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캐는 마음◈
요즘은 철도 노선이 연장되어 수도권 인근 산으로 등산하기가 무척
편리해 졌다.
용산에서 국수역을 운행하는 중앙선 철도의 운길산 역에 내려 구름도
가다가 산에 걸쳐 머문다는 운길산 산행을 하였다.
고즈넉한 시골길이 등산객으로 제법 붐빈다.
봄이 무르익어 찬바람도 가시고 바람도 잔잔하니 참으로 산행하기엔
최고의 좋은 날씨였다.
610m 고지의 그리 높지 않은 육산으로 흙을 밟는 감촉이 아주 좋았고
등산로에 만개한 진달래를 보며 걷는 기분이 상쾌하였다.
하산 길에는 ‘수종사’란 사찰에 들려 경내를 돌아보았는데 돌 틈으로
졸졸거리며 흐르는 약수 한 모금을 표주박에 받아 마시고 저 멀리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의 물줄기를 내려다보니 마음의 여유와 평온함이
나를 에워싸는 듯하였다.
원래 계획은 운길산을 오른 후에 적갑산을 거처 예봉산을 타고 팔당역으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산행 초보자들을 배려하여 운길산 역으로 바로
하산하다 보니 시간이 두어 시간 앞당겨졌다.
여유시간이 나물 캐는 시간으로 자연스럽게 변하여 시골 들녘의 봄나물을
찾아 모두 흩어진다.
주로 쑥들을 많이 캐고 달래나 냉이를 찾아 바구니 대신 비닐봉지를 들고
여기저기 정겨운 대화와 웃음꽃을 피우며 나물 캐는 봄 처녀의
낭만에 젖어 본다.
나는 일행이 내려다보이는 둔덕에 세워진 정자에 앉아 나물을 캐는 마음들은
어떨까? 상상해 보았다.
나물 캐는 마음은 참 알뜰한 마음일 것 같다. 내려오는 등산로에는 시골
할머니들이 길가에 노점을 열고 이천 원이라며 쑥이나 냉이, 미나리들을
팔고 있었는데 그것을 사도 되겠지만, 나물을 캐는 마음은 가족들을 생각하는
사랑의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 같다.
또한, 어릴 적 나물 캐는 소녀의 추억을 재현해 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저녁에는 쑥국을 끓이거나 직접 캔 나물을 다듬어 양념하여 무쳐내면 훌륭한
별미의 반찬이 되겠다,
나물을 캐는 동안 그들은 텃밭에 키운 상추와 고추를 따서 한 끼의 반찬을
해결했던 그 옛날의 낭만에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비닐봉지 가득 나물을 캐어 하나 둘 모여드니 저녁 시간이다.
종착역이 국수역이라 그런지 여기도 국숫집이 많다.
냉 막걸리와 수육을 공짜로 제공한다는 자칭 웰빙의 명가라는 집으로
안내를 받아 면과 육수를 따로 준다는 ‘전라 국수’ 일명 ‘누드 국수’로
시장기를 해결하고 집을 향해 열차에 올랐다.
건강하고 행복한 즐거운 하루였다.
<<수필가 권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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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목덜미를 간질이던 날, 논두렁을 헤집으며 냉이, 쑥부쟁이.
미나리, 자운영, 쑥을 캐며 봄 내음을 불러들이고,
펑펑 꽃잎이 벙그러지는 소리가 들려 가슴을 설레게 했던 아름답던
날들은 참 빠르게도 흘러 벌써 사월 마지막 날을 맞이합니다.
조용한 시간에 지나온 사월 한 달을 뒤 돌아보며
혹여 사소한 것에 목숨 걸고 아파하며 혀끝에서 나오는 말로
상대의 가슴을 후벼 파지는 않았는지,
할 수 없는 일 이루어 달라 떼를 쓰며 앙탈을 부리지는 않았는지
하나하나 챙겨 보면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들여다봅니다.
사월을 보내고 새로 맞이하는 가정의 달 오월에는 가슴 가득 아름답고
감사가 많아지는 좋은 일들로만 채우고 싶은 커다란 욕심이 생겼습니다.
욕심쟁이라 탓을 해도 결코 버리고 싶지 않은 욕심입니다
국보 고운님!
내일이면 묵은 달이 되어버릴 오늘을 소중하게 보내시고
행사가 많은 오월 기쁨으로 맞이하는 행복한 달이 되시기를
마음 모아 기원합니다.
요즘 감기 환자가 많습니다. 늘 조심하시고 건강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CBB1149F86E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