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은 시조시(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에 곡을 붙여서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부르는 우리나라 전통음악으로, ‘삭대엽(數大葉)’ 또는 ‘노래’라고도 한다.
가곡의 원형은 만대엽, 중대엽, 삭대엽 순이나 느린 곡인 만대엽은 조선 영조(재위 1724∼1776) 이전에 없어졌고, 중간 빠르기의 중대엽도 조선말에는 부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가곡은 조선 후기부터 나타난 빠른 곡인 삭대엽에서 파생한 것으로, 가락적으로 관계가 있는 여러 곡들이 5장형식의 노래모음을 이룬 것이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가곡은 우조, 계면조를 포함하여 남창 26곡, 여창 15곡 등 모두 41곡이지만, 이 가운데 여창은 남창가곡을 여자가 부를 수 있도록 조금 변형시킨 것으로 남창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여창 특유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선율과 높은 음역의 속소리(가성)를 내는 점이 다르다. 형식을 보면 시조시 한 편을 5장으로 구분하여 부르는데 전주곡인 대여음과 간주곡인 중여음을 넣어서 대여음, 1장, 2장, 3장, 중여음, 4장, 5장 순으로 반복한다. 매우 조직적이며 짜임새가 잘 되어 있는 연주는 거문고와 가야금, 해금, 대금, 단소, 장구 등으로 이루어진다.
가곡은 변화없이 오랜 세월 명맥을 유지해 왔으며, 다른 음악들이 대중적인데 비하여 전문가들에 의해 전승되어온 예술적 가치가 높은 음악이다.
전문설명 가곡은 시조시(時調詩)를 관현반주(管絃伴奏)에 얹어 오장형식(五章形式)으로 부르는 노래이다.
가곡에는 남창(男唱)과 여창(女唱)의 조(調)가 따로 있고, 우조(羽調)로 된 곡과 계면조(界面調)로 된 곡이 따로 있고, 또 음악의 형태에 따라 초삭대엽(初數大葉)이니 이삭대엽(二數大葉)이니 하여 여러 종류의 노래로 되어 있다.
가곡이 오늘날과 같이 5장형식으로 처음 선보이는 것은 조선중기에 엮어 펴낸 대악후보(大樂後譜), 안상금보(安尙琴譜)와 같은 고악보(古樂譜)의 만대엽(慢大葉)이라는 곡조이다. 만대엽은 심방곡(心方曲) 또는 신방곡(神房曲)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이것은 고려 진작(眞勺)에서 연유된 대엽 (大葉)에서 비롯된다는 기록이 있으나 아직 분명한 것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어떻든 대엽은 적어도 조선전기에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느리고 빠른 변주곡이 파생되어 느린 곡인 만대엽과 중간 빠르기의 중대엽과 빠른 곡인 삭대엽(數大葉)으로 나누어졌다.
조선 선조 이후에는 중대엽에 초중대엽, 이중대엽, 삼중대엽 각각 123으로 변주형이 생겨났다. 이후 느린 만대엽은 부르지 않고 그 대신 빠른 삭대엽에도 느린 이삭대엽, 첫머리 음역(音域)을 높인 삼삭대엽이 생기고, 삼삭대엽을 전체적으로 음역을 더 높이고 속도를 빠르게 한 소용이가 생기고, 또 흥청거리는 창법을 써서 농(弄)과 낙(樂)이라는 변주곡이 생기고, 다시 한 장단의 박수(拍數)를 줄여 선율을 축소한 편(編)이 생겼다.
조선 말에는 중대엽이 없어지고 이삭대엽에 첫머리를 변주하여 중거(中擧), 평거(平擧), 두거(頭擧)가 생기고 농, 낙, 편에도 선율이 바뀐다든가 사설을 길게 하여 촘촘히 엮는다든가 하여 언롱(言弄), 언락(言樂), 언편(言編)과 같은 변주곡이 생기고, 끝마무리를 짓는 태평가(太平歌) 및 많은 변주곡이 생겨 지금은 26종이 되었다.
가곡은 고려가요의 맥을 이어온 만큼 많은 명창이 있었으나, 조선중기 이전은 전해지는 이가 드물고 조선후기에는 박상건(朴尙健), 김천택(金天澤), 김수장(金壽長), 장우벽(張友璧), 박효관(朴孝寬), 안민영(安玟英), 하준권(河俊權), 하규일(河圭一)과 같은 명창들이 나와 가곡을 갈고 닦았다. 근래에는 하규일의 제를 이은 이병성(李炳星), 이주환(李珠煥)이 명인으로 꼽혔다. 중요무형문화재 가곡 보유자로 이주환이 작고한 뒤에 남창(男唱)에 전효준, 홍원기, 여창(女唱)에 김월하(金月荷, 본명 김덕순 金德順)가 보유자가 되었으나 모두 사망하였고 현재는 남창에 김경배, 여창에 김영기, 조순자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가곡은 5장형식으로 되어 있다. 먼저 전주(前奏)의 구실을 하는 대여음(大餘音)이 기악합주로 나오면 초장·이장을 부르고 간주(間奏) 구실을 하는 기악합주의 중여음(中餘音)이 나온 다음 다시 사장·오장의 노래를 부르고, 후주(後奏)와 다음곡의 전주 구실을 하는 대여음을 기악으로 연주하고 다음 노래로 넘어간다.
가곡은 평화스럽고 장중한 우조(羽調, 우조평조 羽調平調)와 애절한 계면조(界面調, 우조계면조 羽調界面調)로 나뉘고 다시 남자가객이 부르는 남창과 여자가객이 부르는 여창으로 나뉜다. 남창 우조에는 초삭대엽을 비롯하여 11곡과 남창 계면조에 초삭대엽을 비롯하여 13곡이 있고, 중간에 전조(轉調), 반엽편악 2곡 등 전 26곡이다. 여창 우조에는 이삭대엽 등 5곡이 있으며, 여창 계면조에도 이삭대엽 등 8곡과 중간에 조를 바꾸는 반엽(半葉) 환계락(還界樂) 2곡이 있어 모두 15곡이다. 이것들을 남여창으로 부르게 되면 남창 한 곡, 여창 한 곡씩 번갈아 부르다가 맨끝에 남녀병창으로 태평가(太平歌)를 부른다. 서도소리의 선율은 흔히 수심가토리(愁心歌토리)라 하여, 위의 음은 흘러 내리고 가운데 음은 심하게 떨며 아래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가락으로 느리게 부르면 구슬픈 느낌을 준다.
가곡(김경배) 가곡(전효준) 남창가곡 여창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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