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세상살이(1)

오늘의 쉼터 2009. 6. 10. 12:54



    세상살이(1) 오늘도 꿈을 꾸듯 출근을 하여, 꿈을 꾸듯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나에게 요즘은 꿈이 일상이 되어버린 듯 꿈속에서 헤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린 시절, 나에게는 꼭 하고 싶은 꿈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육사(중학)를 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학(고등)을 전공하는 것이었다. 육사는 외가쪽에 무슨 문제가 있어 연좌제 때문에 포기하였고 국문학을 전공코자 할 때에는 아버지의 반대로 주저 앉았다. 결국, 지금은 내가 하고 싶었던 길을 가고 있지만 인생의 반을 절대 찾을 수 없도록 숨겨놓은 보물찾기에 시간을 보내고 이제야 겨우 시작하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세상살이란 게 이런 것이다. 절대로 쉽게 모든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 도꾸가와 이에야스의 유훈(遺訓)처럼 무슨 일이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 걸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다. 우리의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기에 여유를 가지고 세상 구경하면서 천천히 느림의 미학처럼 가야지, 서두르면 안 된다. 엊그제 고등학교 친구가 사무실에 놀러 왔다. 자연스레 건강과 동창들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20여 명의 친구들이 세상을 떠난 걸 알고, 나는 너무 놀랬다. 그 중에서도 한때 우리들의 우상이 될 정도로 잘 나갔던 친구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중견 그룹의 사위로 일찍 자리를 잡았던 친구, 사랑했던 여자를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돈을 선택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젊은 시절의 순수를 끝내 버리지 못하고 가슴 속에 무거운 암덩이를 품고 세상을 살았던 친구. 한때는 나도 자주 만나 술을 먹기도 했었다. 그런데 친구의 '꿈'은 이미 날아가버린 새였기에 날이 갈수록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들이 흘렸고 모처럼 만난 친구들과도 술에 취하면 안하무인으로 사고를 치기가 일수여서 같이 술 먹은 친구들 중에 파출소나 경찰서를 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여서 동창들이 거의 그 친구의 전화를 피하였다.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세상살이가 참 우숩다. 먹고 살기 위해서 자살은 꿈도 꾸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신적인 공황 때문에 인생을 마감하는 가진 자들의 횡포가 또 서민인 우리들을 슬프게 한다. 늦은 퇴근을 하면서 느끼는 저 호화찬란한 도시의 불빛이 갑자기 신기루처럼 보이는 날이 많다. 그래서 간혹, 나는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일시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세상을 버티기 위해서 나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진정한 의미는 도대체 뭐냐?"고 나는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의미로 가득 차 보이던 세상의 허깨비를 지우고 무의미의 사막으로 초대받는 것이라고," 왜냐면, 세상은 황량한 것이고, 혼자서 버터야만 하고 또 외로움과 고독을 즐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살이라고... <시인, 수필가 임수홍> ********************************* 국보문학 가족 여러분... 힘든 세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더라도 우리가 꾸는 '꿈'이 있기에 오늘을 사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김미옥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사랑해 주신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몇 날이 지나면 김미옥 광주시지회장이 씩씩한 목소리로 "레디 고~"를 외칠 겁니다. 계속 뜨거운 마음 보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임수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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