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하루전

<173> 28화 신성전투 II (4)

오늘의 쉼터 2014. 6. 13. 16:50




<173>  28화 신성전투 II (4)





가을 햇빛이 더욱 아리게 대지를 감싸기 시작했다. 
겨울의 문턱이 다가왔음을 이미 느끼고 있는지 초목들은 마지막 푸르름을 한껏 내뱉고 있었다.

그러나 초원의 푸르름은 이내 그들을 짓밟는 한무리의 사람들에게 잔인하게 밟혀 으스러졌다. 
사람들은 초목들의 푸르름과는 달리 잔뜩 굳어 있었다. 
더욱이 그들의 손에는 결코 평화로워 보이지 않는 흉흉한 무기가 하나씩 들려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피를 보고야 말 것 같은 무기들은 가을의 햇輧틔?더욱 날카로운 자태를 
시위 하듯이 자랑하고 있었다.

"방패대 앞으로"

누군가 커다란 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대열에서 제법 커다란 방패를 들고 있던 용병들이 재빨리 전면에 나섰다.

"장창수 진영을 갖춰라"

누군가의 호령이 다시금 떨어지고 자신의 키보다 더 기다란 창을 지닌 창병들이 일제히 
창을 앞으로 겨냥했다.

"장창병 뒷열 포진하라"

누군가의 호령이 떨어지자 뒤에 있던 다른 용병들이 정면을 향해 바로 내질러진 
창병의 뒤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들의 창을 약간 더 위쪽으로 향하게 한 후 앞으로 뻗었다.

그리고 다시 그들의 뒤로 새로운 장창병이 나타나 이전의 사람보다 
더 높은 위치로 장창을 내밀었다.

마치 거대한 고슴도치가 그 모습을 드러내는 듯 보여졌다. 
빼곡이 밀집된 사람들이 일제히 내민 장창은 보기에도 빈틈이 없어 보였다.

'둥 둥 둥 둥'

용병들의 장창으로 이루어진 진용이 완성되자 기다렸다는 듯 북소리가 초원을 울리기 시작했다.

"전진~"

누군가의 500명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고슴도치가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양 옆으로도 역시 다른 용병단이 만든 고슴도치 모양의 진용이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병들의 얼굴이 긴장으로 잔뜩 굳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발걸음은 북소리에 맞추어 차근 차근 앞으로 앞으로 움직여 나갈 뿐이었다.

용병 들이 노려보는 앞 쪽, 그곳에 역시 커다란 방패와 창으로 무장한 또 다른 용병단이 
그들의 전진을 노려보며 방어 진영을 구축한 상태였다.

점점 가빠르게 울려퍼지는 북소리는 고조된 긴장을 더욱 깊게 만들었고 장을 취고 있는 
병사들의 눈에 핏발이 서게 만들었다.

'회리리릭'

뭔가가 공기를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져졌다. 
그러자 대열 가운데 누군가 급히 외쳐댔다.

"화살이다 방패!"

외침이 채 끝나지도 않았지만 이미 용병 대열에서 중간 중간 방패를 든 
이들이 자신의 방패로 하늘을 가렸다.

'투투툭'

이어 마치 우박이 쏟아지는 듯한 괴음을 내며 용병들의 방패 둔탁한 무언가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나왔다.

"크윽"

"으악"

채 방패에 몸을 가리지 못한 용병들 몇 명이 자신의 가슴이나 팔, 어깨등에 박힌 
화살을 부여 잡으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그들의 빈자리는 이내 그 뒤에 있던 다른 용병들이 급히 메워갔다.

잠시 주춤 거리던 거대한 고슴도치는 이내 가시 같은 창이 다시 세워지고 
다시금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도 몇 번의 화살비가 그들을 공격해 들어왔지만 그때마다 
즉각 방패로 화살을 막아내 그다지 커다란 희생은 치루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전진 한 뒤에는 화살에 맞은 부상병이나 시체가 
마치 배설물처럼 뒤쪽에 남겨져 있었다.

"제길"

또다시 쏟아지는 화살을 방배로 막아 내던 용병 하나가 나직히 중얼거렸다. 
늦은 가을이라 하지만 여전히 태양 빛은 뜨거웠다. 
마치 살이 금새라도 익어 버릴 것처럼 붉그스름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용병의 입에서는 더운김이 여지 없이 흘러나오고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들이 
물이되어 흐르고 있었다. 
가뜩이나 바짝 바짝 붙어 있는 판국에 그가 든 넓직한 방패를 기대려는 
근처의 동료들이 그에게 더욱 밀착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 더운 것 같았다.

게속적으로 들고 움직이다 시피한 방패는 그의 몸 두세배는 됨직했다. 
비록 재질이 나무라고는 하지만 무척이나 단단한 것으로 만들엇는지 
용병의 팔에서는 근육들이 푸들 푸들 떨어대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투투투둑'

몇 개의 화살이 용병이 든 방패에 꽂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의 귓가에도 낮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주저 앉은 용병들을 볼 수 있었다.

용병이나 주위의 누구도 쓰러진 용병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앗다. 
아니 어쩌면 일부로 피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제기랄"

용병의 발이 흠칫 거렸다. 좀전의 화살에 맞아 바닥으로 뒹군 동료 용병의 몸이었다. 
아직 살아 있는 듯 꿈틀거리고 잇었다. 하지만 그의 몸을 피하기에는 현재의 대형이 
너무나 밀집되어 있었고 또 그 대형을 흩트리면 더큰 파국이 초래된다는 것을 알고있던 
용병이 눈을 질끈 부여감고는 그대로 동료의 몸을 밟고 나갔다.

