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인생전략

제 27 計 가치부전(假痴不癲)

오늘의 쉼터 2008. 1. 27. 21:31

27計 가치부전(假痴不癲) - 어리석은 척 하되 미치지는 마라!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술 중에 가장 힘든 것이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바보인척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중국 지식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중국어로는 난득호도(難得糊塗)라고 하는데 ‘바보(糊塗)인척 하기는 정말 어려운(難))일이다’라는 뜻이다.

이 말은 원래 청(淸)나라에 문학가 중 8대 괴인(怪人)으로 알려진 정판교(鄭板橋)라는 사람이 처음 사용한

 말이다.

혼란한 세상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이면 화를 당할 것이기에 그저 바보인척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정판교의 인생철학이 담겨있는 메시지다.

 

중국인들은 왜 똑똑한 자신의 능력을 왜 감추려 하는 것일까?

왜 바보 같은 사람인양 꾸미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사는 중요한 처세 방법으로 여기게 되었을까?

자신의 본 모습을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어쩌면 생존을 위한 고도의 위장술일 수도 있고,

상대방을 안심시켜 좀 더 강한 공격의 효과를 기대하는 전술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아무런 여과 없이 드러내 보이는 사람은 이런 면에서 보면

고수(高手)가 아니다.

비록 순진함과 솔직함이 아름답다고 해도 ‘바보’의 인생철학에서 보면 하수(下手)들의 사는 방법인 이다.

가치부전(假痴不癲)이란 병법도 이와 유사한 생각을 담고 있다.

 가(假)는 ‘가장하다’라는 뜻이고 치(痴)는 ‘어리석다’, 전(癲)은 ‘미치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에게 나를 어리석게 보이게는 하되, 그것이 오버해서 미친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나의 능력을 상대방에게 보이지는 않게 해야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상대방에게 오히려 의심을 사게 된다는 뜻이다.

손자병법에도 자신의 모습과 의도를 상대방에게 보이지 말라고 충고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상대방의 의도와 모습은 밖으로 드러나게 하고,

 나의 의도나 모습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한다(形人而我無形).’

대방의 의도는 거울을 보듯이 빤히 알고 있고 나의 의도는 상대방이 전혀 모를 때 나의 힘은 적보다

압도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의 의도와 실체를 적에게 노출시키지 않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다.

이것이 병법에서 말하는 시형법(示形法)이다.

 

시형법이란 상대방에게 내 모습을 자유자재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나를 상대방에게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고 바보 같은 사람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내 의도대로 내 모습을 감출 수 있어야 한다.

 

‘매가 먹이를 채려고 할 때는 날개를 움츠리며 나직이 날고, 맹수가 다른 짐승을 노릴 때는 귀를 세워

엎드리고, 현명한 사람이 움직이려고 할 때는 어리석은 듯한 얼굴빛을 한다.’

 

병법서 육도(六韜)에 나오는 이야기다.

결정적인 찬스를 잡기 위해서는 의도를 겉으로 보이지 않아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진정 똑똑한 사람은 상대방이 볼 때는 어리석은 사람 같다(大智若愚).’ 노자에서 강조하는 처세술이다.

때로는 안다고 다 말해서는 안 될 때가 있다.

때로는 똑똑하다고 해서 다 보여서는 안 될 때가 있다.

 

 아무런 상황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를 상대방에게 모두 보여준다면 결국 큰 화를 당할 수 있다는 충고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생존을 위해서 때로는 바보처럼 보여 상대방의 허(虛)를 찾아야 필요도 있다.

 때로는 알고도 모르는 것처럼 하여 상대방을 안심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여 안심시키되,

 지나쳐서 미친척 하여 의심을 불러 일으켜서는 안 될 것이다.’

가치부전(假痴不癲)의 병법은 고수들의 생존게임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 가야할 고도의 이성적 판단이다. 

 

 

 
가치부전(假痴不癲) ◑ - 병법 삼십육계 (兵法 三十六計)중 제27계

▶ 못난 소처럼 행동한다. 어리석은 체하면서도 미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여기서 어리석은 체한다

함은 귀머거리나 벙어리 흉내를 내거나 모른 체하는 것을 말한다. 미치지 않는다는 것은 공연히 동하지

 않고 조용히 있다는 것을 뜻한다.

전체적인 의미는,

바보짓을 하는 사람은 겉으로는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심은 매우 냉정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히려 우둔한 체하면서 행동하는 것이 좋고 총명한 척 경거망동해서는 안 된다.

 침착한 행동으로 조금이라도 기밀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

흡사 겨울 뇌운(雷雲)이 힘을 길러 때를 기다리고 있듯이……

▶ 어리석은 행동으로 상대를 안심시켜라

우두커니 알지도 행동으로 옮기지도 못하는 척할 수 있다.

아는 척하거나 경거망동해서는 안된다.

둔괘의 괘상에서 암시한 대로 역경이 불어닥치면 자신의 뜻을 밖으로 나타내지 말고

암암리에 계획하고 운영해 나가야 한다.

▶ 삼국 시대, 사마의(司馬懿)는 노쇠하여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위장 함으로써

정적(政敵)인 조상(曹爽)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마침내는 그를 죽이는 데 성공했다.

'손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슬기롭게 싸워서 승리를 거두는 자는 그 지모로 이름을 얻으려 하지 않으며,

 또 그 용맹으로써 공로를 내세우려 하지 않는 법이다."

어느 날 왕과 대신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그 때 국경 부근에서 적의 횃불이 오르고 적이 내습해 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왕은 당황하여 바둑돌을 내던지고 중신들을 소집하려고 했다.

그러자 대신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무표정한 얼굴로 왕을 제지하면서, "염려하실 것 없습니다.

그 횃불은 이웃 나라 왕이 사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하면서 바둑을 계속했다.

왕은 반신반의하면서 다시 바둑을 두기 시작했으나 마음이 불안하여 안절부절 못했다.

한참 후에 국경에서 전령(傳令)이 달려와, 적이 기습한 것이 아니고 실은 이웃 나라 왕이

사냥을 하고 있는 것을 잘못 보고했다고 알려 왔다.

 왕은 놀라운 표정으로, "그대는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었소?" 하고 물었다.

대신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저는 이웃 나라에도 정보망을 가지고 있어서,

 오늘 그 나라의 왕이 사냥을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왕은 감탄하기를 마지않았다.

그러나 그후 왕은 그 대신을 경계하여 결국 조정에서 내치고 말았다.

이 고사에는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한 가지는 그 대신이 적국의 사정에 대한 얘기를 구태여 할 필요 없이 그것이 우연의 일치처럼

꾸몄으면 어리석은 왕의 경계심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른 또 하나는 능수능란한 대신을 잘 다룰 능력이 없는 무능한 왕이 유능한 신하를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 유비가 조조에게 의지하여 있을때 속으로 큰 뜻을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텃밭을 가꾸며

그 뜻을 숨기고 있었다.

어느날 조조는 유비를 초대하여 영웅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되었는데, 조조는 이 세상에 영웅은

그대와 나뿐이라 말한다.

유비는 속으로 뜨끔하여 들고 있던 젓가락을 놓쳤는데 때마침 친 천둥소리를 핑계하여 무서워서

그랬노라고 대답했다.

그 후 유비는 조조를 속여 조조로 부터 벗어나는데 성공한다.

유비의 멋진 '가치부전'의 계가 성공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