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곪는 아이들
요즘 가장 뜨거운 감자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초중고생 전면적 무상급식은 일반 대중에게 인기 있는 정치를 하려는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쓴 소리와 그 세금으로 저소득층의 복지에 더욱 신경 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논쟁거리이다.
나는 무상급식을 처음 뉴스와 신문에서 접했을 때,
나의 기억 한 단막에서 조용히 꿈틀거리는 개미마을의 개미들이 생각났다.
중학교 때까지 나는 서울에서도 꽤 부자동네의 부자학교를 다녔다.
내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는 그날은, 중학교에 갓 입학하여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고,
서로의 조금 큰 듯한 교복이 절로 웃음이 날정도로 우스꽝스럽게 보일 때였다.
갑자기 방송으로 1학년 1반의 학생 5명이 불리어졌다.
아이들이 소곤대기 시작했고,
이내 곧 이름이 불린 5명의 친구들이 개미마을에 사는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우리 마을에는 개미마을이라는 비닐하우스 촌이 있었는데
거기 사는 아이들은 대부분 급식비를 지원 받는 저소득층가정의 아이들이었다.
이름이 불리어진 친구들은 조금 부끄러운 듯 종종걸음을 치며 교무실로 내려갔고,
우리는 새 학기부터 급식비를 지원받는 친구들을 다 알게 되었다.
그 친구들에게 반 아이들과 나는 차별을 두거나 하지 않았지만,
나처럼 모두가 투명하게 쌓여진 ‘동정’이라는 비닐 막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갓 중학교에 입학한 나에게도 그 친구들의 상처받은 마음이 느껴졌었다.
이제와 기억을 되짚으며 친구들을 생각하니,
‘전면적 무상 급식의 취지’가 무엇인지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상처 아닌 상처를 받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보네는 사람들에게 복지 국가의 상징인
스웨덴의 전 수상 잉바르 카를손이 말 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만약 복지의 혜택이 저소득층에게만 돌아간다면,
복지의 혜택을 받지 않은 절대 다수의 계층(서민, 중상층, 부유층)은
복지의 혜택과 질의 수준에 관심을 갖지 않거나, 오히려 그 수준을 낮추려 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야만 복지혜택은 그 수준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즉 가난한 사람에게만 복지의 혜택이 주어진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별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복지의 수준을 낮추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복지 혜택을 받는다면
모두가 자신들의 혜택수준을 위해 더욱 더 관심을 가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주역들인 청소년들을 위해 ‘급식이 전면적이든 부분적이든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봐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포퓰리즘 or 복지국가가 되기 위한 시행착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수필가/ 명일여고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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