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지/선녀열전

선녀열전(仙女列傳) 15

오늘의 쉼터 2014. 8. 7. 00:03

 

 

선녀열전(仙女列傳) 15









15부







산 좋고 물이 좋은 황해도 개성 땅에



모처럼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려니



요란한 풍악소리에 영문 몰라 하노라







글을 읽어 내려가던 황해도 관찰사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떨고 있었다.



살며시 글을 쓴 종이를 다시 술잔으로 눌러놓고는 자기의 자리로 돌아 온 황해도 관찰사는 장 동구를 보며 말했다.



“사또! 아무래도 저는 급히 집으로 가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다니? 무슨 급한 볼일이라도 있는 게요”



“그렇습니다. 갑자기 제 처가 출산을 할 때가 된 것 같아서 빨리 가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 관찰사의 부인께서는 나이가 육십이 넘었는데 출산이라니요?”



“그러니 걱정이 되어서 빨리 가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허! 좀 더 기다리시면 좋은 구경을 할 수가 있을 것인데 아쉽게 집으로 간다고 하시니”



“그럼 이만 실례하겠소이다.”



재빨리 황해도 관찰사가 데리고 온 종들을 불러 말을 타고 도망을 치듯이 달아나 버린다.



이런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 평양감사가 조심스럽게 젊은이가 앉았던 자리에 가 보니 글을 쓴 종이가 술잔에

눌러져 있었다.



뭔가 마음에 잡히는 것이 있어 얼른 종이를 펴서 읽어보니 글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



재빨리 평양감사도 데리고 온 종들을 큰 소리로 부르며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니 황해도 감사도 뭔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 평양 감사가 들고 있는 종이를 보자고 해서 글을 읽어보니 갑자기 두 다리가 후들거리며 머리가

띵 하였다.



“아이고! 나도 어서 집으로 가야 하겠는데”



겨우 이 말만 하고는 자기의 종들을 불러서 빨리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사또! 나도 급하게 집으로 가 보아야 하겠습니다. 부디 몸조심 하시오!”



평양감사가 이 말을 하고는 얼른 종들이 끌고 온 말을 타고는 급하게 달려 나갔다.



“사또! 나도 급하게 가 보아야 할 데가 좀 있어서 이만 실례 하겠소이다.”



황해도 감사도 부랴부랴 종들을 데리고 동헌을 빠져 나갔다.



“어허! 그것 참! 한 참 흥이 무르익어 가는데 모두 가버리면 어떡하라고? 그래 가실 분은 모두 가시오! 이제 더

가실 분은 안 계시오?”



좌중을 둘러보며 장 동구가 말을 하니 모두들 아무 말이 없다.



“사또 나리! 갈 사람은 모두 다 간 모양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관찰사 영감님이나 감사 나리들이 급하게 달아나는

것을 보면 저기 앉아있던 젊은이가 쓴 글 때문인가 봅니다. 제가 먼발치에서 언뜻 보니 모두 다 그 글을 읽고 나서

놀라 달아난 것 같습니다.”



허광수가 재빨리 사태의 진상을 사또에게 알렸다.



“뭐라고? 조금 전 저기에 와서 건방지게 헛소리를 지껄이던 젊은 놈이 쓴 글을 보고 모두 다 놀라서 도망을 쳤다는

말이냐?”



“네 그런 것 같습니다. 저도 언뜻 보니 관찰사 영감님이 제일 먼저 글을 읽고는 재빨리 도망을 치듯이

달아났습니다.”



사또의 물음에 이 성근이도 자기가 본 것을 사실대로 말했다.



“그래? 도대체 무슨 글을 읽고서 그렇게나 놀라서 모두 달아났다는 말인가? 얼른 그 젊은 놈이 쓴 종이를

이리 가지고 오너라!”



그러자 곁에 있던 춘월이라는 기생이 얼른 가서 대청마루 바닥에 놓여 있는 종이를 가져왔다.



장 동구는 기생이 들고 온 종이를 받아들고는 모두가 들어보라는 듯이 큰 소리로 글을 읽어 내려갔다.





