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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뜻 그윽한 이야기들.....

오늘의 쉼터 2011. 5. 19. 16:18

 

속뜻 그윽한 이야기 들

 

"일분 지혜라는 게 다 있나요?"
"있고말고." 스승이 대답했다.
"하지만 1 분은 너무 짧은 걸요."
" 59 초는 너무 길지."

얼떨떨해진 제자에게 나중에 스승이 말했다.
"달이 뜬 걸 보는 데 얼마나 걸리나?"

"그렇다면 뭐하러 이렇게 몇 해에 걸쳐
영신 수련에 힘을 쏟는 것입니까?"

"눈을 뜨는 데는 평생이 걸릴지도 모르지.
그러나 보는 것은 찰나에 이루어진다."

이 이야기들 속에 나오는 스승은 단 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힌두교 구루요, 선(禪)의 노사(老師)요, 도교 현자요,
유대교 랍비요, 그리스도교 수도자요, 수피교 신비가이다.
또한 노자요, 소크라테스요, 부처요, 예수요,
자라투스트라요, 마호멧이다.
그의 가르침은 기원 전 7 세기에서,
또 기원 후 20 세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의 지혜는 동·서양에 마찬가지로 속한다.
그의 역사적 내력이 정말 문제가 되나?
역사란 결국 허울의 기록이지 실재는 아니다.
이론의 기록이지 침묵의 기록은 아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일화 하나를 읽는 데는
일 분밖에 안걸릴 것이다. 어쩌면 스승의 언어가
당혹하게 하고 약오르게 하고 전혀
의미가 없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할 것이다.
이 책은 정녕 쉬운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깨우기 위해서 씌었다. 이 책 속에 숨겨진
(인쇄된 낱말이나 이야기속에가 아니라
그 정신과 느낌과 분위기 속에 숨겨진) 지혜는
인간의 말로는 전달될 수 없는 지혜이다.

인쇄된 글들을 읽으며 스승의 수수께끼 같은
언어를 이해하려고 애쓰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연히 그 책 속에 숨어 있는 침묵의 가르침을
발견함으로써 일깨워지고 변화될 수도 있다.

지혜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한다 : 자기 편에서
조금도 노력하지 않고서 변화되는 것,
말 자체에가 아니라 - 믿기지 않겠지만 -
오로지 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는
실재에 눈을 뜸으로써 변화되는 것이다.

운좋게도 이처럼 일깨워질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언어란 이야기 되지 않은 언어요,
가장 좋은 행동이란 행해지지 않은 행동이며,
가장 좋은 변화란 억지없이 저절로
생기는 변화인 까닭을 알게 될 것이다.

♤ 주의 : 이 책의 이야기들은 조금씩 읽을 것 -
한 번에 하나 또는 둘만.
정량 초과는 효험을 약화시키는 법이다.


「일분지혜」- 속뜻 그윽한 이야기 모음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