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택시기사의 푸념 ◈
신년이 되면 남한산성 불당리 황토방으로 지은 토종닭
그 백숙 집에서 쫄깃한 백숙을 뜯으며 신년덕담을 나누는 모임이 있다.
하얀 눈에 뒤덮인 골짜기에서 신년의 태양이 창문 빗살을 뚫고
방안을 비추면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기쁨 속에 그간의 안부를
묻고 한 해의 소원을 이루길 빌어주는 도란도란한 대화로
고즈넉한 고요함을 가르며 따스함이 감돈다.
올해는 십여 명으로 불어나 작은 방에 모여 앉으니
옛날 시골의 사랑방에 앉아있는 것 같은 정취가 풍긴다.
창밖으로 우리 일행을 실어 나른 택시기사가 문을 열고 나와
담배연기를 길게 뿜어내며 시름을 날려 보내고 돌아간다.
그 택시기사 이야기가 머리에 계속 떠오른다.
고등학교 교감으로 이태 전에 퇴직을 했는데 부인이 자꾸
밖으로 나가라고 하여 붙어있으면 싸우니 핸들을 잡았다고 한다.
일 년 전에 노모가 돌아가셨는데 노모가 외아들인 자기를 극진히
사랑하여 생선을 한 마리 구우면 아들하고만 나눠먹었는데 장례를 치른 후
이제 나도 내 마음대로 좀 돌아다닐 테니 간섭을 말라고 하더란다.
그러더니 며칠 전에는 초등학교 동창회를 가서 대취하여 대머리가 벗겨진
남자의 등에 업혀 왔는데 그 대머리가 형님이라고 하여 기가 차더라고 한다.
연금이나 교직에 있을 때 봉급은 고스란히 아내 손으로 갔고 요즘은
택시기사의 봉급날이 다가오면 반찬이 달라지며 아양을 부린다며
가정사까지 숨김없이 토로를 한다.
택시기사 경력을 쌓은 후 개인택시를 뽑겠다며 요즘은 택시
승객들과의 대화를 책으로 엮을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나도 글을 쓴다고 하니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다고 하며 자기도
시인으로 등단도 했다고 반가워하며 퇴직 후 아내와 싸우다가
이렇게나마 밖으로 나오니 살 것 같다고 언제 한잔 하자며 반가워한다.
우리들의 대화 속에 택시기사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도마에 올랐는데
여자들이 나이를 먹으면 남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남성화가 되어
엄청 드세 진다고 누가 그러니 모두 공감을 하며 좁은 황토 방안이
떠나갈듯 박장대소를 한다.
< 수필가 권 영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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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친해지려면 마음을 사라는 말이 있듯이
부부에게도 서로의 마음을 사지 못해 생긴 일 같습니다.
생사고락을 같이한 부부로서 서로 신뢰가 없으면 고통이지요.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노년의 삶이 걱정되는 아침
부부라는 관계를 생각해 봅니다.
가족 여러분…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베란다 화분 한쪽에 뾰족이 올라온 난초대를
보니 가슴에 작은 떨림이 전해옵니다.
추위 속에 잘 견디며 올라온 생명력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오늘은 어깨 쭉 펴시며 기분 좋게 한주를 열어보세요
한주의 삶이 행복하실 것 같습니다^^*
♣ 이 규 자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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