산 좋고 물이 좋은 황해도 개성 땅에



모처럼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려니



요란한 풍악소리에 영문 몰라 하노라





“어허! 그 놈 참 제법 글 줄 이나 쓸 줄 아는 놈이네 그런데 왜 이 글을 보고는 모두들 놀라서 집으로 달아났다는

말인가?”



언뜻 이해가 되지를 않는지 장 동구는 좌중을 둘러보며 말을 했다.



“사또! 저도 그만 집으로 가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장 동구가 읽은 글을 들은 개성 부사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아니? 부사 영감! 갑자기 왜 자리를 뜨는 거요?”



“아 갑자기 하인이 아프다고 연락이 와서 가 보아야 할 것 같소이다.”



“네? 하인 놈이 아픈 것 하고 부사 영감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러시오?”



“아 네 아주 말을 잘 듣는 착한 하인이라 내가 가서 좀 돌봐 주어야 할 것 같소이다.”



“어허! 참! 부사 영감이 하인 놈을 돌보아 주었다는 소문이 나면 온 천지가 놀랄 것이오.”



“그래도 좀 가 보아야 하겠소! 부디 몸조심 하시오!”



장 동구의 말에 정신이 없이 대답을 하고는 개성 부사도 재빨리 달아나 버린다.



“이 글을 쓴 젊은 놈이 혹시나 암행어사가 아닐까? 하고는 지레 짐작으로 겁을 미리 집어먹고서 모두 다 급하게

나간 것 같습니다.”



장 동구가 읽어 준 글을 듣고는 왕 송하가 나름대로 분석을 하며 말했다.



“엥? 암행어사는 무슨 암행어사? 세상에 무슨 암행어사가 그렇게 부잣집 귀공자처럼 좋은 옷을 입고 다니는

암행어사가 어디 있나? 지금까지 암행어사가 나타난 것을 보면 거지같은 옷차림으로 자기의 신분을 숨기고

다 찌그러진 갓을 머리에 쓰고 낡은 헌 도포(道袍)를 입고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지”



왕 송하의 말에 장 동구는 재빠르게 도망쳐 달아난 그들을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사람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것과 같은 것 이지요”



허 광수가 장 동구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여봐라! 어서 가서 박복선이와 연아 라는 년을 이리로 끌고 오너라!”



장동구가 아래 하속들에게 큰 소리로 질렀다.



그러자 하속들이 감옥으로 달려가 갇혀있던 박복선이와 김연아를 끌고 나와 동헌 마당에 강제로 꿇어 앉혔다.



“저 년들이 사또의 명을 아직도 거절하고 능욕을 하고 있다는 말이오?”



포도대장인 왕 송하가 장 동구를 보고 물었다.



“그렇다네! 아우도 보다시피 저년들이 아직까지도 나를 우습게 보고는 내 수청(守廳)을 거절하고 있지 뭔가”



“사또! 걱정을 마시오! 내가 오늘 밤에 저년들을 밀실(密室)로 끌고 들어가서 두 년에게 내 좆 맛을 보여 준 후에

사또에게 고분고분 말을 잘 듣도록 길을 들여 놓겠소이다.”



왕 송하가 아주 자신이 있게 소리를 쳤다.



“지금 보기는 저래 보여도 두 년 다 외모가 아주 출중하게 뛰어난 미녀들입니다.”



허 광수가 왕 송하에게 비위를 맞추며 아뢰었다.



“호오? 그래? 더욱 내 구미가 당기게 하는 군”



왕 송하가 음흉한 눈으로 박복선이와 김연아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드디어 저 두 년도 그 오만 방장한 콧대가 꺾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성근이도 한 마디 거들었다.



“역시 내 아우답게 모든 것을 시원스럽게 해결을 해 주시는 구만!”



장 동구는 자기가 하지 못한 분풀이를 왕 송하가 대신하여 주겠다고 하니 속이 시원한지 흔쾌(欣快)하게 말을

했다.



“여봐라! 저 두 년을 다시 옥에 가두어 두도록 해라”



장 동구가 흥분에 찬 큰 목소리로 하속들에게 말을 했다.



그러자 박복선이와 김연아를 끌고 나온 하속들이 다시 그녀들을 끌고 가서 옥에다가 가두었다.



