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시청역 그 사람
글 : 천인향 / 최 문경
가을바람이 차갑게 불던 그날 약속 시간에 늦어 허겁지겁 지하철 안으로 들어가
2호선을 타기위해 계단을 뛰어내려 갔다 전철은 오지 않고 시간은 늦어지고 불안한 마음에
자리를 옮기려 하는데 왠 남자가 내 앞을 가로 막아섰다
그를 피하려고 움직이면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난 불편은 마음을 그대로 얼굴에 담고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미안하다며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피해서 자리를 옮겼다
들어오는 전철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다 타고 의자에 앉았는데 내 옆에 조금 전 그 남자가 앉아 눈인사를 한다
어색하게 고개를 살짝 숙이듯 인사를 하고 시계를 들여다보니 약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안절부절 못하는데 남자가 내게 캔 커피를 내밀었다
놀란 눈으로 남자를 쳐다보자 남자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머뭇거리는 내 손에 캔 커피를 따서 쥐어주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따진 커피를 조심스레 한 모금 마시고 나니
초조함이 조금은 가라앉는 듯 해 남자에게 고맙다는 눈인사를 했다
천천히 걸어오는 말에 듣기만 하다 내리는 정류장이어서 일어서니 남자도 따라 일어섰다
그리고 함께 전철 입구를 빠져 나온 남자는 자신의 명함을 주었다
약속 시간에 급했던 난 명함만 받고 바쁘게 그곳을 빠져 나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서 늦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미 저녁 식사가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늦었다며 한 마디씩 하며 어서 앉으라고 했다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마치고 헤어져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바람에 은행잎이 날리며 은행잎 비를 내렸다
그 모습이 너무 이뻐 하늘에 시선을 두고 취해 있는데 누군가 날 부딪히고 있었다
“아야”
“죄송합니다”
“뭐에요? 조심해야죠”
“죄송합니다”
서로 고개를 들고 보는 순간 어 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시청에서 엇갈렸던 그 남자였다
“안다쳤어요?”
“네”
“차를 탈려고 하다가...”
“차 놓쳤겠네요?”
“괜찮아요. 또 올테니까요. 집에 가세요?”
“네”
“두 번씩이나 제가 실수를 했네요. 괜찮으시면 차 한 잔 할까요?”
“시간이....”
“참 미안해요. 시간이 이렇게 된줄 몰랐어요. 그럼 내일 퇴근후 어떠세요?”
“내일이요?”
“사무실이 어디에요? 시청쪽에 있나요?”
“네...”
남자는 시간과 장소를 정했고 난 그 만남에 허락을 하고 있었다
다음날 퇴근 후 어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약속 장소에 도착을 했는데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자리에서 기다려도 남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30분을 기다리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오려고 하는데 남자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나올 수가 없어 다시 자리에 앉아
왜 늦었는지를 들었다
식사에 맥주를 주문해서 가볍게 한잔씩 마시며 직장에 대한 얘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자는 자리를 옮겨 다시 술 한 잔을 하자는 제의를 했고 나쁜 느낌이 아니라 자리를 옮겨
술을 한 잔 더 하기 위해 종로로 움직였다
피맛골의 허름한 술집으로 안내하며 괜찮겠냐고 계속 물었고 세련된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괜찮다고 했다
가볍게 한 잔 더 하자고 했던 처음 말과는 다르게 둘 다 취기가 많이 오르고 있었다
밖에는 가을비가 내리며 술잔을 더 비우게 만들었고 몇 년을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가벼운
터치와 스킨쉽을 하며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웃었다
순간 남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지금까지 먹을 것을 계산하고는 취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내 손을 잡고 밖으로 나왔고 비가 두사람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어딘지도 모르고 무작정 뛰어야 했고 걸음이 멈춰선 곳은 근처 모텔이었고
난 남자를 보고 손을 빼려고 했지만 너무나 세게 잡고 있어서 뺄수가 없었다
아무리 손을 남자의 손에서 뺄려고 하면 할수록 남자의 손은 더 힘이 들어갔다
남자의 손에 이끌려 모텔 안으로 들어가게 된 난 술이 확 깨었고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남자는 망설임도 없이 옷을 벗어버리더니 구석에서 떨고 있는 내 앞으로 다가섰다
“이러지마요”
얼굴을 무릎에 묻고 바르르 떨고 있는 내게 남자의 목소리는 너무도 조금전과는 달랐다
“절 때려주세요. 여기요. 이 허리띠로 절 사정없이 때려주세요. 부탁합니다”
“네?”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당신의 사랑을 받고 싶어요.
