쪽을 노려보았다. 


카미야가 얼른 다가오더니 아하루 옆쪽에 붙어서 아하루가 보고 잇는 곳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에 가려서 제대로 보이지 않앗지만 번쩍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카미야가 입술을 앙다물고는 그곳을 하염없이 노려보았다.

"놈들이겠지?"

아하루의 말에 카미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사방을 둘러보며 거리를 가늠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거리는 대략 200m 정도? 조금이라도 늦으면 저들에게 포위될 겁니다."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지금 지친 말들을 갈아타고 남은 말들은 모두 풀어주도록"

아하루의 말에 일행들이 부산하게 움직였다. 


눈에 띄게 지쳐하는 말들은 그 자리에서 내버려 두고 조금이라도 생기가 있는 말들로 옮겨탓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르네가 말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다시한번 뭐라고 중얼거리며 말들을 


쓰다듬어 주었다.

르네의 손에서 희미한 빛이 나더니 르네가 쓰다듬은 말들은 놀랍게도 다시금 원기를 회복해 갔다.

르네의 그런 행동에 노만과 헌터 군나르가 놀랍다는 듯이 르네의 손을 바라보앗다. 


르네는 말들을 쓰다듬어 주기를 마치고 나서 자신을 바라보는 그들에게 생긋 웃어 주었다.

그러자 노만등은 무안한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아하루가 말에 올라타며 말했다.

"무조건 돌파다. 


만일 헤어지더라도 살아남아라 단 한사람이라도 살아 남아서 우리의 복수를 이루자"

아하루의 말에 모두들 결연한 빛을 띄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 가자"

아하루가 다시 한번 말의 박차를 가하자 


아하루가 탄 말이 언제 지쳤냐는 듯이 쏜살같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일행들의 말도 아하루의 뒤를 ?아 같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뒤에 남던 풀려난 말들이 잠시 어리둥절해 하더니 


탄 사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하루 일행들을 뒤쫓아 달려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