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금병매(金甁梅)

금병매 (125) 나그넷길 <26~30회>

오늘의 쉼터 2014. 6. 30. 20:50

금병매 (125)

 

 

 

나그넷길 26회 

 

 

 "아저씨, 비가 올 것 같아요"

"글쎄, 소낙비가 올 것 같은데..."

 




"어쩌죠?"

"어디서 비를 피해야지 뭐"

그러면서 남정네는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월미도 비를 피할만한 장소를 찾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린다.

난데없이 눅눅한 바람이 휘몰아친다.

산의 나무들이 온통 몸부림을 치듯 흔들리고,

땅에 떨어져 썩어가던 지난해의 낙엽들이 흩날리기도 한다.

그리고 곧 뚝뚝뚝...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머, 비가 와요"

"저기 저 바위 쪽으로 가자구"

남정네가 산속으로 뛰어들자, 후닥닥 월미도 뒤따른다.

굵은 빗방울이 좍 쏟아져 내린다.

"아이고-"

"으으-"

두 사람은 빗줄기 속을 마구 달린다.

마치 무엇에 쫓기는 두 마리의 산짐승 같다.

커다란 바위가 여러 개 굴러있는 듯한 곳에 이르자 남정네는,

"하하하..." 절로 웃음이 터진다.

마침 한 바위 밑에 동굴처럼 움푹 파인 곳이 눈에 띄었던 것이다.

서너 사람이 들어가 앉을만한 장소였다.

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남정네는 얼른 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월미도 킬킬킬 웃으면서 뒤따랐다.

좍- 소낙비는 억수로 쏟아져 내린다.

온 산이 물줄기에 가려서 희뿌옇다.

바위 아래쪽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도 어느새 불어서 콸콸콸... 소리를 낸다.

남정네와 월미는 조금 떨어져 앉아서 바깥의 소낙비를 바라본다.

월미는 자기도 모르게 버르르 온몸을 떤다.

그새 옷이 거의 젖어서 섬득했던 것이다.

남정네는 수건을 가지고 비에 젖은 머리랑 목덜미를 닦으며,

"겁나게 쏟아지네. 봄에 이런 비는 또 생전 처음인데..."

하고 중얼거린다.

"정말 무섭게 내리네요. 웬 일이죠?"

월미도 그제야 보따리를 끌러서 수건을 꺼낸다.

잠시 후, 번쩍 번쩍 번개가 친다.

그리고 쾅! 우르르- 쾅! 콰쾅! 우르르 우르르- 천둥소리가 뒤를 잇는다.

하늘이 빨개지면서 온 산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다.

"어매야-"

월미는 질겁을 하고 그만 남정네에게 다가들어 자기도 모르게

그의 팔을 하나 불끈 끌어안는다.

"아이고 깜짝이야"

남정네도 놀란다. 그러나 싱글싱글 웃는다.

소낙비는 여전히 억수로 퍼붓고, 또 번쩍 번쩍 번개가 친다.

그러자 월미는 그만 미리 겁을 집어먹고 이번에는

얼굴을 남정네의 한쪽 가슴에다가 덥석 묻어 버린다.

 

 

 

나그넷길 27회 

 

 

 

 쾅! 콰쾅! 콰쾅! 천둥소리가 바로 머리 위에서 터지는 것 같다.

 

우르르 우르르 우르르- 온통 하늘과 땅이 함께 진동한다.

 

사방이 껌껌해지기까지 한다. 마치 천지가 개벽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남정네도 눈이 휘둥그레지며, 바싹 다가들어 자기의 한쪽 가슴에 얼굴을 묻은

 

월미를 얼떨결에 왈칵 끌어안는다.

 

 


잠시 후, 천둥은 멀어져간 듯 소낙비만 퍼부어대자,

월미는 남정네의 가슴에서 가만히 얼굴을 뗀다.

그리고 쑥스러운 듯이 힐끗 쳐다보며 그의 팔 안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나 남정네는 그녀를 안은 팔을 풀지 않고,

오히려 더 바짝 조이며 히죽이 웃음을 떠올린다.

"어머"

월미는 약간 당황한다. 그러나 싫지가 않은듯,

"히히히..."

낮게 웃으면서 얼른 고개를 떨구어 버린다.

"월향이라고 그랬지?"

남정네는 한쪽 손으로 그녀의 등을 슬슬 어루만지며 은근한 목소리로 묻는다.

"예"

월미는 고개를 떨군 채 수줍은 듯이 대답한다.

"이름이 썩 좋은데"

"그래요? 히히히... 본이름은 월미예요"

그제야 월미는 바른대로 제 이름을 밝힌다.

이제 조금도 두려운 생각이 들질 않는 것이다.

"월미라... 그 이름도 좋은데. 그럼 월향이는 말하자면 별혼가?"