그러니 날 이 허리띠로 때려줘요”
남자의 손에 있던 허리띠가 내 손에 쥐어줬고 난 그걸 손에 쥐고 어떤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남자는 계속해서 내게 자신을 때려 달라고 애원했고 난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의 몸을 향해
허리띠를 날렸다
허리띠는 남자의 몸을 감았다 풀었고 빨갛게 줄이 생겼는데 남자는 더 세게 때려달라며
행복하다고 소리를 질렀다
아플까 살살 때리면 세게 때려달라고 애원했고 힘껏 때리면 남자는 감사하다며 행복하다고
눈물을 흘렸다
두려웠다
이것이 대체 뭔지 왜 이 남자는 맞으면서 이렇게 행복해 하는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내 온 몸을 감싸 돌았다
한참을 그렇게 때리다 내가 허리띠를 내려놓자 남자는 내 다리를 잡고 감사하다며
행복한 얼굴로 눈물을 흘렸다
난 그런 남자의 모습에 겁에 질려 떨었고 남자는 진정이 되는지 옷을 다시 다 입고는
날 침대에 앉히고는 무릎을 굻고 앉았다
“고마워요. 많이 놀랬죠?”
물을 한 컵 내밀어 조심스레 한 모금 마시고 나니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괜찮아요? 맞은데....”
“네... 윤희씨를 너무 놀라게 한 것 같아 죄송하네요...”
잠시 어떤 말도 없이 우린 정막이 흘렀고 내가 침대에서 일어서자
남자는 와락 날 끌어안고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날 버리지 말아요. 당신을 처음 봤을 때부터 사랑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알게 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술이 조금 취해서 그만 날 통제할 수가 없었어요.
다시 또 만나 준다고 말해줘요. 당신이 너무 좋아요. 날 버리지 말아요...”
“형준씨 그만 놔줘요. 숨이 막혀요”
조심스레 풀어주는 남자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난 방을 빠져나왔다
너무 무서워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떨어야 했다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매를 맞으며 행복하다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무서움에 떨며 그렇게 그 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는데 남자가 기다리고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일주일의 시간이 지났고 아무런 일이 없어 편하게 퇴근을 하는데
누군가 앞을 막아서서 보니 그 사람이었다
놀라는 내 모습을 보고 두 눈을 잠시 감더니 얘기를 하자고 했다
모른척 돌아서는 사람을 붙잡고 다시 그는 모텔로 데리고 갔다
모텔로 들어선 남자는 지난번하고 다르게 공손한 자세로 앉아 날 설득시키려 했다
성 문화가 양지보단 음지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보니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말을 들어 달라고 했다
강제로 이렇게 모텔로 데리고 온 그 자체만으로도 용서 할 수 없다는 말에 남자는
자신의 얘기라도 일단 들어 달라고 애원했다
너무나 완강한 태도에 난 남자의 얘기를 들어주기로 하고 의자에 앉아 음료수를
입안에 한 모금 넣고는 넘기고 있었다
예전에 여자 친구랑 잠자리를 하다가 장난스럽게 여자 친구가 때린 게 짜릿함을 느껴
점점 조금씩 강도를 높이다 보니 이제는 정상적인 성 관계는 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고통을 통해 느끼는 희열을 이해 못 할꺼라며 남자는 고개를 숙였다
“도대체 왜죠? 이해할 려고 해도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Masochist (매조키스트)라고 고통을 받으며 즐기는 사람이에요. 생소하죠?
처음에 나도 미친 거 아닌 가 했어요.
그런데 이런 게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Sadist(새디스트)라고 고통을 주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어요.
그러니 때리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과 맞으며 느끼는 사람이 있는 거죠.
