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 열망(8)
(1183) 열망-15
지금까지 조철봉은 숱한 여자와 즐거움을 나눴지만 분위기는 다 달랐다.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은 한번도 없다.
다 새로웠고 다 감동적이었다.
집중하고, 열과 성의를 다하면 상대방은 몰라도 자신은 그렇게 되는 법이다.
넣고 싸는 것은 다 같다고 말하는 놈이 있다면
그 놈은 오형제만 모시고 다니는 게 낫다.
한동안 은경을 내려다보던 조철봉이 속삭이듯 말했다.
“사랑스럽다.”
“네?”
어색한 듯 머리를 옆으로 돌리고 있던 은경이 바로 누우며 물었다.
조철봉의 얼굴이 눈 앞에 떠 있었기 때문에 은경의 눈이 가늘어졌다.
“나한테는 이 때가….”
말을 그친 조철봉이 머리를 숙여 은경의 이마에 입술을 붙이고는 건너 뛰어서 목으로 내려왔다.
입술을 찾지 않은 것은 은경에 대한 예의 또는 배려라고 봐도 될 것이다.
여자는 입술을 아끼려는 본능이 있다.
헤픈 여자나 정조 관념이 굳은 여자를 막론하고 입술은 함부로 주지 않으려고 한다.
조철봉은 은경의 젖꼭지에 입술을 붙였다.
은경에게 하다가 만 이야기는 나한테는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이때만 여자를 믿으니까,
본능으로 달아오른 여자가 신음을 뱉으며 매달릴 때에야 조철봉은
여자가 자신과 일체가 되었다고 믿는 것이다.
맨정신일 때는 안 믿는다.
그때는 자신도 없다.
조철봉이 입 안에서 혀를 굴리자 은경은 몸을 비틀며 신음했다.
이제는 두 다리가 거침없이 벌려졌으며 환한 불빛에도 얼굴을 정면으로 들이대었다.
”엄마!”
은경이 놀란 듯 외쳤다가 곧 두 다리를 오므렸는데 조철봉의 손이 샘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욕실에서 이미 선 채로 철봉이 깊게 들어갔었는데도 새삼스럽게 이러는 것 또한 본능일 것이었다.
조철봉의 입술이 배꼽을 훑고 아랫배 밑으로 미끄러졌을 때 은경은 두 손으로 조철봉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아, 아저씨.”
당황한 은경이 이제는 아저씨라고 불렀다.
그러나 조철봉의 입술이 곧 샘 끝에 닿는 순간 감전이나 된 것처럼 온 몸이 굳어졌다.
“나, 몰라.”
조철봉의 혀끝이 샘을 문지르자 은경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몸을 굳힌 채 숨소리만 가팔랐다.
은경은 이런 애무에 익숙지 못한 것이다.
아마 처음인지도 모른다. 조철봉은 끈기있게 은경의 샘을 탐색했다.
두 손으로는 손끝에 닿는 모든 부분을 애무하면서 혀는 샘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성감대가 여럿이지만 샘만한 부위가 없는 것이다.
샘은 중심이다. 샘 한 곳만 집중 공략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판국에 이곳저곳 오지랖 넓게
신경쓰다가 망쳤던 경험도 여러번 있었던 터라 조철봉도 신중했다.
이윽고 은경의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허리를 꿈틀대며 샘의 마찰 강도를 높이는 것 같더니 무릎을 오므렸고 조철봉의
머리칼을 움켜쥔 손에 힘이 실렸다.
“아이구, 엄마!”
은경이 마침내 엉덩이를 들썩이며 비명같은 신음을 지르더니
조철봉의 머리를 샘으로 잡아당겼다.
폭발한 것이다.
조철봉은 만족했다.
마치 단 한번에 운전면허증을 획득하게 만들어 준 것처럼 생색도 났다.
그러나 은경이 두 다리까지 비틀어 머리통을 조이는 바람에
안간힘을 써서 숨구멍을 터놓아야 했다.
이때가 바로 두 몸이 일체가 된 순간이다.