“오늘 밤이 정말 기대가 되는 군”



“형님은 제가 두 년을 어떻게 처리를 하는지 오늘 밤 제 옆에서 재미나게 보고만 계시면 됩니다.”



장 동구와 왕 송하가 음흉한 이런 말을 서로 주고받았다.



바로 이때였다.



갑자기 온 천지가 진동을 하는 함성(喊聲)소리가 들려왔다.



“암행어사! 출도야!”



“암행어사! 출도야!”



“암행어사! 출도야!”



온통 이 소리가 동헌 지붕의 기와장이 들썩 거리도록 메아리 쳤다.



“뭣이? 암행어사! 출도?”



“네 그렇습니다.”



장 동구의 말에 허 광수가 엄청나게 놀라며 말했다.



“이런! 이런! 큰일이 났습니다!”



왕 송하가 어쩔 줄을 몰라 일어섰다 앉았다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모른다.



“아니? 웬 암행어사가 갑자기 개성에 나타났다는 말인가?”



장 동구가 정신이 반쯤 나간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허 광수도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대답했다.



“사또! 이런 때는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고이옵니다.”



이 성근이가 장 동구를 보며 놀란 목소리로 아뢰었다.



“그렇지! 어서 가서 말을 끌고 오너라!”



장 동구의 말에 허 광수가 재빨리 아랫것들을 불러서 말을 끌고 왔다.



그러자 급한 마음에 장 동구는 말을 거꾸로 올라탔다.



말은 밖으로 나갈 생각을 안 하고 동헌 안에서 계속 뱅글 뱅글 돌았다.



화가 난 장 동구는 말고삐를 잡은 허 광수에게 말했다.



“광수야! 어서 말 대가리를 떼다가 이리로 돌려 붙여라!”



그러나 허 광수도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는 말고삐를 놓아 버리고 숨을 곳을 찾아

달아났다.



포도대장인 왕 송하도 안절부절 왔다 갔다 하다가 숨을 곳을 찾아 동헌 구석 안쪽으로 달아났다.



물밀 듯이 동헌(東軒) 안으로 들어온 수많은 역졸(驛卒)들이 육모방망이를 들고 다니며 잔치 상이며 술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다 때려 부수었다.



뿐만 아니라 도망을 치는 관리(官吏)들을 사정도 두지 않고 육모방망이로 내리치며 잡아다가 동헌 뜰에 강제로

포박(捕縛)하여 꿇어 앉혔다.



이런 와중에 동헌 대청마루 밑에 숨어있던 왕 송하와 장 동구가 개가 끌리듯이 역졸들에게 끌려서 나왔다.



동헌 밀실 방안에 있는 병풍(屛風) 뒤에 숨어있던 허 광수와 이 성근이도 기생들의 신고(申告)받고 출동을 한

역졸들에게 강제로 끌려나와 동헌 뜰에 꿇어앉아서 오랏줄에 묶였다.



잠시 후



역졸들이 동헌 마당을 질서 정연하게 자리를 정돈하자 엄숙하게 암행어사 사모관대를 입은 노 태영 암행어사가

동헌에 마련 된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위엄(威嚴)이 넘치는 말이 흘러서 나왔다.



“사또는 들어라! 너는 이곳을 다스리는 관리로서 백성들을 덕(德)으로 다스리지를 못하고 온갖 행패로 백성들에게

엄청난 고역(苦役)을 시키고 또한 차마 해서는 안 될 남편이 있는 유부녀(有夫女)를 강제로 잡아다가 욕을 보인

파렴치한 짓을 서슴없이 저질렀다.

어디 그뿐이냐? 아무 죄도 없는 김연아라는 처녀를 옥에다 가두고 욕을 보인 그 죄는 그게 어디 작은 죄더냐?

아무 잘못도 없는 박복선이의 남편에게 곤장을 치게 한 것도 보통 죄냐?

또 저 흉악무도한 포도대장인 왕 송하와 흉계를 꾸미고 나쁜 일을 조장했으니 어찌 용서받을 수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이제 너를 봉고파직(封庫罷職)하고 너를 엄하게 죄를 다스리겠노라!”



노 태영 암행어사가 모든 일을 공명정대(公明正大)하게 처리를 하니 고을 모든 백성들이 모두 동헌으로 몰려와

어진 암행어사의 은덕(恩德)에 감사하며 만세를 불렀다.