이런 사람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아서 그렇지 상당수 있어요”
“말도 안돼요”
“다들 처음엔 그렇게 반응해요. 하지만 윤희씨 이것도 하나의 성에 한 형태에요”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윤희씨도 이해를 못해주시는 건가요? 아니 이해 안해줘도 괜찮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 날 봐줄수는 없나요?”
“보내줘요. 집에 가고 싶어요”
“사랑해요 윤희씨”
“네?”
“당신을 사랑해요. 그래서 당신에게 사랑 받고 싶어요...”
“무슨 소리에요?”
“당신에게 맞고 싶어요. 날...”
“싫어요.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요”
나가는 날 잡는 남자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난 있는 힘을 다해 남자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내고 경멸하는 눈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눈을 감고 나가는 날 쳐다보지 않고 뒤 돌아서고 있었다
거리로 나온 난 한참을 그렇게 걷다가 작은 주점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생맥주 한 잔을 시켜 단숨에 마셔버렸다
자신의 몸을 학대하며 즐기는 사람을 처음 봐서 놀라기도 했지만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마시다보니 만취 상태였고 겨우 몸을 가누며 나오는데 낯선 여자가 내 팔을 잡아 주며
가벼운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취한 상태에서 고맙다는 뜻을 담아 인사를 하고 그녀에게 의지에 주점을 나섰다
택시를 잡아 뒷자리에 태우더니 걱정이 되어 그런지 그녀도 함께 택시에 탔다
그걸 확인하고 난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고 한참을 자다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나 보니 누구네 집인지 모르는데 그 집 침대에 누워 있었다
놀래서 벌떡 일어나 나가려고 하는데 방문이 열리며 여자가 들어왔다
“깼어요?”
“네... 그런데 여기가 어딘지...”
“내가 사는 집이에요.
어제 술이 너무 취해서 집이 어딘지 알 수가 없어 그냥 여기로 데리고 왔어요.
아니면 길에 쓰러질 것 같아서요. 이거 마셔요. 꿀물이에요”
“감사합니다”
“속 괜찮아요? 해장국 끊여 놨는데 나가서 먹어요”
“아니요. 그만 집에 가 볼게요. 감사했습니다”
“일부러 밥 했는데 섭섭하네요”
“네?”
“조금만 먹고 가요. 속 많이 아프잖아요”
“죄송해서...”
여자의 손에 이끌려 방에서 나가 식탁에 앉으니 북어국이 끊여져 있었다
어제 많이 마셨는지 속이 아파서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 떠서 마시니
세상이 다 내것인듯 편해져 오기 시작했다
밥을 몇 숟가락 떠서 먹으며 여자에게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했고
여자는 괜찮다며 이것저것 반찬들을 챙겨 주었다
다 먹고 일어서는데 아쉬운 듯 여자는 연락처를 주며 놀러 오라고 했다
집에 들어가 샤워를 하려고 욕실로 들어갔는데 몸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거울을 통해 보인 모습에 놀라 자세히 보니 그건 누군가에게 빨린 자국이었다
남녀가 사랑을 나누다 너무 심하게 생기는 걸로 알고 있는 자국이 온 몸 여기저기 나 있는 걸
보고 난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도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눈을 뜬 곳은 여자의 집이었고 그 여자가 차려준 밥까지 먹고 나왔는데 대체 이 자국은 뭔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급히 샤워를 마치고 나와 옷을 갈아입고 거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다른 사람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출근을 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하루 종일 실수가 많았다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모르게 보내고 어제 갔던 주점을 찾아 가니 여자가 있었다
미소를 머금고 있는 여자를 보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며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했지만
한걸음씩 다가섰다
올 줄 알았다며 구석자리로 데리고 가서 날 찬찬히 쳐다봤다
뭐라고 해야 하는데 내 몸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물어봐야 하는데 도저히 입을 열수가 없어
눈을 감고 있으니 언제 왔는데 옆자리에 와서 손을 잡았다
눈을 뜨고 여자를 보니 여자는 사랑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날 잡더니 자리에 앉히고는 아주 무서운 눈으로 변해 있었다
