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어머니의 사랑

오늘의 쉼터 2011. 5. 9. 14:58

    어머니의 사랑 "어머니는 세상의 모든 것, 어머니는 슬플 때 위안자요, 불행할 때 희망이며, 허약한 순간엔 힘이다. 그리고 어머니는 자비와 관용과 용서의 원천이다." 이 말은 「부러진 날개」에 나오는 칼릴지브란의 글이다. 과연 이 세상에 어머니 보다 고상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어디 있는가.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 존경받는 철학자 안병욱 교수는 그의 수상집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을 통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이다. 사랑 중에서도 으뜸가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어느 날 하느님이 천사에게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가져 오라고 하였다. 천사는 지상에서 내려 와 예쁜 꽃과 갓 난 어린애의 웃음과, 어머니의 사랑을 바구니에 담아 하늘로 올라갔다. 천국을 가는데 긴 세월이 걸렸다. 천사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하느님 앞에 내어 놓았다. 예쁜 꽃은 이미 시들어져서 추하게 되고 말았다. 갓 난 아기는 자라서 천진난만한 웃음이 사라졌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고 한결 같았다. 하느님은 어머니의 사랑을 이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받아 들였다. 이 우화(寓話)는 인생의 깊은 진리를 상징한다. 어머니는 순결과 부드러움과 사랑의 대명사다. 사랑하는 생명을 낳고 사랑으로 생명을 키우고 사랑으로 자기 몸을 불살라 버리는 하느님의 사자(使者)라고 하겠다. 사람의 사랑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식의 죽음도 대신 할 수 있고 자식의 출세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바칠 수 있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어느 어머니의 지극한 정성이 사형수였던 아들을 무기수에서 20여년 만에 가석방시켜 세상의 빛을 보게 한 '사형수 살린 모정(母情)이야기는 우리를 숙연하게 한다. 화제의 주인공은 살인 강도죄로 20년간을 복역하다 출소하여 지금은 불교에 귀의하여 법사로 새 삶을 살고 있는 梁모씨. 그는 75년 12월, 경남 진주에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변심한 애인을 찾아 갔다가 방에서 자고 있던 가정부를 애인으로 잘못 알고 살해, 사형선고를 받고 대구교도소에 수감됐다. 당시 72세의 어머니는 11남매 중 막내인 梁씨를 위해 교도소 옆에 단칸방을 얻어 놓고 2년 반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면회를 다녔다. 어머니는 '내 자식이 냉방에서 자는데 내가 따뜻한 방에서 잘 수 있겠느냐'며 엄동설한에도 군불 한 번 지피지 않고 아들의 업보를 함께 짊어져 나갔다. 또 '아들을 사형수로 잘못 키운 어미도 공범'이라며 속죄의 심정으로 매일 아침 교도소 주변을 청소하고 동네 오물청소, 초상집에 찾아가 염습해주기 등 아들의 죄가 씻겨 지는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어머니의 정성은 한 스님의 귀에도 들렀다. '재소자의 대부'로 널리 알려진 朴三中 스님은 당시 포교사로 대구 교도소를 드나들고 있었다. 스님에게 어머니는 "내 아들이 형 집행 당하믄 화장해서 뼈에 밥풀과 꿀을 발라 까막까치 밥으로 뿌릴끼요. 그카믄 짐승이 뼈를 먹게 되니 죄도 씻어 질끼고, 나도 공범 됐으니 따라 죽어서 똑같이 할끼라"고 말한다. 스님은 그길로 각계 인사 5천명의 서명을 받아 梁씨에 대한 형을 집행하면 어머니도 따라서 죽게 돼 결국 두 사람을 죽이는 꼴이 되니 梁씨의 사형집행을 노모가 돌아가신 후로 연기해 줄 것을 청원하는 탄원서를 들고 당시 법무부 장관(李선중)을 찾아갔다. 梁씨 어머니의 눈물겨운 정성에 팔순 노모를 둔 李장관도 눈물을 훔쳤고 당시 朴정희 대통령도 노모의 지극한 자식 사랑에 감동해 78년 성탄 특사에서 梁씨를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감형조치 했다. 梁씨의 비화는 그후 朴三中 스님에 의해 책으로 출판되었고 당시 MBC 인기 라디오 프로 법창야화(法窓夜話)에 「母情佛心」이라는 제목으로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아들의 사형집행을 간신히 돌려놓게 된 어머니는 고향인 진주로 돌아가지만 그의 자식 사랑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대구에서 마산으로 또 대전으로 아들이 갇힌 곳이면 어디든 면회를 다녔다. 그러던 어머니는 17년간 창살 없는 감옥 생활 끝에 92년 4월,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이 즐겨 쓰던 선글라스와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을 손에 꼭 쥐고 '내 죽거든 뼈에 꿀을 발라 까막까치 밥으로 뿌려 달라'는 유언과 함께. 어머니의 간곡한 정성에 감동한 사형수 梁씨는 감형 후 불교에 귀의해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났다. 그는 피해자의 명복을 위해 금강경 독송으로 참회하는 삶속에서 교도소 내 모범수로 활판인쇄 기능사 2급 자격증도 땄고, 불교 통신대학 과정을 마쳐 포교사 자격도 취득했다. 또한 틈틈이 갈고 닭은 서예실력으로 93년과 94년 경남 서예대전과 미술대전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梁씨가 가석방이 결정되던 95년 말 梁씨의 꿈 이야기는 우리의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 아침에 갑작스레 교도소장으로부터 양씨의 석방건의서가 법무부에 상신됐다는 얘기를 들은 전날 밤 꿈에 나타나신 어머니는 「00야, 니 서류가 다 됐다. 나는 이제 갈란다. 잘 있그래이」하면서 떠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저승에서도 아들이 머무는 교도소를 떠돌고 계셨던 모양이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처럼 한 여인으로서의 모습은 약하고 가련하게 보일지라도 어머니의 모습은 참으로 강하고 위대하다. 결국 한 어머니의 헌신적인 모성애는 사형수 아들을 살리고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나게 하였다. 자식들에 있어 아버지는 의지의 표상이라면 어머니는 정서적인 표상이다. 어머니의 가슴에는 늘 자식을 위한 정성스러운 기도가 있다. 그러므로 어머니는 존재의 근거이고 마음의 고향이다. 그래서 '어버이날'이 생기기 전에는 '어머니의 날'만을 정해서 자녀들이 온 정성을 다해 어머니의 하루를 즐겁게 해 드렸는지도 모른다. 가정이라는 보금자리의 중심이 되는 이가 어머니이다. 우리는 저마다 가슴에 사랑의 샘터를 파자. 그리고 어머니가 물려준 사랑의 나무를 우리 마음의 밭에 깊이 심어보자. 어버이 날을 앞두고 우리들의 모든 어머니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어머니 여러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시인/수필가 차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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