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10년 후

오늘의 쉼터 2010. 4. 5. 10:17

    10년 후 며칠 전, 이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홈 커밍 데이가 있어서 참석하였다. 직장을 퇴직한 지 10년 차 되시는 분들을 초청하여 가진 자리인데, 그 동안 직장의 발전된 모습을 알리고 선배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마련한 잔치였다. 퇴직 후에도 업무 차 종종 이 직장을 방문하여 후배들을 만나 보고 있지만 정식 초청을 받아 선배로서 예우를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선후배간의 정을 나누며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기관장님과 후배님들이 고맙다. 이 직장에 처음 발령을 받은 것이 17년 전의 일인데 그때 내 나이가 30대 후반이었으니 세월의 빠름을 실감하겠다. 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았다. 퇴직 후 서울로 올라와 정착하였고 그때 큰 아이가 중3,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을 한 해 앞둔 일곱 살이었다. 큰 아이는 정든 친구들을 떠나 전학을 가는 것이 싫어서 아빠에게 이곳에 더 머물 수 없느냐고 애원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전학을 오니 이내 새 친구를 사귀며 적응을 잘 하였다. 그곳에서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담을 맞대고 있는 옆 고등학교로 진학하여 지금은 대학에 잘 다니고 있고 군복무도 마쳤다. 둘째 아이는 지금 중3이 되었는데 사춘기를 맞아서 그런지 학교에서 종종 말썽을 피우고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몸이 약해서 내가 퇴근 후에는 자주 집 옆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놀이를 하며 놀아주었다. 이렇게 축구에 취미를 붙여 초등학교 내내 축구반에서 운동을 했는데 지금은 키가 부쩍 자라서 형보다 더 큰 것을 뽐내고 있다. 아이 엄마는 세속 말로 5학년 문턱에 올라 요새 부쩍 나이가 들어 보이고, 나는 5학년 중급 반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노년 티가 나고 있다. 10년 전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나올 때만 해도 패기만만했는데 10년이 흐르는 사이에 이전의 용기가 사라지고 위축되어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 지난 10년 세월이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니까 앞으로 10년 후 오 늘을 되짚어 다시 돌아볼 때 나의 모습은 어떠할까 하고 상상해 본다. 그것도 시계 영일 정도로 안개가 자욱한 길을 헤치고 10년 세월을 잘 건너왔을 때의 일일 것이다. 내 나이가 60 중반으로 건강 관리를 잘 하면 그럭저럭 일을 할 수 있는 나이일 것이라 생각하고, 아내는 회갑을 맞을 것이다. 큰 아이는 35세가 되어 장가를 들어 가정을 이루고 있을 테고, 둘째는 25세로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다른 대소사가 많이 있겠지만 지금은 생각하기가 벅차므로 그때그때 대응하여야 할 것 같다. 다가오는 10년 세월이 나에게 어떤 것을 예비하고 있을 지 모르지만 현재로는 준비된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기대보다는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다. 가장으로서 한 가정을 이끌어 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들어 실감하는 어리석은 사람이지만 어찌하겠는가? 마음 담대히 먹고 너무 멀리 보지 말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수필가 김기령> ************************************** 가족 여러분... 문득 자신의 앞날, 10년 후를 생각해 보십시요? 그땐, 어떤 모습으로 지나간 10년 전을 생각할까요? 지금부터 지나온 10년 전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 이 시간, 지금을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월요일을 맞이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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