여자의 눈빛에 놀라 두려움이 밀려들었고 어떤 행동도 할 수가 없었다
여자는 내 손을 잡고 주점을 나와 택시를 타고 간 곳은 아침에 눈을 떴던 여자의 집이였다
문을 열고 들어간 여자는 아까와는 또 다른 눈빛으로 내 앞에 다가서고 있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 앞에 선 여자는 살포시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안았다
밀쳐내지도 못하고 마네킹처럼 서 있자 여자는 고개를 들더니
내 얼굴 가까이로 다가와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놀라 피하자 손으로 머리를 잡더니 입술을 덮치더니 입안으로 혀가 들어왔다
기절할 듯 놀라 뒤로 물러나는 날 꼼작도 못하게 벽에 기대고 입속에 혀가 들어와 유린했다
여자에게서 풀려난 후 그 자리에 주저앉자 여자는 옆에 와서 앉으며 볼에 뽀뽀를 하며
사랑스럽다고 했다
지금 이 상황을 받아 드릴수가 없는데 여자의 손은 내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내고
가슴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그런 여자를 그냥 초점도 없이 바라보다 눈을 감아버렸다
저항할 힘이 하나도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아 그냥 그렇게 앉아 여자가 하는 대로 있었다
단추가 다 풀리고 나자 여자의 손길은 아주 부드럽게 가슴을 만지며 내 목에 입술을 가져와
가볍게 입맞춤 하더니 혀로 햟기 시작했다
이건 아니야 도대체 이게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머릿속을 여자는 없애기라도 하듯
가슴에 입을 가져가 젖꼭지를 입안에 넣고 혀로 돌리며 빨기 시작했다
두렵고 무서움에 몸을 떨자 여자는 행동을 멈추고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방으로 데리고 가서 옷을 하나씩 벗겨 내는데 무서움에 저항도 없이
알몸이 되어 여자 앞에 섰다
몸을 감상하며 여자는 이리저리 돌려가며 흐뭇하게 웃었다
지금 이 상태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우는데 여자가 침대에 몸을 눕혔다
눕혀진 몸은 여자의 소유물 이었다
그대로 밀고 들어오는 혀를 난 거부하지도 못하고 받아야 했고 귀와 목을 타고 내려가는
혀 끝에 아슬아슬한 느낌도 고스란히 받아야 했으니까...
혀가 젖꼭지에 머물러 있자 여자의 손은 배를 타고 내려고 허벅지 안쪽을 서서히 침범하며
두 다리를 벌리고 있었다
두 눈을 감고 침대 시트를 양쪽에 꼭 쥐며 난 바들바들 떨어야했다
몸의 떨림을 느꼈는지 여자는 순간 멈추더니 날 일어나게 해서 자신의 옷을 벗기라고 했다
떨리는 손으로 여자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자 여자는 눈을 감고 조금씩 흥분을 했다
팬티마저 벗기고 나자 여자는 거칠게 날 침대에 눕히더니 남자가 여자를 강제로 강간이라도 하듯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몸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점점 아래로 내려오더니 끝내 여자는 다리를 양쪽으로 활짝 벌리게 하고는 입을 가져가
아무도 침범하지 않은 내 은밀한 곳을 찾아 부드럽게 혀를 가지고 유린했다
하지 말라는 말도 도망치지도 못하고 그렇게 여자가 하는 대로 당해야 했다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서 여자는 내게 자신이 했던 것처럼 하라고 했다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여자는 빨리 하라고 소리를 지르며 독촉을 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대로 있자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몇 대를 맞고 나니 눈앞에 별이 보이는 듯 했고 여자의 말에 따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들바들 떨며 여자가 했던 것처럼 하는데 긴장이 되어 그런지 입안에 침이 마르고 힘이 들어
쩔쩔 매자 그것도 즐기는지 간간히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했는지 배까지 내려는 왔는데 도저히 다리 속으로는 들어가질 못하고 있는데
여자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무서운 눈으로 빨리 하지 않으면 맞는다고 협박을 했다
조금 전의 기억이 되살아나 눈을 감고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은밀한 곳에 입을 가져갔다
시큼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비유가 상해 입을 댈 수가 없었다
망설이자 여자의 독촉이 들렸고 어렵게 입을 가져가 혀를 대는 순간 구역질이 나왔다
구역질을 하는 걸 보더니 여자는 어디서 가져 왔는지 채찍을 가지고 와서 때렸다
몇 대 맞고 난 다시 여자가 원하는 것을 해야만 했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여자는 내게 다가와 입을 맞추며 잘했다고 했다
두려움은 이미 공포로 변했고 빨리 이곳을 빠져 나가고 싶었다
온 몸에 생긴 흔적을 물어보러 왔다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난 내가 무서웠다
