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시.이쁜글

저녁 / 알베르 샤맹

오늘의 쉼터 2011. 5. 23. 19:45

 


저녁 / 알베르 샤맹


이는 여인의 얼굴같이 부드러운 저녁
엄동설한 앞에 핀 기이한 저녁
박명 위에 떠 있는 황혼의 그윽함은
상처입은 마음 위에 가는 실 되어 내린다.

정신적인 초록빛...핏기 잃은 장미...
멀리 미츠러운 개선문은 윤곽을 잃고
푸른기 도는 서방에 내리는 밤은
아픈 신경에 더없이 부드러운 안식을 뿌려준다.

 

검은 바람과 납빛 안개의 달에
만추의 꽃잎들은 떨어졌고
반음계의 아름다운 하늘 빛깔은 숨이 넘어간다.

옛 향기 감도는 고관 옆을 쫓아
나는 내 손가락에서 매혹적인 꽃 냄새를 들이마신다.
이는 여인의 얼굴같이 부드러운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