한편



자기 집에서 노 태영이가 자기 어머니와 고모를 구출하여 오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하고 있던 선아 아가씨와

그 일행들은 갑자기 동헌에서 “암행어사! 출도야!”하는 천지가 개벽(開闢)하는 소리가 온 천지(天地)를 뒤 흔들자

깜짝 놀랐다.



“옥녀님!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미주가 영문을 몰라 선아 아가씨에게 묻자 조 지호가 얼른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대답했다.



“선녀님! 드디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암행어사가 출도를 한 것 같습니다.”



“응? 암행어사? 암행어사가 뭐냐?”



암행어사가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이들을 대표하여 옥자가 물었다.



“아니? 옥자 누님은 암행어사도 모르시오?”



마치 핀잔을 주듯이 조 지호가 말을 하자 옥자가 발끈하여 소리를 질렀다.



“아니? 지호 너는 이 누나가 몰라서 묻는데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아니? 나는 암행어사도 옥자 누님이 모르시기에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는 말인데 그걸 꼬투리 잡으시오?”



“그래! 내가 정말로 몰라서 그러는 것인데 어서 암행어사가 무엇인지 자세하게 말해 보거라!”



옥자가 조 지호를 보면서 말했다.



사실 옥자뿐만이 아니었다.



선아 아가씨를 비롯하여 모두 다 암행어사라는 말은 처음으로 들어보는 말이었다.



깊은 산속에서 오랜 동안 속세와 인연을 끊고 살던 이들인지라 도대체 암행어사가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하였다.



“자! 옥자 누님은 잘 들으시오! 암행어사란 알성급제(謁聖及第)에 일등(一等)으로 합격한 사람으로 나라의

임금님을 대신하여 몰래 전국(全國)을 순행하여 다니다가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을 박멸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고초를 풀어주는 사람을 암행어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암행어사의 특징은 마패를 가지고 다닙니다.”



“마패? 마패가 무어냐?”



이번에는 마패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서진이가 물었다.



“엥? 마패도 모르시오? 서진이 누님!”



조 지호가 마패도 모른다는 서진이의 말에 놀라며 물었다.



“그래 모른다. 도대체 마패(馬牌)가 무어냐?”



“마패는 말이오. 임금님께서 암행어사에게 내리시는 증표로 그 패에는 말이 그려져 있소. 한 마리에서 다섯 마리

까지 말이오.”



“아 그렇군! 말이 그려져 있으니 당연히 마패라고 부르는군.”



미주가 그제 서야 돌아가는 상황을 알아보고 말했다.



조 지호의 말을 들은 선아 아가씨는 비로소 암행어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게 되었다.



“이제 암행어사가 동헌에 출도를 했으니 내가 찾아가서 우리 어머니와 고모를 옥에서 놓아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겠다. 지호의 말을 들어보면 암행어사는 좋은 사람이니 찾아가서 부탁을 하면 억울하게 옥에 갇힌

우리 어머니와 연아 고모를 풀어줄 것이다.”



“그렇습니다. 그럼 우리 함께 지금 동헌으로 가 보시지요.”



선아 아가씨의 말에 지호도 동의를 하며 말했다.



이리하여 선아 아가씨는 미주와 옥자를 앞세우고 나머지는 자기를 뒤따르게 하여 동헌으로 찾아갔다.



동헌으로 들어서니 동헌을 지키는 포졸들은 하나도 보이지를 않고 처음 보는 역졸들이 선아 아가씨의 일행을

보고서 두말없이 그대로 통과를 시켰다.



동헌의 뜰로 들어서니 벌써 모든 것이 정리가 되어있고 고을 사람들이 모두 몰려와서 암행어사가 내리는 어명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일 먼저 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밧줄로 꽁꽁 묶여있는 고을 사또인 장 동구와 포도대장인 왕 송하였다.



그리고 그의 수하 졸개들인 허 광수와 이 성근이도 밧줄에 꽁꽁 묶여서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고을 백성들 틈에 끼여서 동헌 대청마루에 높이 앉아있는 암행어사를 바라보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었다.



