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샐러리맨의 점심시간◈
샐러리맨은 언제나 춥다. 배고프다.
잠 모자란 병아리처럼 꾸벅꾸벅 졸음과 피할 수 없는 전쟁을 한다.
아침밥도 제대로 얻어먹지 못한다,
어쩌면 이 시대에 태어나 가장 불행한 삶을 살아가는 가장이 아닌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혼자만의 고독한 삶의 행진이다.
지친 마음에 휴식이 채워지기도 전에, 끝없이 종대로 늘어선
출근 행렬의 중간쯤에 끼어, 전날의 피곤을 파란 담배 연기에
띄워 보내며 어제와 다른 오늘을 기도해 보지만 천성이 기도와는
친하지 못해 늘 전해지지 않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끝나는 아침이다.
그 아침의 고단한 짐을 내려놓기도 전에 다가온 점심시간은
또 다른 고민을 한 아름 부려놓고 저는 저만큼 앞서,
잰걸음 뽐내며 내일로 달려간다.
헐떡이며 달리는 시간 앞에서 아귀의 요구를 끝내 무시할 수 없는
비겁함으로 꽁보리밥에서부터 설렁탕에 이르기까지 나열된 목차를 훑는다.
김치 깍두기의 각이 살아있지 않음을 못마땅해하며 젓가락 사이에
끼어버린 배고픔을 느낄 때쯤이면 어느새 점심때도 쥐꼬리만큼 남아서
반찬에 밥을 버무려 허겁지겁 아귀를 달랜다.
또 다른 시간으로 달음박질치며 나약한 가장의 점심때는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지나가고 없다
허기진 가슴은 여전한데, 배고픔의 시간은 그대로인데
채워야 할 그 무엇은 쓰라린 속을 내일로 달래고 있다.
<<시인, 수필가 이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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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의 점심시간”을 읽어가는 내내 콧잔등이 시큰해졌는데
똑똑 구두 소리를 내며 바쁘게 걸어가는 직장인들의 분주함에
호흡조차 빨라지게 하는 아침입니다.
늘 모자란 잠과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몸이 아파도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가장의 고단한 하루지만 등 뒤에서 웃고 있을 가족들 생각에
어려움을 참아내며 직장에서 하루를 보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국보 고운님!
오늘은 지치고 힘든 가장을 위해 가슴으로 안아 드릴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물조물, 토닥토닥 어깨도 주물러 드리면서요.
사월을 하루 남겨둔 날이네요
장미향 그윽한 오월을 기쁨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못다 한 일이 있는지
뒤돌아보는 여유로움으로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