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오늘의 쉼터 2010. 5. 19. 11:31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 어제 저녁 무렵에 서울로 올라 왔다. 내 가족이 사는 송파구 잠실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섰더니만 정원수와 꽃나무들이 즐비했다. 시골에서는 보기 힘든 수려한 수목과 화려하게 핀 꽃들의 잔치마당. 눈길이 가는 것은 수수꽃다리와 황매화. 최근 시골집 텃밭에 수수꽃다리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보라빛깔로 몽올몽올하게 피었다. 노란색 매화도 자잘한 꽃망울의 자태를 비시시 뽐내기 시작했다. 늙어서야 고향으로 돌아 와 새집을 지은 숙부네의 화단에서 곁뿌리를 잘라 온 수수꽃다리. 야랫집(아랫집의 사투리) 담장 아래에서 한 뿌리 잘라 온 황매화. 이들 작은 묘목이 몇 년 동안 텃밭에서 뿌리내리며 자라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기에 애정이 더 간다. 내가 가꾼 것이기에 정이 더 간다. 좋은 樹木과 花木을 돈 주고 대량으로 사서 심는다면야 멋진 정원이 쉽게, 금새 꾸며지겠지만,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를 손수 캐고 이웃한테서 얻어서 치성으로 키우고 싶다. 그 성장이 비록 마디고 더딜지언정 손때를 묻혀서 개체수를 시나브로 늘여나가고 싶다. 작고, 적고, 보잘 것 없어도 나한테는 소중한 그들. 내 키를 낮춰가면서 그네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정을 더 들여야겠다. 작은 것이 더 아름다우니까. 우리나라 수수꽃다리(높이 3m)는 미국으로 건너 갔다가 지금에는 '미스김라일락'으로 역수입된다고 한다. 코리언라일락이라고도 부르며, 'qp사메 무쵸' 노랫말에 나오는 리라꽃은 서양 라일락(높이 6m)이다. 이들 꽃 향기는 짙어서 달밤에도 바람을 타고 멀리 번지는데. 도심에서 대량으로 핀 화목보다는 시골 텃밭 한구석에서 꽃망울 몇 개를 겨우 터뜨려서 핀 모습이 정겹다는 느낌은 게으른 농사꾼이 갖는 작은 즐거움일까? <수필가 최윤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