여자는 알몸으로 집안을 돌아다니며 쥬스를 마시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며 전화 통화를 했다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앉아 있는데 여자는 내게 다가와 다시
내 은밀한 부분을 만지려 손이 들어오고 있었다
몸을 움츠리자 여자의 손은 내 뺨과 등을 때리기 시작했다
또다시 난 여자에 의해 내 온 몸이 유린당했고 이번엔 이상한 기구를 가지고 와서
내 몸 안으로 집어넣고 반응을 보며 웃었다
힘없이 쓰러진 내게 다시 자신의 욕정을 채우려 지시했고 모든 삶을 포기라도 한 것처럼
난 여자의 욕정을 채워갔다
여자가 잠들어 있는 틈을 타서 조심스럽게 그 집에서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방문을 잠그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입을 틀어막고 울었다
태어나 처음 겪는 일이라 무섭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았다
밥도 먹을 수 없었고 잠도 잘 수가 없었다
며칠째 출근도 하지 못하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가지 않자 엄마가 강제로 날 밖으로
끄집어내어 무슨 일인지 추긍했다
말을 꺼낼 수 없어 그저 입만 다물고 눈을 감고 있자 엄마는 답답해하시며 밥이라도 먹으라고
했지만 난 그마저도 할 수가 없었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자 엄마의 한숨과 함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방문에 기대어 눈을 감자 그날의 그 악몽이 다시 되살아나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 떨었다
날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소리를 지르자 끝내 가족들은 강제로 병원에 데리고 갔다
의사 앞에서도 난 입을 다물고 침묵을 지켰다
그렇게 가족들은 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런 가족들의 노력을
모른척하며 내 자신 속으로 자꾸만 가두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도 쉽게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혼자 방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오랜만에 친구가 찾아와 밖으로 나가자고 해서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
커피를 손에 들고 공원 벤취에 앉아 따스한 봄볕을 쬐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바람에 전해져 오는 봄 냄새를 맡을 수가 있었다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커피 맛이 깊게 느껴졌다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꺼야?”
“응?”
“뭔지 모르지만 이제 그만 예전의 너로 돌아와”
“....”
“윤희야? 말을 해봐. 알아야 널 도와 줄 수 있잖아”
“아무 일 없어...”
“그런데 이렇게 오래도록 이러는 건 이해가 안가잖아. 대체 뭐야?”
“그만 가. 들어가서 쉬고 싶어”
“윤희야...”
친구를 뒤로 하고 공원을 빠져 나오는데 낯선 남자가 앞을 가로막았다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꼼작도 하지 못하고 남자가 멀어져 갈 때까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서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다시 방문을 잠그고 침대 이불속으로 들어가 저녁도 먹으러 나오지 않자
엄마의 걱정스런 한 숨이 문 밖에서 들려왔다
밤을 꼬박 새우고 이른 아침에 방문을 열고 나와 커피를 끊여 마시고 있자
엄마가 아침 준비를 하러 나오셔 내 모습을 보시고는 가슴 아픈 한 숨을 쉬셨다
그런 엄마의 모습에 자신을 다시 찾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며 방으로 들어가 어둡게 치고 있던
커튼을 활짝 열고 봄기운이 들어오게 창문을 열었다
언제 이렇게 날씨가 따뜻해졌는지 온 몸에 전해지는 바람이 좋았다
그렇게 다시 일상의 생활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고 건강상 휴직을 했던 회사도
다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직장 동료들이 오랜만이라며 반갑게 맞아 주었고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듯 해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바쁜 일상 속으로 들어가니 그동안의 일들은 조금씩 잊어가는것 같았다
그러나 그건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 2호선 시청역에서 전철을 탔는데 뭔가 잘못본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건 잘못본게 아니라 진짜였다
“오랜만이에요 윤희씨”
“네...”
