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감상/흘러간 노래

청춘의 밤(1933)/최명주

오늘의 쉼터 2015. 10. 11. 15:02

 

 

 30년대 재즈송  최명주 - 청춘의 밤 (1933)

복혜숙씨의 <그대 그립다>는 일본곡의 번안곡이지요.

그렇다면 한국 사람이 작곡한 최초의 한국 재즈송은 언제 등장하는 것일까요?

당시 음악자료들을 지금 완벽하게 다 들어볼 수 없어서, 언제 무슨 곡이 우리나라 사람이

작곡한 최초의 재즈풍의 곡이라고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현재 시점에서 꼽을 수 있을만한 곡으로

1933년의 <청춘의 >이라는 곡이 있습니다.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음반에 따르면

'최명주' 라는 분인데, 자세한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져있는 바가 없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분이 원래 평양 기생 출신이었고, 노래를 잘한다고 소문이 났는지

레코드사에서 픽업한게지요. (사진은 난을 치고 있는 30년대 당시 어느 기생의 자태)

이렇게 스카우팅된 평양 기생중에 가장 유명했던 사람은 '꽃을 잡고'와 '능수버들'을 불러

인기를 모았던 선우일선씨이지요.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녹음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이 노래는 일본으로 건너가서 녹음해 온 것이라고 합니다.

작곡자에 대해서도 음반에는 '윤영후'라는 분이 작곡/작사를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역시 이 분에 대해서도 알려져 있는 바는 없습니다. 대중음악에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안타깝지만서도 일제시대여서 그런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제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이나 멀리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그런 인식이 너무 부족합니다.

 

이런 분야의 초기 모습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의 보존과 발굴은 지금이라도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청춘의 >이라는 곡을 좀 더 살펴보지요.

 자세히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보셨다면 왠지 늘어지는 노래는 둘째 치고,

밤새 술마시고 놀자느니 하는 식의 상당히 향락적인 내용을 갖고 있는 곡입니다.

지금의 상식으로도 당시의 사회상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노래입니다.

여기서 재즈를 주로 향유했던 계층인 "모던 보이, 모던 걸"에 대해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30년대 우리 나라를 살펴볼 때, 농촌 거주 인구가 조선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었을 겁니다.

즉, 이런 유행가 자체를 즐길 수 있는 계층은 도시 거주자를 위주로 한정지어져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죠. 그런데다가 전반적인 유행가 가운데서도 튀는,

외국물을 먹은 이런 외국색이 짙은 재즈송을 즐기는 계층이라면 그중에서도 또 일부일텐데,

 "모던 보이, 모던 걸"들은 이른바 유한 계층으로, 학력도 높고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카페나 유흥장을 출입하면서 즐겼던 경향이 많았지 않을까요

 30년대 일본에서는 댄스 클럽이나 무도장들이 이미 대중화 되었었죠.

[서울에 단스 홀을 허하라] 라는 책 이름을 보시더라도, 당시 조선의 경성에서는

일본돠는 달리 댄스홀이 허가를 받지 못했었지만, 재즈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음반사의 연주회라거나 카페 등에서 음반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대체 공간은 충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lbum : 유성기 원음 노래들
LP-CD복각(오리지날 원음)



청춘의 밤(1933)/최명주


이 밤에 제가드린 붉은장미 한 송이
시들고 다 말라도 버리지 마시고
두었다 이 뒷날에 당신마음 변커든
그 꽃을 내어보고 생각해 주세요

이 밤에 제가드린 술잔하나 그것은
저 본듯 언제든지 간수해 두셨다
혹시나 이 뒷날에 제 마음이 변커든
그 잔에 술을부어 마시고 잊어요

이 밤이 다 새도록 술 마시고 놉시다
젊음의 한 시절은 꿈과도 같다니
이별의 노랠랑은 지금 아직 두고요
사랑의 이 한밤을 춤추고 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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