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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사랑의 뒤끝 ♥

오늘의 쉼터 2009. 12. 11. 09:32

    ♥ 술 사랑의 뒤끝 ♥ 신발을 신고 나가던 남편이 되돌아와서 뽀뽀를 한다. 어깨를 살짝 올리며 의아해 하는 내게 오늘부턴 잊지 않고 해줄게 한다. 신혼 때 외엔 처음 있는 일이다.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정신이 들고 나서 혼날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는 마당에 웬 떡이었다. 지난 밤 술 탓과 약화 된 체력 탓에 몹시도 피곤했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영 잠이 오질 않았다. 어젠 얼마나 마셨기에 기억이 없느냐? 뭔 소리를 하였기에 뽀뽀를 하고 출근을 하느냐? 했다. ‘남사스러워서!!!’ 한 숨부터 내쉰다. 소리 내어 웃었다. ‘미안해! 당신 데려다가 고생만 시키고... 당신위해 십 원 한 장도 못쓰게 해서...’ ‘무슨 그런 말을...’ 했더니 삿대질까지 해가며 고래를 잡았단다. ‘내가 설마 그런 양심 없는 행동을...’ 했을 리 없다고 했다. 그 다음이 더 가관이다. 네가 뭐 신랑이야! 마누라 힘든데 아는 체도 않을게 뭔 신랑이야! 카드 값 걱정하면 알아서 막아주고 그래야지! 맨 날 부도수표만 내는 게 뭔 신랑이야! 했단다. 술만 마시면 만사 OK인 남편이 술 깨면 기억이 안 난다는 둥, 술 마신 사람 말을 믿는 내 잘못이라는 둥……. 자기가 그런 말 할리 없다는 둥 등등 다음날은 꼭 허무한 부도수표였다. 제대로 다그친 모양이다. 어쩐지 통장으로 거금이 들어 왔더라니... 아는 사람 있으니 조용 좀 해 달랬더니 자기 아는 사람 자기 창피지! 난 상관없어! 했단다. 그렇게도 쌓인 것이 많았냐고? 그때그때 말하지 꼭 마이크 잡고 동네방네 하고 싶었냐고? 한다. 너무 미안한 마음에 할 소리 했네 뭐!!!라고 철판을 깔았다. 그런 것이 취중 진실이란 거다. 라고 설명까지 붙였다. 골목길을 변사또 보다 더 휘젓고 걸으면서 술집마다 저기서 2차 하자. 노래방 가자. 내 가게 앞에선 불 하나만 켜면 완전 카펜데 저기서 한잔할까? 했다니 가관이다. 그 부분을 보면 뻥치는 것 같진 않았다. 술 마신 날은 꼭 피치 못해 늦은 것처럼 말하더니 가만히 보니 오히려 내가 선동자더라고 한다. 인정한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부턴 철저한 관리에 들어가겠다는 선전포고를 해 왔다. 감옥 탈출하려다가 그 죄가 더 가중해 이젠 옴짝달싹 못하게 되었다. 미안하기도 하고 띵하기도 했다. 4개월을 말리는 남편과 원수를 져가며 가게 하나를 얻었는데 오히려 매일 돈 타령이다. 이해는 하면서도 늦은 귀가가 못마땅하고 가끔 취해서 건들거리며 들어오는 마누라가 싫은 남편은 툭하면 지금이라도 접으라고 성화더니, 이젠 당신이 사장님이니까 나 좀 먹여 살려주라 나도 이젠 놀러나 다니며 쉬고 싶다고 한다. 미안하다고 했다. 난 죽어도 그런 책임은 못 진다고 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집에 있기 심심하니까 취미생활로 생각하고 편하게 즐기라 할 땐 언제고 이 마당에 꼭 그렇게 말하고 싶냐? 고 역공격을 했다. 그 날부터 웬만한 일로는 전화를 하지 않는 남편의 전화가 잦아졌다. 불시검문중이란다. 내 코 내가 꿰이고 말았으니 할 말도 없다. 집 한 채를 말아먹어도 퇴직금을 날려먹어도 말 없던 남편이 술이 떡이 되어 기억을 못하는 매사 덜 떨어진 마누라가 불안해졌나보다. 우째! 이런 일이! 술만 취하면 만사 OK에 이 세상 존재하는 예쁜 말이란 말은 다 골라다 주는 남편에게 황당과 무계로 보답을 했으니, 만회를 하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할 건지 처음 있는 일이라 짐작도 안 된다. 결론은 술을 끊어야 한다. 옛날의 체력이 아니어서 더 그랬었겠지만 세상만사 시들한 갱년기 우울보다 더 큰 후유증을 낳고만 술을 끊어야 한다. 이번 주 내내 후벼 파는 속을 부여잡고 피곤에 지쳐, 모든 의욕까지 시들하다. 내가 사랑한 한 잔 술의 뒤끝이 너무나 강하고 처절하다. < 시인, 수필가 황 범 순 > ^*^*^*^*^*^*^*^*^*^*^*^*^*^*^*^*^*^*^*^*^*^*^*^*^*^*^*^*^*^*^ 가족 여러분! 술이란 참 묘한가 봅니다. 마시면 용기도 생기고 기분도 좋아 진다니 좋은 음식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음을 하면 다른 사람으로 둔갑을 시키고 실수를 하니 조심을 하야할 음식인 것 같기도 하구요. 평소 하지 못하던 말을 거침 없이하고 다음 날 미안해 하니 말이죠 다시는 먹지 말자 맹세를 해 보아도 잘 안되는 것이 술 끈기라죠... 작가님이 남편과의 알콩 달콩 사랑 이야기를 전하며 입가에는 웃음이 번집니다 가족 여러분... 연말을 맞아 모임과 술자리도 많으실 텐데 과음은 피하시고 와인 한잔 마시며 쑥스러워 못하신 이야기 풀어 놓으시고 한해를 보내며 고운 마무리 하심은 어떨런지요... 행사가 많은 주말 바쁜 걸음 살피시고 저는 건강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 이 규 자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