“어디 가세요?”
“네...”
“많이 보고 싶었는데 ... 어떻게 지냈어요?”
“....”
“나랑 말하기 싫어요? 그러지 말고 나랑 잠깐 얘기해요”
“아니요. 바빠요”
“잠깐만 잠깐만이면 되는데 ...”
사람들 속을 비집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 나오는데 남자의 걸음에 팔을 잡혔다
이미 난 두려움에 온 몸을 떨고 있었고 남자는 사냥감을 잡은 성난 호랑이처럼 날 쳐다봤다
그 눈빛에 이미 내 몸은 남자의 것이였다
다음날 신문과 텔레비전 인터넷등 모든 정보 매체에선 잔인한 사진 한 장과 함께
살인 사건에 대한 소식으로 시끄러웠다
사람들마다 뉴스를 봤냐며 어쩜 그렇게 잔인하게 사람을 죽일 수 있냐며 떠들었다
사무실에서도 살인 사건 얘기로 아침부터 시끄러웠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그런 것에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조금은 짜증이 날 정도였다
하루 종일 들어서인지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저녁 마감 뉴스까지 그 사건에 대한 얘기가 첫 번째 기사라는 것에 짜증이 나서
텔레비전을 끄고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지 이틀 후 아침 일찍 경찰이 날 찾아왔다
영문도 모른 체 경찰들과 함께 경찰서로 가야했고 그런 날 보며 가족들이 무슨 일인지
물으면 막았지만 그들은 가족들을 뒤로 하고 날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시끄러운 형사계에 도착한 난 왜 이곳에 와야 하는지 몰라 그들을 빤히 쳐다봤다
“김 윤희씨 맞죠?”
“네”
“여기 왜 왔는지 알죠?”
“아니요. 내가 여기 왜 와야 하는 거죠?”
“정말 몰라서 물어요?”
“네”
“박 형준씨 알죠?”
“네. 그런데요?”
“당신이 그 사람을 살해 했잖아?”
“뭐요? 내가? 아니요. 난 그런 적 없어요”
“살인 현장에서 당신 지문이 여기저기 나왔는데 왜 거짓말을 해”
“무슨 소리에요?”
“이틀 전 박 형준과 파라다이스라는 모텔에 갔었잖아”
“모텔.... 아니야 난 안갈려고 했어. 그 사람이 날 강제로 데리고 간거야...”
“김 윤희씨 왜 이래요?”
“난 안가려고 했어. 그 남자가 날 강제로 데리고 간거야”
“모텔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말해봐요”
“무서워. 난 시키는 대로 했어. 너무 무서워서 시키는 대로 했어”
“뭘 시켰죠?”
“아저씨 나 보내줘요. 나 집에 갈래요. 시키는 대로 할 테니까 집에 보내줘요”
“알았어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을 하면 보내줄게요. 자 말해봐요.
모텔에서 박 형준이 뭘 시켰는지 말해봐요”
“하하하.... 때리라고 했어. 자기를 마구마구 때려 달라고 했어....”
“때려? 때려 달라고 했다구요”
“네. 아저씨 난 때려 달라고 해서 때려준 거 밖에 없어요. 그러니 얼른 집에 보내줘요”
“이 여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모르겠어. 때려 달라고 해서 때렸다고 하니....”
“뭐야?”
“파라다이스 모텔 사건 용의자야”
“피 범벅이 되어 죽은 사건 말야”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무슨 소린지 모르겠어”
“뭐라고 하는데?”
“남자가 때려 달라고 해서 때렸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네”
“이것들 변태 아냐. 맞으면서 흥분하고 희열을 느낀다는 인간들이 있다고 하더니
죽은 놈이 그런 거 아니야? 그런데 여자는 왜 저러고 있어?”
“처음엔 괜찮았는데 남자하고 모텔에서 뭐했냐구 하니까 이상하게 변하네.