"하하하... 저 같은 게 별호는요. 그저 남의 집을 살게 되어 그렇게 부른 거죠"

본이름을 밝히기가 두려워서 그랬다는 말은 안하고, 적당히 얼버무린다.

"알겠어,  그럼 난 월향이, 월미 두이름 중에서 어느 것을 부를까?"

"본이름을 불러 주세요"

"좋아"

남정네는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던 손을 슬그머니 엉덩이로 옮기며,

"월미"하고 부른다.

"예, 히히히..."

월미는 간지러운 듯 엉덩이를 약간 꿈틀거린다.

"지금 몇 살이지?"

"몇 살이나 돼보여요?"

"글쎄... 열일곱?"

"어머, 그럼 좋게요. 그보다 훨씬 많아요?"

"그럼 열여덟?"

"그보다 위라니까요"

"열아홉이구먼. 맞지?"

"예"

월미는 대답을 해 버린다.

실은 스무 살인데 말이다.

 

 

 

나그넷길 28회 

 

 

 

 "아주 좋은 때구먼"

"그래요? 노처년데요 뭐"

 




"아니야. 여자는 열아홉쯤 돼야 제대로 익는 법이라구"

"익다뇨? 히히히..."

"어디 볼까. 익었는가..."

그러면서 남정네는 다른 한 손으로 월미의 앞가슴을 더듬는다.

"어머나"

월미는 반사적으로 살짝 가슴을 움츠린다.

남정네의 커다란 손이 비에 젖은 옷 위로 그녀의 젖 봉우리 하나를

덥석 덮쳐 살살 주물러 본다.

"제법 익었는데"

"히히히... 이러지 마세요"

"왜, 싫어?"

그 말에 대답은 안하고 월미는 조금 사팔뜨기인 눈을 곱게 흘기면서 오히려 되묻는다.

"아저씨, 이래도 되는 거예요?"

"그게 무슨 뜻이지?"

"무슨 뜻인지 모르시겠어요?"

"모르겠는데..."

"아저씨는 저... 그이 외숙 되신다면서요?"

"아하, 그래? 음-"

남정네는 좀 머쓱해지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새삼스러운 그런 눈길로 월미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그녀의 젖 봉우리에서 손을 뗀다.

엉덩이에서도 슬그머니 손을 거둔다.

그러나 월미는 그대로 남정네에게 몸을 기댄 채 재미있다는 듯이 헤죽이 웃음을 떠올린다.

"빗줄기가 좀 약해지는 것 같은데..."

하면서 남정네는 월미의 몸뚱어리를 가만히 밀어내고 조금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가 앉는다.

그러자 월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다.

남정네는 서서히 달아오르던 몸의 열기가 별안간 식어버리는 바람에 맥이 풀린 듯

멀뚱한 표정으로 바깥의 소낙비를 바라보며,

"금년에 또 큰 난리가 나려나...

봄철에 이 무슨 괴상한 날씨지. 아무래도 불길한 조짐인 것 같다니까"

하고 혼자 중얼거린다.

곁에 앉아있는 월미 따위는 이제 안중에도 없는 듯한 그런 태도다.

가만히 남정네를 지켜보고 있던 월미는 잠시 후 불쑥,

"바보"

하고 내뱉는다.

그리고 그만 수줍음이고 뭐고 없이 냅다 남정네에게 달려들어 덮치듯이 끌어안으며

투정을 하듯 안타깝게 되까린다.

"그저 한 번 해본 소린데... 난 몰라. 난 몰라"

"아니, 왜 이래? 허허허..."

어이가 없는 듯 남정네는 웃음을 터뜨린다.

웃는 남정네를 월미는 그만 끌어안은 채 함께 쓰러지듯 나가뒹굴어 버린다.

 

 

 

나그넷길 29회 

 

 

 

 "월미, 이래도 되는 건가?"

"히히히..."

 




"난 내왕이의 외숙이라구. 알겠어?"

이번에는 남정네가 갚음을 하듯이 약간 빈정거리는 투로 말한다.

"알아요"

"알면서 이러면 쓰나"

"상관 없다구요. 히히히..."

흙바닥에 남정네를 끌어안고 쓰러진 월미는 그의 목을 두 팔로 휘감는다.

그리고 입술을 그의 입술로 가져간다.

그러자 남정네는

"으음-"

가벼운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가만히 두 눈을 감아버린다.

여자임에는 틀림없지만 살짝 곰보에 약간 사팔뜨기이며 게다가

한쪽 볼까지 온통 갈아뭉갠 그런 꼬락서니여서 도저히 눈을 뜨고서는

기분이 날 것 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월미는 바짝 열이 오르는 듯 남정네의 입술을 마구 쭐쭐 애무해 댄다.

오래간만에 대하는 남자의 두툼하면서도 미끈미끈한 입술이 못견디게 좋은 듯

혼자서 정신이 없다.

