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5일장과 동태찌게♡
요즘같이 날씨가 너무 추운 겨울에는 그 옛날 어머님이
해주시던 동태 국이나 찌게가 생각난다.
그리고 내 어릴 적 시골 5일장에 대한 기억들이 한편의
영화필름처럼 돌아간다.
시골읍내 5일장에 가시던 어머님을 따라 갔던
나의 추억들이 제일먼저 떠오른다.
어느 추운겨울 날 집에 형님들의 꾸지람에 말도 안 듣고
엄마한테 징징거리며 나는 어머니를 따라 장에 나섰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그늘진 곳에 눈이 쌓여 있었지만
돌아올 때는 한낮의 따스한 햇살로 질퍽거렸다.
하루에 몇 번 안가는 버스를 타려면 집에서
버스정류장 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어머님이 주로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가을에 수확한
콩과 과일이나 쌀 등등 그런 것들 이었다.
짐이 많을 때는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장에 같이 가셨다.
어머니는 기어코 장에 따라 가는 나를 꾸지람 하면서도
이놈아, 땅이 얼어 있으니까 조심해서 걸어라 라고 말씀 하셨다.
큰길이나 버스에서는 장날이면 사람들이 많았다.
장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빈손으로 나가는 이가 없고 무엇인가
보따리나 상자에 담아서 장을 보러가는 것이었다.
어떤 어르신네는 지게에다 닭을 엮어 산 채로 가져오거나
짚으로 가지런히 묶은 계란을 팔러 가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마늘 팥 고양이 토끼도 많이 팔러 가셨다.
어머님이 장을 보시고 돌아오실 땐 겨울이라서 그런지
동태를 많이 사가지고 오셨다.
영해읍내 장터 중앙에 위치한 생선가게에는 네모반듯한
동태 상자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주로 강구, 대진, 축산 항에서 가져온 생선 이었다.
내 고향 영해 5일장은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은 대부분
보리쌀이나 콩 조 수수 이런 곡물류와 어촌에서 고기 잡는
어민들과 직접거래 하는 이른바 물물교환 이라고 봐야 된다.
어머님도 여느 농민들과 같이 곡류를 주고 적당한 값에 맞추어
동태(명태)생선을 사서 집으로 돌아오시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 와서는 저녁밥을 짓고 동태 국이나 찌게를 많이 끓이셨다.
무를 얇게 썰어 파도 넣고 여러 가지 양념으로
얼큰하게 끓인 우리 어머님의 동태국은 정말 맛있었다.
당시 우리 집 식구들은 대가족 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하여
모두 10명이나 되었기에 음식을 준비하는 양도 만만치 않았다.
어머님이 많이 하셨는데도
워낙에 식구가 많았기에 국이 금방 없어졌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 겨울 참으로 어머님이 해주셨던
동태 국이나 찌게가 너무나 먹고 싶다.
며칠 전 아내가 동태찌게를 끓여 주었는데
그 옛날 어머님이 끓여주셨던 그 맛은 아니었다.
지금 어머님이 여든다섯 내 나이 마흔다섯
세월이 참 빨리 흐르는 것 같다 .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며
이루지 못한 일도 많지만 그래도 정감이 있는 옛 추억은
추운 겨울에 내 심신을 더욱 더 따뜻하게 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내 어릴 적 자랐던 영해 읍내
시골 5일장을 배경으로 소설을 한번 써 볼 생각이다.
< 시인 남 석 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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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찜이 먹고 싶어 눈이 빠지게 외할머니가
오시길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감추어둔 계란이 그 때나 나왔기 때문이지요.
짚으로 묶어 계란은 시장으로 향했고 또 우리들의
색동고무신으로 바뀌어 올 때 우린 동구 밖까지 나가
엄마를 기다렸습니다. 지금은 옛 추억을 그려 봅니다.
5일장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신다고 하니
좋은 글 쓰시길 바라며 아침을 열어 봅니다.
가족 여러분...
가난했고 추웠던 어린 날들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지며 때론 그 때가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시원한 동태찌개 끓여 놓고
집으로 귀가할 가족들 맞아 보심은 어떠실는지요.
오늘도 따듯한 하루되시며 건강하세요.^^*
♣ 이 규 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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