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好」의 철학으로

오늘의 쉼터 2011. 7. 2. 20:53

    「好」의 철학으로 인생이란 그렇게 행복한 것도 그렇게 불행한 것도 아니라고 한다. 이 말은 자기 마음먹기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령 쌀통에 쌀이 절반쯤 있는 것을 보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이구 절반이나 비어 있네” 라고 말하지만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아이구 감사해라, 아직도 절반이나 남아 있구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와 같이 같은 사물을 보고도 보기에 따라 긍정도 부정도 될 수 있다. 이것은 단 한 가지, 생각의 차이다. 까분다는 약점은 명랑하다는 장점으로 만들 수 있고, 미련하다는 단점은 끈기 있고 성실하다는 장점으로 만들 수 있고, 구두쇠라는 약점은 근검절약이라는 장점으로 만들 수 있다. 수다스럽다는 약점은 감정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될 수 있고, 무슨 일을 할 때 시간을 질질 끌면 능력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되지만 철저하다는 장점을 만들 수 있고, 시키지도 않는 일을 하면 너무 나선다고 하지만 그걸 솔선수범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자기의 견해를 강력하게 주장하면 옹고집이라고 눈총을 주는 사람도 있지만 초지일관이라고 성원을 보내는 이도 있고, 생각하기에 따라 이렇게 달라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편을 택해야 하는 것일까,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편에 서야 하느냐, 아니면 긍정적으로 보는 편에 서야 하느냐가 문제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세상은 시끄럽다. 그들 눈에는 밝은 면이 아니라, 어두운 면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매사를 잘못으로 단정하다. 그래도 이 세상은 착한 사람이 절대 다수인데도 마치 나쁜 사람만 있는 세상처럼 되어 있다. 모두가 불신이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어떤 잘못이건 「탓」을 잡아야 하고 더구나 그 탓은 나 때문이 아니라 모두 남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려는 그릇된 생각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한다.

     

    이제 우리 모두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세상을 긍정의 눈으로 보는

    긍정적 사고가 필요한 때이다. 오래 전 어느 책에서 읽은 저주에서 축복으로 돌린 일화 한토막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는다. 주인공의 고향은 지리산 자락에 싸인 남원 운봉. 6.25직후 아직도 간간히 공비들의 시달림을 받고 있을 무렵, 서너 살 적의 그가 어느 날 밤, 이름 모를 병으로 고열에 시달리며 사경을 헤매게 된다. 날이 새자 어머니 등에 업혀 50리도 넘는 신작로를 따라 의원이 있는 남원 읍내로 가게 된다. 연재를 올라서자 마침 등 뒤에서 차가 달려온다. 조급한 생각에 길을 막아서는데 그 트럭에는 공비 토벌 차 출동한 경비 대원들이 완전군장으로 탑승하고 있었다. 그중 험상궂은 선임자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내리더니, 사연도 묻지 않고 다짜고짜로, “제기랄, 새벽부터 여편네가 재수 없게끔 길을 막아서다니”하고 불길한 말을 던진다. 전장에 나서는 그들에게 ‘재수 없는 일’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누군가 불안한 심리에서 ‘처치하라’ 소리친다. 일촉즉발의 위기. 이때 젊은 병사가 “잠깐만요, 선임하사님”하고 부르며 황급히 내려선다. 그리고서 오늘 일진을 점쳐보겠다더니, 어머니를 향해 묻는 것이었다. “등에 업힌 아이가 아들이요, 딸이요?” “예, 아들입니다요.” “만세 됐습니다. 여인(女)이 아들(子)을 업으면 그게 무슨 글자가 됩니까?” “좋을 호(好)가 되니 오늘 작전은 성공입니다.” 결국 이들 모자는 그 트럭에 축복을 전하는 사령의 자격으로 편승하여 무사히 읍내까지 갈 수 있었단다. 아마 아이가 딸애였어도 그 병사는 저주를 축복으로 돌리는 기지를 발휘하였으리라

    추측된다. 어머니로부터 그 얘기를 들은 P씨는 세상의 모든 일마다 좋을 호(好)자로 해석하려는 생활철학을 지니게 되었다고 한다. 공자님은 일찍이 “남의 잘못을 탓하는 마음으로 나의 잘못을 준엄하게 비판하고, 내 실책을 용납하는 마음으로 남의 실책을 너그러이 용서하라.”고 말씀하였다. 이제 우리 모두가 마음의 색안경을 벗어야 할 때다. 사회를 정확히 보고 이 시대의 구성원으로서 이 사회에 책임을 다 해야 한다. 시대나 상황에만 책임을 전가시키지 말자. 무책임은 우리 모두의 손실이다. 세상의 모든 일마다 좋을 호(好)로 생각하는 긍정의 눈으로 이 세상을 보는 현명함이 있어야겠다. <시인/수필가 차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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