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인생전략

제 28 計 상옥추제(上屋抽梯)

오늘의 쉼터 2008. 1. 27. 21:33

28計 상옥추제(上屋抽梯) - 지붕으로 유인하여 사다리를 치워라!


만약 사다리를 통해 지붕 위로 올라갔는데 누군가 사다리를 치운다면?

이렇게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면 결국 당황하게 되고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다.

 병법에서 이런 전술을 상옥추제(上屋抽梯)라고 한다.

상(上)은 ‘올라간다’는 뜻이고 옥(屋)은 지붕을 뜻한다.

추(抽)는 ‘빼다’, ‘치우다’는 뜻이고 제(梯)는 ‘사다리’란 뜻이다.

함께 풀이하면 상대방을 지붕 위로 올려놓고 내려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치워 주도권을 쥔다는 뜻이다.

 

이 전술은 삼국지에 유기(劉琦)가 제갈공명(諸葛孔明)을 유인하여 옥상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킨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이 병법은 다양한 상황에서 운용된다.

주로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몰아놓고 퇴로를 차단함으로써 꼼짝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사용되는데, 상대가 좋아하는 유인책으로 끌어들여 나가는 길을 막아 버리면 주도권은 내게

오게 되고 상대방을 얼마든지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 갈 수 있다는 발상이다.

그러나 가장 의미있게 이 병법을 이용하려면 일부러 우리 조직을 막다른 곳에 몰아놓고 더 이상

오도가도 못하게 만들어 조직원의 전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으로 사용하여야 한다.

이 방법은 상황이 불리하거나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주로 사용하는데, 등뒤에 물을 등지고 싸우는 것은

후퇴로가 막혀있어 불리한 지형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병사들의 결전의지를 높이는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漢)나라 장군 한신(韓信)이 일부러 병사들을 강을 등지고 싸우게 하여 승리를 거둔 배수진(背水陣)은

이전의 병법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전술이었다.

한신은 피할 수 없는 불리한 상황이라면 그 상황을 기회로 전환시키라는 원리를 터득한 리더였다.

그는 조직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주저앉거나 한숨짓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그 불리한 상황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에게 유리한 기회로 전환시켰다.

 

초(楚)나라 항우(項羽)도 전투를 앞두고 ‘밥해 먹을 솥을 깨뜨리고 타고 온 배를 침몰시켜 병사들에게

긴장감을 조성하고 싸우게 하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전술을 종종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번 전쟁에서 지면 더 이상 밥해먹을 솥도 없고 고향으로 돌아갈 배도 없다는 각오로 병사들을 싸우게

만드는 전술이다. 모두가 조직을 벼랑끝으로 몰아넣어 긴장감을 고조시켜 승리를 구하는 병법이다.

 

손자병법 <구지(九地)>편에서도

장수가 부하들을 이끌고 적과 싸우는 결전의 날에 부하들을 높은 곳으로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워 병사들로 하여금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도록 해야 한다(帥與之期, 如登高而去其梯 ).’

유사한 병법을 제시하고 있다.

 

조직이 안정되고 사업이 잘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선 더 이상 내려올 곳이 없는 지붕 위에 서있는 절박함이 조직을 진정한 승자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경제가 안 좋다고 불평만 하는 조직은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다.

이 정도면 되었다고 긴장감을 푸는 조직 역시 영원히 그 승리를 유지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잘 되어 갈 때 조직을 점검하고 때론 지붕위로 올려놓고 사다리를 치우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것도 병법에선 자주 쓰는 전술이다.

유능한 리더는 위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조직이 평화롭고 매너리즘에 빠져 긴장감을 잃고 있을 때 상옥추제(上屋抽梯)의 전술은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다.  

 

 

 ◐ 상옥추제(上屋抽梯) ◑ - 병법 삼십육계 (兵法 三十六計)중 제28계

▶ 나무에 올려놓은 후 흔들어라.

일부러 파탄지경에 이른 것 처럼 보여 적에게 좋은 조건을 줌으로써 아군 깊숙이 들어오도록

유인한 다음 선두부대와 후위부대를 끊어 적의 주력부대를 헤어날 수 없는 사지에 빠뜨린다.

즉, 적의 식욕을 이용해 독이 든 고기를 먹게하여 죽이는 것이다.

'사(唆)'란 적에게 조그마한 이익을 주어 유인하는 것이다.

만약 조그마한 이익만 주고 유인한 다음 다른 계략을 쓰지 않는다면 적은 미적거리며 더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상옥추제'의 계책을 쓸 때에는 반드시 적이 흔쾌히 이 쪽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좋은 사다리를 걸쳐놓고 올라가도록 유혹하듯이 상대가 미적거리지 않고 이쪽의 뜻대로 하게끔

조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 지붕에 오르게 한 다음 사다리를 치운다.

'손자·구지편'에는 "군사를 일으켰을 때 이미 높은 데 올랐으면 사다리를 치워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고의로 우군의 파경을 노출하여 적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해 주고,

적으로 하여금 우군 깊숙히 들어오도록 유인하여 선봉과 후원군을 단절시켜 완전히 사지에 빠지도록 한다.

서합괘의 원리대로 적의 끊임없는 욕심을 이용하여 적으로 하여금 독이 묻은 고기를 먹도록 유인하여

스스로 징벌을 받도록 하는 방법이다.

▶ '삼국지·촉서·제갈량전'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후한 말엽 유표는 후실 자식인 유종을 사랑하고 장자 유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위험을 느낀 유기는 제갈량에게 자기의 안전을 기할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을 요구했지만,

제갈량은 남의 가사(家事) 문제라 하여 이를 거절하였다.

하루는 유기가 제갈량을 청하여 후원에서 산책하며 구경하다가 함께 높은 다락에 올라 연석을 차려 놓고 먹는 사이에 유기는 가만히 사람을 시켜 사다리를 치워 버리게 한다음 제갈량을 향해 말했다.

"이제 위로는 하늘에 오를 수없고 아래로는 땅에 내릴 수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입으로 하신 말씀은 내 귀로 들어올 뿐입니다."

진퇴양난이 된 제갈량은 더 이상 피하지 못하고 춘추 시대 진헌공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공자께서는 신생(申生)과 중이(重耳)의 이야기도 듣지 못했습니까.

신생은 안에 있다가 죽고 중이는 밖에 나가 있어서 화를 면하였으니,

공자는 하루 바삐 형주에서 떠날 방법을 찾으십시오."

유기는 문득 깨닫고 곧 아버지에게로 가서 자기를 강하로 파견하여 줄 것을 간청하여

지방의 수비군 사령관으로 나가게 되었다.

이리하여 권력 내부의 암투를 피하고 재앙을 면할 수 있었다.

사람을 얼러 높은 곳에 오르게 한 다음에 사다리를 옮겨 버리면 물러날 길이 없게 되어

하는 수 없이 토실(吐實)하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