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열정을 가진 자
앙리 사리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빠삐용이라는 영화를
오래 전에 본 적이 있다. 그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맡았고,
1,2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한다.
여러 번 그 영화를 보면서 자유를 갈망하는 한 인간의
놀라운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마지막 장면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지금도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질 않는다.
빠삐용(papillon)은 불어로 나비(butterfly)를 말한다.
주인공은 가슴에 나비문신이 있었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빠삐용이라고 불렀다.
그는 억울한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사람이었다.
그는 첫 번째 탈출에서 실패하여 2년 동안 독방생활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두 번째 탈출에도 실패해서 그는 세인트 조셉프 독방에서
5년 동안 감금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세 번째 탈출을 시도하다가 또 붙잡혔다.
이번에는 악마의 섬(프랑스령 기니아 감옥)으로 보내져서
그는 종신형의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도전은 그곳에서도 끝나지 않는다.
그가 백발노인이 되었을 때, 마침내 그는 그 악마의 섬을 탈출하고야 만다.
높은 절벽위에서 빠삐용은 담대하게 밑으로 뛰어내렸다.
그는 탈출하기 전에 먼저 코코넛 열매들을 채워 물에 뜨는 부대를 만들었다.
그는 그 악마의 섬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그 부대를 밑으로 던졌다.
그 바다에는 식인 상어가 살고 있었고 파도가 심했지만,
이미 그는 밀물과 썰물의 시간대를 연구해서 나름대로 기가 막힌
탈출방법을 찾아냈던 것이다.
그렇게 빠삐용은 바다위에 던져진 그 부대를 타고 유유히 그 악마의 섬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그 광경을 높은 절벽위에서 홀로 지켜보는 그의 친구였던
드가의 모습이 비교되면서 그 영화는 서서히 막을 내리게 된다.
한 사람은 자유를 찾아 생명을 걸고 도전해서 그 악마의 섬을탈출할 수 있었지만, 화폐위조범이었던 드가는 자유를 포기하고
그 미래가 없는 암담한 현실 속에 안주하고 말았음을 볼 수 있다.
영화 빠삐용은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스토리가 아니라,
자신이 겪은 실화라고 한다.
그 악마의 섬을 탈출한 앙리 사리에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전기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빠삐용이다.
그는 63세가 되었을 때 그 책을 출판했는데,
20개 국어로 번역되어 500만부 이상이 팔렸다고 한다.
고통과 절망이 있는 현실이라도 그것을 극복하고
뛰어넘을 수 있는 도전정신을 키워본다면 내일의 희망이 있지 않을까.
축복의 미래는 드가처럼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빠삐용처럼 끊임없이 도전하는 열정을 가진 자들의 몫이다.
<소설가 김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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