(1184) 열망-16
이윽고 조철봉이 머리를 들어 올리면서 마치 불구덩이에서 빠져 나오는 소방사처럼 상반신을 일으켰다.
은경이 아직도 앓는 소리를 뱉으며 여운 속에 파묻혀 있었으므로 움직임이 조심스러웠다.
은경의 늘어져 있는 두 다리를 벌려 자세를 만든 조철봉이 귀에 입술을 붙이고 물었다.
“할까?”
그러자 은경이 대답 대신 두팔을 들어 조철봉의 허리를 껴안았다.
조철봉은 언제나 그랬듯이 신중했다.
먼저 철봉으로 샘 주위를 천천히 산책하면서 은경의 감흥을 고조시켰다.
양쪽 골짜기도 넘나들고 밑의 으슥한 지역까지 오가면서 은경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이 때가 조철봉에겐 가장 자극적이며 삶의 희열을 만끽할 수 있는 순간중의 하나이다.
보라, 열에 들뜬 미녀가 상기된 채 신음을 토하고 있는 모습을.
몽롱하게 뜬 두 눈은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천국이 눈 앞에 펼쳐져 있는 것처럼 부푼 모습이다.
이 세상에서 이만큼 아름다운 표정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참으로 애석하게도 여자 본인은 자신의 이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은 모텔에 가면 사방에 거울이 달려있어서 여자도 제가 개구리가 태질 당한 것같은 자세로
놀고 있다는 것을 보지만 절대로 자신의 이 모습은 못본다.
이 모습은 초점이 없을 때 상대방 남자만 볼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여자는 아무 것도 못본다.
그냥 흐린 영상만 눈 앞에 떠 있다는 걸 알 뿐이다.
조철봉은 또다시 감격했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천지신명께,
이 자리를 만든 계기를 조금 제공한 이영철한테도.
“아이.”
하면서 은경이 허리를 비틀더니 조철봉의 철봉을 잡으려는 시늉을 했다.
참을 수가 없어진 것이다.
조철봉이 허리를 빼면서 다시 하던 일을 계속하자 은경이 이제는 노골적으로 보챘다.
“응, 응, 응.”
하면서 허리를 비틀어댔고 두 손으로 조철봉의 엉덩이를 잡아 눌렀다.
이미 은경의 샘에서는 용암이 넘쳐 흘러서 시트까지 적시고 있었다.
마침내 조철봉은 산책을 멈추기로 했다.
언젠가 너무 산책을 오래 했다가 나이든 여자한테 귀뺨을 맞은 적도 있는 것이다.
조철봉이 자세를 바로잡았을 때 눈치를 챈 은경은 숨까지 죽였다.
두 다리를 쫙 벌린 채 까닥하지도 않는다.
조철봉도 천천히 진입했다.
“아.”
이 신음은 공초 오상순선생께서 첫날밤 시에 적으신 그 ‘아’가 맞다.
처녀막 터지는 소리는 아니지만 ‘아’는 분명한 ‘아’다.
그러나 이 ‘아’는 수천 수만의 다른 음색이 있다.
모두 소리가 다른 것이다. 은경의 신음은 맑고 높았다.
그래서 놀란 외침 같았지만 끝이 떨려서 쾌감이 깃들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조철봉은 천천히 철봉을 진입시켰다.
그러자 은경의 샘이 기쁘게 철봉을 맞으면서 샘 안쪽 벽에 붙은 수많은 세포가
퍼득이는 것까지 느껴졌다.
“아아.”
철봉이 밑까지 닿았을 때 충만감에 사로잡힌 은경이 길고 높은 신음을 토했다.
빈틈없이 들어찬 철봉은 은경의 세포와 화합하며 뒤섞였다.
조철봉은 심호흡을 했다.
문든 가슴이 허전해지면서 머릿속에 고영민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 반작용 때문인지 조철봉은 엉덩이를 들어 철봉을 뺐고 은경의 입에서 다시 신음이 터졌다.
“어서요.”
은경이 열에 뜬 목소리로 재촉을 했으므로 조철봉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고영민의 얼굴은 지워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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