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는 마음
며칠 전에 중국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 제자가
인사차 교목실을 찾아왔다.
그는 학창시절에 가정형편은 좀 어려웠지만,
착하고 성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제자였다.
나는 그 제자와 함께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런데 그는 중국을 이끌어가는 학자들로부터 2025년이 되면
한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주도권을 쥐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도 해도,
어쨌든 기분이 좋고 뭔가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30년 전후로 세계 경제규모는 1위가 중국이고,
2위는 인도이며, 3위가 미국이고
4위가 일본이 될 것이라고 주장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다섯 손가락 안에도 못 들어가는데,
세계경제의 중심축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은
그 만큼 큰 가능성이 한국경제에 있다는 말로 해석을 해보았다.
이제는 “노세! 노세! 젊어 노세!”가 아니라 미래의 성공을 위하여
젊은이들이 중국어와 영어 혹은 일어 같은 외국어들을 열심히 공부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준비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돌이켜보면 20대에 원대한 목표를 갖고 시간을 아껴가면서
보다 열정적으로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것이 늘 아쉽기만 하다.
아직 인생의 주사위가 던져지지 않은 틴에이저들을 보면,
그들에게 더 늦기 전에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호소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많은 젊은이들이 밤새도록 게임과 채팅을 하거나
혹은 술에 만취해서 황금보다 귀한 시간들을 헛되게 낭비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고 씁쓸해진다.
미래가 없는 어두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생겨서 그렇다.
젊은이가 아닌 장년이나 노년의 인생이라고 해도 내년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후손들을 위하여 스피노자처럼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는
마음으로 산다면 부끄럽지 않은 행복한 삶을 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소설가 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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