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나의 우울은◈

오늘의 쉼터 2009. 11. 5. 10:48



    ◈나의 우울은◈ 한 잔의 우울이라면 홀짝 삼키면 그만이다. 두 잔의 우울이라면 한 번 더 꿀꺽 삼키면 그만이다. 석 잔의 우울도 난 꾹 눌러 삼킬 수 있다. 하지만, 암반층 밑에서 끝없이 솟구치는 나의 우울은 어쩌지 못하고 있다. 사람아! 세상아! 내 우울 하나씩만 보듬어다오. 열린 이 마음을 닫기까지 닫아서 꼼꼼히 봉할 때까지, 닫힌 이 마음이 열릴 때까지, 열려서 모든 그대들을 사랑할 때까지……. 사람이 다시 무서워졌다. 도저히 녹녹치 않은 말 많은 이 세상사, 사람 사는 관계들이 무서워졌다. 이 나이에 내 행동이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고 누군가의 간섭이 필요하다면 난 단연코 우울하다. 다른 이에겐 ‘그러려니 가’ 나를 지나가면 말이 된다. 일파만파 거세게 밀려든다.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 일생을 두고두고 징그러운 족쇄였다. 춘향의 큰칼도 사랑 앞에선 풀리더니만, 내 생에 내 것은 아무것도 없는 모두의 것이 되어야 말이 없어질는지 모를 일이다, 세상이 다시 평온히 나를 불러낼 수 있을 때까지, 내가 다시 세상을 보듬을 수 있을 때까지 견뎌낼 힘이 내게 남아 있을지 다가올 시간이 너무 무섭다. 내 안에 고여 앉아있지만,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내가 사랑한 모든 것들이 다 제자리로 돌아가 누군가의 온전한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한 잔의 술로 기도하지만,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싶었던 소중하기만 했던 내 사랑에 남겨질 상처가 견딜 수 없이 아프다. 사랑, 우정, 산다는 일이 내게는 왜 이리 힘이 들고 인색한지, 이 모든 것들을 견뎌내기엔 중년의 나이로도 아직은 턱없이 모자란 것만 같다. “음미 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아무리 귀 기울여 봐도 죽어가는 시들한 나무열매처럼, 허망하게 떨어지는 꽃잎처럼, 이별이 앞서는 사랑처럼 우울하기만 하다. 이렇게 끊임없이 자욱한 안개비처럼 내려지는 우울한 날들 속에서도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오직 사랑으로 살고 싶다는 소망을 하며, ‘속없이 웃으면 그것이 행복이겠지.’라고 믿으려 애를 쓴다. 늘 삶의 언저리에서 방황하고 배회하며 바닥만 열심히 훑고 사는 내 몸 하나 둘 곳 없는 이 한밤, 후회로 가득한 가슴은 오늘도 어김없이 한 잔, 두 잔, 우울을 덜어내고 있다. 거역할 수 없는 관계 속에 변명조차 구차한 말 많은 세상은 어설픈 삶을 사는 내게 고독과 그리움만 안겨준다. << 시인, 수필가 황범순>> ^*^*^*^*^*^*^*^*^*^*^*^*^*^*^*^*^*^*^*^*^*^*^*^*^*^*^*^*^*^*^*^ 스산한 바람 부는 가을이면 왠지 모를 허전함과 외로움에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계절이 가져다주는 이유가 아니고서도 우리는 우울함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겉으론 행복한 척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내면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기도 합니다. 자신의 삶 가운데 위로받지 못하고 진심을 몰라준다 싶으면 상태는 더 심각해지겠지요. 더구나 요즘은 우울증에 빠진 남자들도 많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직장이나 사회가 주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혹여 지금도 어디선가 홀로 외로움을 달래며 우울해하고 계실지 모를 내 가족 내 형제가 있는지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국보 가족님! 우울증의 특효약은 가족의 애정 어린 관심과 사랑이라고 합니다. 우리 님들의 가정이나 사업처에는 우울함은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게 멀리하시고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기대고 살아가는 행복한 날들이 되시기를 빕니다. 볼품은 없지만 예람이가 직접 빚어 만든 빵과 커피 한 잔 드립니다. 온기 있는 하루가 되시기를 원하며……. ♣김미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