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음택지

고양이 바위를 깨뜨린 장씨 며느리

오늘의 쉼터 2008. 5. 30. 23:36

 

*고양이 바위를 깨뜨린 장씨 며느리


강원도 홍천에서 인제 가는 길 44번 도로 옆에는 홍천강 상류 장남천이 흐른다.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는 매봉산(800.3m) 줄기로 만석꾼인 장자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의 집터는 고양이 형국으로 집 뒤에는 고양이 바위가 있고, 집 앞에는 쥐 산이 있는데

그의 집은 곳간에 해당되는 자리로 재산이 자꾸 늘어 큰 부자가 되었다.
인심 좋은 장자는 지나가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대접을 극진히 하여 하루에도 손님이 수 십 명이 드나들었다.

날마다 손님 대접에 시달린 장자의 큰며느리는 하루하루가 고달프기만 했다.

자신이 손님을 치르려고 시집을 온 것인지 아니면 죽도록 일만 하려고 온 것인지 불평불만이 쌓여갔다.
이러한 며느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아버지인 장자는 재산 관리에 흥미가 없다는 듯 가난한

선비가 오든, 떠도는 거지가 오든 언제나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또 하루를 쉬든 며칠을 묵든지 간에 개의치 않았다.

이러다 보니 매일 장작불을 때서 많은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며느리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잠시 쉴 틈도 없이 바쁘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탁발을 하는 한 스님이 찾아왔다.

며느리는 곳간에서 쌀을 고봉으로 한 말을 담아 스님의 시주자루에 담아 주고 스님에게
"뭘 좀 물어봐도 좋을까요?"라고 말을 건넸다.
"나무아미타불. 무엇인지요?"
"실은 우리 집에 너무 많은 손님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매일 식사 준비에 지쳤으니

손님이 오지 않게 하는 좋은 방도가 없을까요? "

스님은 집 주위를 살피더니
"방도야 있지요. 하지만 이 집은 이렇게 손님이 매일 찾아 들어와야 복을 받을 집입니다.

만약 손님이 찾아오는 것을 막는 방도를 쓰면 곧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며느리는 손님을 막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스님에게 부탁을 하였다.

할 수 없다는 듯이 스님은 "나를 따라오시오." 하면서 앞장을 서더니

집 뒤로 돌아가 고양이 바위를 가르치면서 "이 고양이 바위를 앞에서 보이지 않게 거적으로 가리시오.

그러면 손님이 적게 올 것입니다." 하고는 길을 떠났다.

며느리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손님이 전혀 오지 않게 하려면 고양이 바위를 아예 없애 버리면 될 것 같았다.

다음날 며느리는 시아버지 몰래 집에서 부리는 머슴들을 불러 바위를 파 들어내도록 하였다.

그러나 바위가 쉽게 파지지 않자 망치와 정으로 깨뜨리도록 하였다. 영문도 모르는 머슴들이 바위를 깨자

바위에서 갑자기 피가 솟기 시작했다.

머슴들이 당황하여 일을 멈추자 며느리는"상관하지 말고 계속 깨뜨려라."라고 하였다.
머슴들이 바위를 다 깨뜨리자 며느리는 입 단속을 시켰다.

이로부터 두 달쯤 지났을 때 어느 날 만석꾼 집에 복면을 한 도둑이 들어 돈과 값나가는 물건을 모두 털어갔다.

장자는 속이 상했지만 어쩔 수 없어 다시 열심히 재산을 모았다.

그러자 또 도둑이 들어 그 재산을 모두 떨어갔다.

 이러기를 몇 번 하자 그 많던 재산은 모두 없어지고 가난해져 아무도 그 집을 찾아오지 않게 되었다.

하루는 유명한 지관이 이 마을에 왔다가 인심 좋은 장자 집에 들렸는데 예전같이 않고 집안이 망한 것을 보고
"왜 이렇게 좋은 터에 있는 집이 망하여 폐가처럼 되었을까?"하고 이상히 여겨

집안을 살펴보다가 깨진 바위 조각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것이 고양이 형상을 한 바위가 아닌가?

 

 이 집은 곳간 형상의 집터로 집 앞 쥐 산의 쥐들이 호시탐탐

이 집 곳간의 곡식들을 노리고 기어들어 오려고 하는데 고양이 때문에 겁이 나 못 들어 왔다.

그런데 고양이가 없어지자 마음놓고 들어와 모든 곡식을 훔쳐 갔구나.

그게 바로 도둑놈들이다."하였다.


이 소리를 듣고 며느리는 자신의 행동을 크게 후회했다.
지관은 인심 좋았던 장자의 선행에 감명을 받은 듯
"고양이 바위가 있던 자리에 고양이 형상을 한 바위를 깎아 만들어 놓고, 집에 고양이를 키우면

예전 같지는 않지만 다시 재물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일러주고 다시 먼길로 떠났다.

그 후로 장자는 열심히 일하여 다시 부자가 되었고 며느리는 어떤 손님이 찾아와도 반갑게

맞아 주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