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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늙어 / 예이츠

오늘의 쉼터 2011. 5. 15. 22:59

 

그대 늙어 / 예이츠 (Yeats 1865-1939)

그대 늙어 머리 희어지고
잠이 많아져 난로가에서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어 천천히 읽으라.

그리고 한 때 그대의 눈이 지녔던
부드러운 눈빛을.
그리고 그 깊은 음영을 꿈꾸라.

얼마나 좋아했던가. 그대의 기쁘고 우아한 순간들을
참사랑이든 거짓사랑이든 그대의 아름다움을

그러나 한 사람은 그대가 지닌 순례의 정신을 사랑했고
변해가는 그대 얼굴의 슬픔을 사랑했다.


그리고 난롯불에 붉게 비치는 바 옆에서
몸을 굽히고 중얼거려라. 조금 슬프게,

사랑이 달아나서 저 산위를 걷다가
별무리 속에 그 얼굴을 감추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