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벚꽃들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쉼터 2011. 4. 25. 21:22

 

 

 

    벚꽃들을 바라보면서 일본에는 벚나무의 종류가 200종이나 되고, 요시노산에는 약 3만 그루의 벚나무들이 자라고 있다고 한다. 벚꽃이 일본산이라고 해서 별로 안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벚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벚꽃이 피었다면 그것은 우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삼일공고 정문 앞에는 벚꽃들이 만발한 동산이 있다. 그곳을 지나갈 때마다 디지털 카메라로 근사한 사진을 몇 장 찍어두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벚꽃들이 조화를 이루며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아-”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오곤 한다. 수원의 화홍문과 활터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그 벚꽃의 축제 속에 파묻혀 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작은 행복을 카메라에 담아간다. 벚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저절로 행복한 마음이 생긴다. 어떤 욕망도 이해타산도 잡다한 생각들도 없이 그저 벚꽃들이 아름답다는 생각하나로 뇌가 채워진다. 단순하지만 곱디고운 감정이 담겨진 알 수 없는 행복감에 절로 웃음이 배어나온다. 그 나뭇가지들을 잘라서 화병에 넣고 오래도록 벚꽃들을 보면서 감상을 하면 그 행복이 좀 더 길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그것은 벚꽃들을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것이지, 실제로 가지를 잘라서 그 벚나무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고 싶지는 않다. 그냥 그 벚꽃들이 바람에 날려 모두 떨어질 때까지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만족하리라 마음을 먹었다. 빠른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가면 내년에도 그 벚꽃들은 어김없이 화사한 자태를 드러내며 아름다운 미소로 손짓을 하게 될 것이고, 나는 그 때도 동일한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길가에 서서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을 게다.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벚꽃들을 처음 보는 순진한 소년처럼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신기한 눈빛으로 그것들의 모양과 색깔과 향을 맛보면서. <소설가/ 목회학 박사 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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