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 31장 후계자 [7]
(651) 31장 후계자-13
뛰어난 놈이라고 했지만 서동수는 이태영에 대한 현지파견관의 보고를 듣는 순간
귀를 막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이태영은 영업사원이 아니라 사기꾼이었다.
이런 인간이 고위직에 오를수록 조직의 피해는 늘어난다.
현지파견관의 조사가 없었다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
제아무리 뛰어난 경영자라고 해도 용인(用人)에 실패할 때도 있는 법이다.
사기꾼의 수단도 날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래, 마침내 신의주 장관을 그만둔단 말이지?”
서동수의 친구 강정만이 지그시 시선을 주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물었다.
오후 10시 반, 이곳은 이태원의 요정 ‘사리원’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룸살롱, 요정의 밤 문화도 변했지만 몇십 년째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업소도 있다.
바로 사리원이 그렇다. 온돌방, 등받이가 붙은 앉은뱅이 의자, 교자상에는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안주가 놓였고 둘의 옆에는 한복 차림의 아가씨가 붙어 앉아 시중을 들고 있다.
서동수 위쪽에 12쪽짜리 병풍이 놓였는데 종이가 낡아서 몇백 년 전 진품 같다.
서동수가 옆에 앉은 아가씨를 보았다. 몇 년 전에 본 것 같은 아가씨다.
얼굴은 화장으로 가렸지만 목의 주름은 드러났다.
그러나 그윽한 분위기가 뒤쪽 병풍과 어울렸다.
시선을 마주치자 아가씨가 엷은 입술을 구부리며 희미하게 웃는다.
서동수의 목구멍이 쩌르르 울렸고 활기가 일어났다.
이런 분위기가 좋은 것이다.
강정만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서동수가 아가씨에게 물었다.
“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가 언제였어? 생각나는 대로 말해봐. 섹스할 때 빼고.”
그때 아가씨가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눈이 조금 가늘어졌고 꼭 다물었던 입술이 열렸다.
“제 아들이 유치원에 다니던 2년 동안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으음.”
저도 모르게 서동수의 입에서 탄성이 울렸고 앞쪽 아가씨는 숨을 죽였다.
서동수가 잠자코 기다렸더니 아가씨가 말을 이었다.
“행복했죠. 세 식구가. 그때를 생각하면 언제나 맑은 날씨, 웃는 아이 얼굴이 떠올라요.”
“몇 년 전이야?”
“5, 6년 되었어요.”
그렇다면 아가씨는 30대 중·후반의 나이가 된다.
술잔을 든 서동수가 한입에 소주를 삼키고는 빈 잔을 아가씨에게 내밀었다.
서동수가 소주를 따르면서 물었다.
“전에 나하고 잔 적이 있어?”
“아뇨, 뵌 적은 있었지만 안 잤습니다.”
“네 꿈이 뭐야?”
“옳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강정만이 끼어들었다.
“지금 말하지 마라. ‘좀 생각해 보겠어요’ 해놓고 이따 자고 나서 말해라. 그럼 다 들어줄 거다.”
강정만도 정색했고 옆에 앉은 파트너도 긴장하고 있다.
그때 아가씨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그냥 착한 남자 만나서 사는 거요.”
서동수가 머리만 끄덕였고 아가씨는 말을 이었다.
“둘이 같이 일하면 좋겠죠. 농사를 짓든지 가게를 하든지.”
“얘는 산전수전 다 겪어본 것 같군.”
입맛을 다신 강정만이 파트너의 허리를 당겨 안으면서 투덜거렸다.
“나보다도 더 선배인 것처럼 말하고 자빠졌군. 너, 오늘 밤 저 친구하고 자기는 틀렸다.”
(652) 31장 후계자-14
그러나 그날 밤 서동수는 이정애와 성북동 안가에서 잤다.
아가씨 이름이 이정애였던 것이다.
이정애는 37세, 남편은 5년 전에 자동차 사고로 죽고
열 살 된 아들과 친정어머니까지 셋이 산다고 했다.
사리원에 나온 지는 4년,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고 사리원 한 곳에서만 일했다는 것이다.
밤 12시 반, 샤워를 하고 나온 이정애가 침대에 누운 서동수 옆으로 다가와 섰다.
가운 차림의 이정애는 머리도 풀었고 화장도 지워져서 얼굴이 반들반들했다.
“저, 어떻게 해드릴까요?”
이정애가 물었을 때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마치 10년쯤 같이 산 와이프 같았기 때문이다.
“뭘 어떻게 해?”
“그냥 누워만 있을까요?”
“넌 뭐가 좋은데?”
“좀 적극적인 방법이 낫죠.”
이정애가 가운을 벗으면서 말했다.
가운 안은 알몸이다.
방금 샤워를 끝낸 알몸도 반질거렸다.
이정애는 키가 크진 않았지만 알맞게 살이 붙었다.
젖가슴도 큰 편이었고 배도 볼록했다.
그러나 허벅지는 탄탄했고 허릿살도 늘어지지 않았다.
서동수의 시선이 선홍빛 골짜기로 옮겨갔다.
짙은 숲은 윗부분에 모였는데 골짜기 주변은 말끔했다.
골짜기 위쪽에 붉은 콩알이 단단하게 박혀 있다.
그때 서동수의 시선을 본 이정애가 다리를 조금 벌리고 섰다.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라 있다.
“다리 들까요?”
“아니, 됐다.”
다시 서동수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침대로 와.”
“제가 좀 오버한 건가요?”
침대에 오르면서 이정애가 물었다.
알몸이 움직이면서 아랫배가 늘어졌고 젖가슴이 출렁인다.
서동수가 옆에 붙은 이정애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이정애의 손이 거침없이 서동수의 남성을 감싸 쥐었다.
“아유, 좋아.”
두 손으로 남성을 감싸 쥔 이정애가 활짝 웃었다.
“처음에 뒤에서 했다가 끝날 때 정상위로 해주세요. 전 그게 좋아요.”
“너, 말이 많은 편이냐?”
서동수가 골짜기를 쓸면서 물었더니 이정애가 다리를 벌렸다.
“저, 물이 많은 편이죠.”
말을 물로 잘못 들었다 했더니 이정애가 말을 이었다.
“말도 많고요.”
과연 골짜기를 문지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서동수의 손이 흠뻑 젖었다.
“수건 밑에다 깔아야겠어요.”
이정애가 허리를 들면서 말했으므로 서동수는 어깨를 눌렀다.
방 안에 곧 거친 숨소리와 함께 신음이 덮였다.
참지 못한 서동수가 이정애의 골짜기에 얼굴을 묻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위기다.
다소곳하고 차분한 성격인 줄 알았던 이정애는 침실에서는 딴판이었다.
서동수의 머리칼을 움켜쥔 이정애가 허리를 들썩이며 거침없는 신음을 뱉었다.
이윽고 머리를 든 서동수가 이정애의 몸 위로 올랐다.
이정애가 치켜뜬 눈으로 서동수를 보았지만 눈동자가 흐려져 있다.
이정애가 허리를 비틀면서 하반신을 붙였다가 떼었다.
재촉하는 것이다.
서동수는 이정애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했다.
다음 순간 서동수가 상반신을 들었을 때 이정애의 입이 딱 벌어졌다.
두 손이 서동수의 어깨를 잔뜩 움켜쥐었고 곧 커다란 신음을 뱉었다.
서동수는 온몸이 불구덩이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고는 숨을 멈췄다.
머리칼이 곤두서는 것 같은 자극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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