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짠돌이 대학생이 말합니다
나 올해 27살. (2009년)
평소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너 27살 맞냐?
왜 그렇게 사냐? 라는 말을 세뇌될 정도로 듣고 자랐고 지금도 듣고 있다
지금까지 내 이름으로 된 돈은 대략 4000만원.
여기까지만 보면 다들 직장인이구나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대학생이다
올해로 울산대학교 산업공학과 4학년이다
4000만원이라는 돈을 어떻게 모았는지 이야기 하자면
정말 미친듯이...
모았다..
고등학교 1학년때 부터 모았다
친구들 군것질하고. PC 방가서 열심히 키보드 두들기고 마우스 클릭할때
나는 천원 짜리 한 장씩...
한 장씩...
농협에다가 모았다...
정말 미친듯이 모았다...
수학여행가서 친구들과 노름을 할 때면 눈에 불을 키고
노름을 했다...
미친듯이...
그리고 주말에는 노가다를 했다...
그렇게 3년동안 돈을 모았다.
수능을 치고 입학을 하고도 모았다..
그 흔한 여자 친구 안만났다 (나 좋다는 여자들이 2명이 있었다...)
나도 남자라서
나 좋다는 여자 싫어하지는 않지만...
친구들 여자 만나는걸 보니 더치페이라는건 보기 힘들었다
남들은 대학생활내내...
할꺼 다해보고 놀꺼 다 놀아 본다는 20살때부터 ...
나는 평일에는 학교수업 열심히 듣고
주말에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인력시장으로 향했다
하루 일당 6만원...
일을 시키는 업주가 좋으면...
일 마치고 따로 목욕비 1만원...
목욕비로 목욕탕 절대 안간다...
집에서 나 때밀고 다 해결한다
여름방학 2달간 하이바쓰고 공사장에서 철근 나르고 청소하고
삽질하고 안해본일이 없을정도다...
하루라도 집에서 쉬게 되면 돈 6만원이 눈에서 아른거린다
친구들은 나에게 밥 먹듯이 말한다
그렇게 모아서 뭐하냐고....
도대체 누구 줄꺼냐고...
독기를 품은 것 같다고....
난 항상 대답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정답이 없으니까...
내가 좋아서 하는거니까...
우리 집 부자는 아니지만 중산층에 속한다
30평대 아파트도 있고 차도 2대있고...
하지만...부모님께서 이 정도로 살수 있으셨던 것도
아끼고 절약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난 잘 알고 있다
우리 부모님께서 내가 통장을 보여드리자
아연실색하시던 모습을 보니 지금도 쓴웃음이 나온다
쓴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도둑질 한것 으로 몇일 동안 몰아붙이셨다는 -_-;;
암튼..
각설해서 요즘 TV 에서 젊은이들이 돈을 물쓰듯 쓰는걸 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 잘 만나서 잘 쓰는 아이들에게는 할말이 없지만
서민이면서 물 쓰듯 쓰는 아이들...
그저 비웃어 준다.
돈만 모은다고...학교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다
공대 다니면서 3학년 평점 3.88이다
그리고 높은 어학성적과 자격증도 여럿 있다.
공대에서 학점 잘 받기가 힘들다는 것을 공대생들은 잘 알 것이다
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면 벌써 그만두었을 것이다
지금은 당장 힘들고 그래도
먼 훗날 빛을 볼꺼라 굳게 믿고 있다.
난 연애 1등 남자친구가 아닌..
결혼상대 신랑감 1등이 되고 싶다
한번 씩 지금까지 내가 해왔고 하고 있는 일을 생각하면
나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한 게 사실이다
솔직히...
만원짜리 갖고 있으면 왠만해선 절대 안 쓴다..
깨기 싫으니까...
그리고 천원 짜리는 폼이 안 난다...
1등 신랑감...비록 학벌은 명문대가 아니라 지방 사립대에 불과하지만
지금 해왔던 노력의 50%만 더 노력한다면 두려울게 없다고 생각한다.
오바마, 안철수, 김연아.
그들과 비교 될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만족한다.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그 무엇을 하더라도 최선의 노력과 열정이 있으면
이 세상에 못 해낼일은 없다는 것을.
단지 나는 내 주윗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깨달은것 일뿐이라는걸...
된다.
된다.
나는 된다.
27년간 나는 될것이다라고 외쳐왔다.
이제는 나는 된다 라고 외쳐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