눈부신 암행어사 사모관대를 입은 위엄이 있는 모습이 분명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분명하였다.



“옥녀님! 암행어사의 얼굴이 노태영이와 너무나 흡사하옵니다.”



미주가 암행어사를 보고서 재빨리 말을 했다.



“그렇습니다. 우리와 함께 있던 노태영이가 틀림이 없습니다.”



옥자도 덩달아 말했다.



“하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조 지호는 암행어사가 바로 노태영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고는 놀란 마음에 ‘어찌 이런 일이’ 이 말만 계속하고

있었다.



노 태영 이가 동헌 마당을 바라보니 선아 아가씨와 그녀의 일행들이 사람들의 틈에 끼어서 자기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여봐라! 너희들은 어서 가서 저기 사람들 틈에 서 있는 선녀님을 어서 이리로 모셔오너라!”



노 태영 암행어사의 말에 역졸들은 잠시 영문을 몰라 서 있다가 비로소 선아 아가씨의 일행들을 발견하고서

그녀를 동헌 대청마루로 오르게 하여 급하게 준비를 해 온 의자에 앉게 하였다.



그러자 그녀를 따르는 조 지호와 미주와 옥자 서진이 등이 아름다운 그녀의 곁에 보좌하여 섰다.



“본의 아니게 선녀님에게 제 신분을 감춘 것을 사과드립니다.”



노 태영 암행어사가 자기 곁에 앉은 선아 아가씨를 향해 용서를 구했다.



“아닙니다. 높으신 암행어사를 몰라보고 함부로 대한 것을 사과드립니다.”



선아 아가씨도 노 태영 암행어사에게 용서를 구했다.



“이제 저의 모든 것을 선녀님께서 다 아셨으니 편안하게 모든 것을 처리하도록 하겠사옵니다.”



“당연히 그래야지요.”



노 태영 암행어사의 말에 선아 아가씨도 그렇게 하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노 태영 암행어사는 드디어 선아 아가씨의 어머니인 박복선이와 그녀의 고모인 김연아를 자기 앞으로 데려오게

하였다.



그러자 역졸들이 감옥으로 달려가 옥에 갇혀서 있던 박복선이와 김연아를 데리고 왔다.



순간



자기의 어머니와 고모를 본 선아 아가씨가 눈물을 글썽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노 태영 암행어사가 재빨리 절제를

시켰다.



“선녀님! 잠시만 마음을 가다듬고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모든 것을 다 처리하고 난 다음에 어머님을 만나 뵈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아 제가 너무 감정이 격해진 것 같습니다. 어사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선아 아가씨가 제 자리에 다시 앉았다.



갑자기 감옥에서 역졸들에게 끌려 나온 선아 아가씨의 어머니는 설마 자기 딸인 선아가 암행어사와 함께 앉아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한지라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엎드려 있었다.



“그래 그대들은 억울하게 저 완악 무도한 사또 놈에게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고 들었는데 하나도 숨김이 없이

사실대로 다 말을 하도록 해라!”



위엄이 넘치는 암행어사의 말에 두 여자는 감히 얼굴도 못 들고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까지 있은 모든 사실들을

다 말했다.



묵묵히 이들의 말을 다 듣고 난 암행어사는 마당에서 시립하여 서 있는 역졸들에게 명령했다.



“여봐라! 이제 저 두 여자가 저 못된 사또 놈에게 봉변을 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백일하에 들어났으니 이제

그녀들은 아무 죄가 없노라! 그러니 저들을 놓아주도록 하여라.”



암행어사의 명령에 두 여자는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제 그대들은 집으로 편안하게 돌아가시오! 그리고 집으로 가기 전에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니 잠시 여기를

쳐다보시오!”



노 태영 암행어사의 말에 선아의 어머니와 고모가 동헌 대청마루 위를 쳐다보니 눈이 부시게 하얀 옷을 입은

너무나 아름다운 선녀 아가씨가 암행어사와 함께 자리에 앉아 있었다.



‘도대체 저 아름다운 선녀가 자기들과 무슨 상관이 있기에 그녀를 쳐다보라는 말일까?’



두 여자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선녀 아가씨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곧 바로 마당으로

달려 내려왔다.







16부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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