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가◈
30년 신정체제 어디로 갈까, 30년 후의 이란 어떻게 변했을까, 우리나라에
빗대어 비교해보면 이란의 30년 후의 모습이 어떨지 예측이 가능할 듯도
하지만 워낙에 조석지변 하는 세상이어서 오리무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30년 전 우리의 모습이 지금의 이란처럼 혼란스러웠다.
79년 10월 26일, 광풍이 몰아치고 우레가 밤새 울던 그 밤 필자는 어느 깊은
산속에서 친구들과 삼각텐트 속 하룻밤을 즐기고 있었다.
새벽녘 라디오뉴스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입대 직전이어서
전쟁이라도 날 것만 같아 허둥지둥 집으로 내려왔던 그 밤 이후, 급속하게
변화된 정세는 국보위 위원장 단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있었다.
당시는 대통령제였지만 지금처럼 직접선거가 아닌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들이 체육관에서 대통령 선거를 하는 간접선거 방식이었다.
시골 술도가(양조장) 하시는 분들이, 짐 자전거로 바리바리 막걸리를 실어
나르고 흰 고무신 수백 켤레씩 시골마을에 돌린 탓에 주로 술도가 주인들이
많았던 통일주체 국민회의, 위대한 통일주체 국민회의 대의원님들은 국민의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온 나라를 들어다 국보위 위원장에게 바쳤었다.
80년 대한민국에 찾아온 정치적 봄, 만개한 진달래처럼 우리 정계에도
민주화의 바람이 불고 우리 국민도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준비되지 않은 야당과 하루아침에 무너질 정권이
아니었기에 그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 정치인들에게 설사 권력을 넘겨준다
하여도 그 권력을 휘두를 준비가 된 사람이 없어 그냥 한 사람에게 나라가
그것도 잘 차려진 밥상이 통째 넘어가는데도 멀거니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아픈 과거가 있다.
잘 차려진 밥상을 가만히 앉아서 받은 사람, 다 먹고 난 밥상을 들고 나가
설거지 한 사람, 뒤주에 쌓아둔 쌀을 야금야금 먹기만 하고 채우질 않아서
다시금 가난한 나라로 만들어 놓아 IMF가 뭔지 온 국민이 공부하게
해준 사람, 비어 버린 곳간을 채우고자 나라를 살리고자 불철주야 애썼지만
한편으로 밑 빠진 독에 자꾸만 물을 길어다 부었던 사람, 서민의 편에 서서
서민을 대변하고자 하며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철필을 대동한 권력,
황금의 입을 대동한 권력, 코 묻은 돈을 긁어모아 돈방석 위에 앉은 권력,
서민의 충복임을 앞세워 서민을 우려먹던 못된 권력들, 그런 권력들과의
싸움에서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하여 대못을 박았었지만, 힘에 부쳐 대못을
끝까지 박지 못하고 낙향한 사람, 숱한 사람들이 거쳐 간 대로엔 그래도
이름 모를 야생화 피고지고, 열매 맺고 꽃피우는 일상의 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선하디선한 꽃들은 밟혀도 웃으며 내일이란 희망 하나에 매달려 새벽이슬
머금은 채 하루를 준비하고, 별빛 받아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그저 나름의 방식으로 이어가는 삶들이
곱기만 한 길섶엔 오늘도 노fot소리 아련하게 들려오는 꿈결 같은 시간을
보내건만 군림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슴엔 아흔아홉의 걱정이 쌓여 행여
누가 헤칠까 전전긍긍 아방궁을 짓고 웅크리고 숨어 저만의 권력에 빠진
생쥐로 산다.
이란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어쩌면 통일주체 국민회의가 가져다준
무혈의 권좌처럼 맨발로 걸어도 될 편안한 길을 걸어온 대통령이 아닐까,
요람보다 편한 자리를 민의를 등에 업은 개혁파 무사비 후보에게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4천만 장의 투표용지를 우리나라처럼 자동 계수기를
사용하여 개표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장 한 장 사람의 손으로 12시간 만에
개표 및 집계작업을 완료하여 60% 상회하는 지지율로 스스로 꿈결 같은
요람에 다시금 복귀시키는 괴력을 발휘하였다.
이에 주는 밥을 그저 입만 오물오물하며 받아먹던 종교지도자,
신정의 최고봉 하메네이마저 제 밥그릇 달라질까 두려워 아마디네자드의
손을 양손으로 추겨주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현실, 어쩌면 80년
광주 유혈사태를 불러온 그때 우리의 모습을 이란에서 보는 것 같아
돌고 도는 세상이란 말을 다시금 실감한다.
80년 민주화의 봄을 핏빛으로 물들였던 그날 이후 30년, 우리나라의
모습을 본다면 아마디네자드도, 하메네이도 지금 같은 당당한 모습은
아닐 것 같은 생각, 나만의 착각일까. 신정체제 국가이기에 최고의
위치에서 국민을 보듬어 안아야할 하메네이에게 우리 조상님의
시 한 수를 읽어주고 싶다.
이런들 엇떠하리 저런들 엇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엇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
<하여가/ 이방원>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기 전에 우리네 조상처럼 운치 있게 꼬드겨
보라고, 그 꼬드김이 통하지 않을지라도 한 번쯤 시도해보는 아량도
필요할 테니까.
이란에 위대한 우리의 조상 정몽주 같은 분이 있어 단심가로 화답한다면
흘린 피 헛되지 않아 민주화의 바람이 불어오겠지…….
<<시인, 수필가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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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현충일과
같은 동족끼리 총칼을 겨누어야 했던 6 . 25가 들어 있는 보훈의 달인
유월 하늘은 시리기만 한데 아직도 권력 싸움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 호국 영령들 앞에 부끄러워 고개가 숙여집니다.
정치가 바뀌고 권력자가 바뀔 때마다 가슴 졸여 가며 눈치를 살피고
하 수상한 세상에 서민들이 마음 내려놓고 살기엔 어려움이 너무도 많은
요즘, 이기은 시인님이 들려주신 이방원의 ‘하여가’를 읊으며 아침을 엽니다.
정치가 어떤 것인지? 왜 꼭 정치권에만 합류하면 믿음과 양심을 버리고
목소리만 높이는지……작가님의 ‘하여가’를 읽으며 정치 활동을 하는
위정자들은 정직과 신뢰로 살맛 나는 세상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는 아침입니다.
국보 가족님!
벌써 주말입니다
한 주도 삶의 터전에서 수고하고 애쓰신 고운 님들의 수고와 땀이
나라를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 나를 지키는 디딤돌이 되어 미래의
횃불로 활활 타오르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한 주의 쌓인 피로 편안함으로 다 내려놓으시고 무더위도 순응하는 마음으로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걷는 걸음마다 웃음과 사랑이 넘쳐나기를 기원합니다.
시원하고 정갈하게 담은 괴일 한 접시 올려 드립니다.
맛나게 드시고 건강한 주말 보내십시오.(^0^)
월요일 뵙겠습니다.
♣김미옥 드림♣
![](https://t1.daumcdn.net/cfile/cafe/15216A264A437B4D4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