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것이 수레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 편하다.
안보당거[安步當車]란 '걸어다니는 것이 수레를 타고 다니는 것보다 편하다'
라는 뜻으로, 벼슬자리를 부러워하지 않는 청렴한 생활을 비유하는 고사성어이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은사(隱士)인 안촉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제나라의 선왕(宣王)은 안촉의 명성을 듣고 대궐로 불러들였다.
안촉은 대궐의 계단 앞에 이르러 선왕이 기다리는 것을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제선왕은 매우 거만한 태도로 가까이 오라고 불렀다.
안촉은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왕께서 이리 오시지요"라고 하였다.
이 말에 선왕도 기분이 나빠졌고, 대신들도 안촉을 꾸짖었다.
"왕은 우리들의 군주(君主)이시고 그대는 신하인데 이 무슨 무엄한 태도인가?"
그러나 뜻밖에도 안촉은 매우 태연하게 대꾸하였다.
"제가 왕의 앞으로 나아간다면 권세에 굽히는 일이 되고,
왕께서 제게로 오신다면 예로써 선비를 대하는 일이 됩니다.
저로 하여금 왕의 권세에 굽히도록 하는 것보다는
왕께서 예로써 선비를 대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이 말에 제선왕은 대로하여 물었다.
"도대체 군왕이 존귀하냐, 선비가 존귀하냐"
안촉은 웃으면서 "당연히 선비가 군왕보다 존귀합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제선왕은 안촉을 노려보며 말했다. "좋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을 해 보아라."
안촉은 침착하게 말했다.
"옛날에 진(秦)나라가 제나라를 공격할 때,
진나라 왕은 덕망 높았던 선비 유하혜(柳下惠)의 묘를 보호하기 위하여
그의 묘에서 50보 이내에 있는 초목 하나라도 훼손하는 자가 있으면
누구든지 사형에 처하겠노라고 공표하였습니다.
진나라 왕은 또 제나라 왕의 머리를 베어 오는 자에게는
만호후(萬戶侯)라는 벼슬을 내리겠노라고 공표하였습니다.
이로 보아 살아 있는 군왕의 머리가 죽은 선비의 묘만 못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선왕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고, 신하들과 안촉이 공방을 벌렸는데
그 이론이 정연하여 왕이 승복하고 벼슬자리로 그를 유혹하였다. "
나를 당신의 제자로 받아 주기를 간청하오.
안선생은 이제부터 나와 같이 행동하고 식사하며 같은 수레를 탑시다.
부인과 자녀에게도 특별히 의복과 음식을 제공해드리지요."
그러나 안촉은 제선왕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말했다.
"아름다운 옥도 산을 떠나면 그 원래 빛깔을 잃게 됩니다.
저는 촌에서 자랐으므로 관직에 오르게 되면 제 본모습을 유지하기
힘들게 될까 두렵습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고기 대신 소박한 음식을,
수레를 타는 대신 걷는 것을, 부귀를 누리는 대신 아무런 죄없이 사는 것을,
쾌락을 누리는 대신 청렴한 생활을 하고 싶습니다
(晩食以當肉, 安步以當車, 無罪以當貴, 淸靜貞正以自虞).
이제 저를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허락해 주십시요."
입신양명이나 부귀영화보다는 청렴한 생활을 귀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탁류에 휩쓸려 무의미하게 살기보다는 맑게 관조하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더라도 올곧은 마음만은 변하지 말았으면 한다.
<수필가 황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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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여러분...
편함보다는 익숙함을 선택했던
옛 선비들을 그려봅니다.
화요일이네요.
행복하고 힘찬 시간 만들어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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