월미가 하는대로 내맡기고 있던 남정네도 서서히 다시 몸뚱어리에 열기가 되살아나자

두 손으로 그녀의 미끈둥한 허리와 방방한 엉덩이를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슬금슬금 치마를 말아올려 한 손을 그 속으로 깊숙이 들이민다.

"어머-" 절로 월미의 입에서 교성이 흘러나온다.

"내왕이한테 미안해서 어쩌지?"

"히히히... 미안하긴요. 내왕이가 뭐 아나요. 인제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어서..."

"그래, 좋아. 요 앙큼한 것"

남정네는 들이민 손으로 그만 그녀의 허벅살을 한번 콱 꼬집어 준다.

"이야- 히히히..."

아프면서도 좋은 모양이다.

잠시 후 남정네는 깊숙한 곳에서 손을 거두며 벌떡 일어나 앉는다.

벌써 열기에 약간 몽롱해진 듯한 그런 눈으로 월미는

그대로 누운 채 가만히 남정네를 바라본다.

남정네는 뜨거운 침을 한 덩어리 꿀컥 삼키고는 달려들어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한다.

그러자 그녀도 몸을 일으켜 남정네가 하는 대로 순순히 내맡긴다.

먼저 윗도리를 홀랑 벗겨 버린다.

"호-"

남정네의 눈이 약간 휘둥그래진다.

얼굴 꼬락서니와는 달리 그녀의 알몸뚱이는 놀랍도록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있어 보이고 희기까지 했던 것이다.

소낙비가 쏟아져내리는 터여서 좀 섬뜩한 듯 월미는 상체를 바짝 움츠린다.

그러나 수줍은 듯한 기색이긴 하지만 조금도 싫은 표정은 아니다.

"월미, 살결 참 기막히는데..."

"어머, 그래요? 히히히..."

 

 

 

나그넷길 30회

 

자, 아랫도리도 벗자구"

"아이 어쩌나..."




반사적으로 월미는 하체를 바짝 오므린다.

"이러면 어떻게 치마를 벗기지?

자, 이러지 말고... 아랫도리도 벗어야 사랑을 할 거 아냐.

내왕이하고 사랑을 할 때 치마를 입고했나?"

"히히히... 훤해서 부끄럽단 말이에요"

"훤하긴... 제법 어두컴컴하잖아. 비도 오고. 괜찮다구. 자, 어서..."

"예, 그럼 내가 벗을 테니까 눈을 감고 보지 말라구요"

"허허, 그러지"

남정네는 싱그레 웃으며 두 눈을 감는다.

월미는 궁둥이를 들고 엉거주춤하게 일어선다.

더 고개를 쳐들면 바위에 머리가 부딪칠 판이다.

"아이 어쩌나... 난 몰라"

살짝 얼굴을 붉히며 그녀는 돌아서서 마지 못하는 듯 치마를 벗는다.

그리고 속옷도 가만히 아래로 끌어내려 한쪽 다리를 뺀다.

이미 눈을 뜬 남정네는 그녀의 허연 엉덩이와 미끈한 허벅살을 보자

그만 못 견디겠는 듯 와락 달려든다.

"어머, 눈을 감고 있으라니까..."

"햐- 너무너무 좋다구. 아랫도리는 더 기가 막히는데..."

그러면서 남정네는 제 손으로 얼른 그녀의 속옷을 한쪽 다리에서 걷어내 버린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월미의 알몸뚱이를 뒷모습으로 보니

정말 너무 괜찮아서 남정네는 황홀할 지경이다.

절로 아랫도리의 욕망이 불끈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그는

그녀의 알몸뚱이를 뒤에서 덥석 끌어안는다.

그리고 열기를 머금은 입술과 혀로 마구 애무해대기 시작한다.

"아으-"

그녀는 간지러우면서도 못 견디게 좋은 듯 가늘게 온몸을 떨기까지 한다.

 잠시 후, 남정네는 자기의 아랫도리를 훌렁훌렁 벗어던진다.

그리고 그녀를 뒤로부터 짓이기기 시작한다.

흡사 산짐승 같다.

암컷과 수컷 두 마리가 비를 피해서 바위 밑 굴로 들어갔다가

암컷에게 수컷이 달려들어 뒤엉켜서 물고 핥으며 좋아 으르렁거리는 형용이다.

조금 약해지는 듯하던 빗줄기가 다시 좍- 있는 기세를 다해 퍼붓는다.

암컷도 마음껏 교성을 내지르고, 수컷 역시 거침없는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교성과 신음소리가 빗줄기 소리와 한데 섞여 야릇하면서도 기묘한 음향을 이루어 퍼져나간다.

얼마나 지났을까.

힘없이 늘어진 암컷과 수컷이 속삭인다.

"아저씨"

"응?"

"나, 좋아?"

"응, 너는?"

"너무 너무 좋아.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