대체 뭐하는 인간들인지...”
“미친것들 내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전문가에게 문의해봐. 저 여자 정신 감정도 하고”
형사과에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날 무슨 구경거리라도 된듯 다들 와서 한번씩 보고 갔고
가족들이 달려와 형사에게 무슨 일인지 물었을 때 난 이미 유치장에 들어가 있었다
살인을 했다는 말에 가족들은 말도 안된다면 면회를 요구했고 형사는 지금은 할 수가 없다고
가족들을 모두 돌려보냈다
차가운 유치장에 들어가 앉아 난 비실비실 웃으며 다시 불러줄때까지 멍하니 앉아 있었다
형사들은 증거들을 정리하고 전문가를 요청해 날 유치장에서 불러냈다
전문가는 계속해서 질문을 했고 난 무슨 말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묻는 말에 열심히 답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얘기하고 다시 유치장에 들어갔고 오후 늦게 가족들을 만날 수가 있었다
엄마는 날 붙잡고 무슨 일이냐며 눈물을 흘렸고 가족 모두 믿어지지 않는다며 한 숨만 쉬고 있었다
살인 사건의 범인이 되어버린 딸을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며 가슴을 까맣게 태우며 잠도 자지 못하고 밥도 먹지 못하고 걱정을 했다
범인이 잡혔다며 다시 연일 떠들어 대며 내 얼굴이 전국에 알려졌다
그 뿐만 아니라 성 이탈자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누군가 면회를 왔다며 날 불렀다
가족들이면 안만나고 싶다고 하자 아니라며 꼭 만나고 싶다고 한다는 말에 나갔다
면회를 온 사람을 보고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머리를 감싸고 바들바들 떨자
형사는 무슨 일이냐며 날 일으켜 세웠다
면회를 온 사람은 다름아닌 그 여자였다
날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유린했던 그 여자 사람들 속에 머물지 못하게 했던
그 무서운 여자였다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보더니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
여자가 면회실을 나가고 의자에 앉자 형사는 누군지 물었고 난 두려움에 소리를 질렀다
다음날 정신과 의사가 면회실에 와 내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입을 열지 못하는 내게 정신과 의사는 돕고 싶으니 편하게 말하라고 했다
남자를 처음 만났던 날과 그 남자에 의해 강제로 모텔에 끌려가 남자를 때렸던 일
그리고 술에 취해 여자에게 유린 당한 것들을 얘기했다
정신과 의사는 아무런 답도 하지 못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 뜨더니
내게 다가와 품안으로 끌어 안았다
두려움에 떠는 길 잃은 강아지인듯 포근히 안아주었다
그날 남자가 날 다시 잡아 모텔로 데려가 사랑해달라고 애원했다
내 손에 자신의 허리띠를 쥐어 주었고 그것을 남자를 향해 날렸다
알몸인 남자의 몸은 금방 허리띠 자국으로 빨갛게 되었고
남자의 비명은 흥분의 절정인 함성으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자가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잠든 내게 했던 그 일과 찾아갔다 강제로 끌려가 맞으며
여자의 몸을 흥분 시켜야 했던 것들이 일순간 내 머릿속에 들어오며 참을 수가 없었다
내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얼마나 남자를 때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온 몸에 피가 튀었고 신음 소리도 들리지 않는 남자를 계속해서 때렸으니까...
남자가 미동도 하지 않는 걸 보고 난 남자의 허리띠를 남자의 목에 매고 침대 다리에 돌린다음
힘껏 잡아 당겼다
남자는 발버둥을 쳤고 난 눈을 감아버리고 더 세게 허리띠를 잡아 당겼다
버티는 힘이 없어 눈을 떠보자 남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죽은 남자를 확인하고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했다
드라이어로 머리를 다 말린 후 옷을 입고 모텔를 빠져나왔다
의사의 진술이 참작이 되어 지금 난 공기 좋은 강원도 정신병원에서 편하게 산책할 수 있게 되었고 밤이면 의사와 함께 채찍 놀이를 하며 놀고 있다
사랑을 해달라는 말에 난 오늘 밤도 채찍을 사용할 것이다
자유를 준 의사를 위해....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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