"크윽"

용병이 그를 타넘어가자 그의 밑에서 금새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낮으막한 괴로운 
신음소리가 울려나왔다.

"니미랄"

용병이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눈을 떴다. 용병의 눈은 어느새 핏발이 돋아 있었다. 

"돌격준비"

용병들 사이에서 누군가 그렇게 나직히 말했다.

"돌격준비"

용병이 재빨리 자신의 뒤쪽으로 들을수 잇게끔 그 소리를 옮겼다. 
용병에게 바짝 붙었던 동료들이 눈빛을 빛내며 비로서 바짝 붙은 그에게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곤 자신의 손에 쥔 장창을 더욱 거세게 움켜쥐었다.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캉캉캉캉'

저 앞 너머에서부터 칼과 방패를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울부짖듯 
낮게 지르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용병의 등골이 오싹해 지기 시작했다. 용병이 볼을 잠시 실룩거렸다. 

"니미랄것들"

용병이 나직히 입을 열고 이빨을 지긋히 깨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진군 앞으로"

뒤쪽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다. 용병이 자신의 방패를 옆으로 틀어서 앞으로 내렸다. 
그리곤 이때까지의 답답함을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아"

그뿐만이 아니였다. 근처의 다른 용병들 모두가 있는 힘껏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그들의 함성 못지 않게 앞쪽에서부터도 함성이 터져나왔다. 

'캉쾅'

앞쪽부터 뭔가가 커다란 물체가 들이 받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공격 공격 승리를 놈들을 죽여버려"

뒤쪽에서 다시금 그들을 독려하려는 듯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이야야야"

용병이 잇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는 자신의 곁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앞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용병들의 사이가 점차 점차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대충 앞쪽의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앞쪽에 있던 용병들이 저들의 창진을 뚫고 난입하고 있는 모습들과 그 뒤로 끊임없이 
개미떼처럼 달려들고 있는 용병의 동료들의 뒷모습이 보였다.

"우와아아아"

용병이 다시 한번 크게 소리를 지르고는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눈 앞에서 자신의 동료들 만큼이나 커다란 창으로 달려드는 
동료들을 학살하고 있던 상대편 용병을 향해 방퍄채로 부딪쳤다.

"크윽"

용병의 갖고 있던 방패에 거세게 부딪친 상대편 용병이 창을 한손에 꼬나쥔채 
그대로 공중에 붕 떠올랐다.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피가 공중에서 한줄기 핏빛 선을 그었다.

"쿠윽"

마치 땅에서 튕겨지듯 몇 번 튕기더니 그대로 고개가 옆으로 꺾여졌다. 
그 위로 양쪽의 용병들이 다시금 난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압"

용병 하나가 자신의 긴다란 장창으로 앞으로 달려들던 상대편 용병을 찔러나갔다. 
장창이 가죽으로된 갑옷을 뚫고 그의 등 뒤까지 튀어 나왔다. 

"크헉"

창에 꿰힌 용병의 가슴에선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주위를 불게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조금 몸을 떨어대더니 이내 싸늘하게 몸이 식어가기 시작했다.

"돌격"

"와와와아"

용병들이 장창을 들고 일제히 앞으로 튀어 나갔다. 
하지만 상대편도 그런 용병들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진 않았다.

"막아랏"

누군가 그렇게 외쳐댔다. 
그의 등뒤로 다시 수없이 많은 용병들이 방패와 창을 들고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크악"

달려나오는 용병들의 방패에 몸을 한 대 얻어 맞은 용병이 잠시 몸을 휘정이는 틈을 타고 
칼날이 그의 어깨죽지에서부터 가슴까지 그어졌다.

어깨와 목 부근이 쭉 찢어지듯 벌려지며 그 안의 힘줄과 하얀 뼈가 잠시 보이더니 
곧이어 붉은 피가 분수처럼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용병이 들고 잇던 장창을 바닥에 떨구고는 몸을 비틀어 대었다.

"우어우어"

입을 연신 뻐끔거리며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그의 몸을 벤 용병이 방패로 
그의 몸을 강하게 내리쳤다.

"커억"

어깨죽지부터 움푹 잘려진 용병이 입으로 피를 토하고는 저만치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칼과 방패를 든 용병이 눈을 돌려 다른 먹이 감을 찾는 듯 두리번 거렸다.

"크헉"

칼과 방패를 든 용병이 갑작스레 자신의 배에 꽂혀지는 기다란 막대를 보고는 
놀란 눈으로 그곳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장창의 임자에게로 돌렸다.

그곳에는 공격해온 용병 하나가 굳은 얼굴로 그를 지긋이 바라보고 잇었다. 

"끄어억"

눈 앞의 용병이 창대를 잡은 손을 이리저리 비틀어 대자 
온 몸이 파헤쳐지는 듯한 고통을 참을 수 없었던지 창에 꿰힌 용병이 입을 크게 벌리고는 
숨이 넘어갈 듯한 비명을 흘렸다.

용병이 그런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윽고 발을 들어 그의 몸을 눌렀다. 
그리곤 팔을 뒤로 당겼다.

"끄..윽"

장창이 칼과 방패를 들었던 용병의 몸에서 빠져나가며 커다란 구멍을 남겼다. 
그리고 그 구멍을 통해 쏟아지는 피덩어리들과 함께 푸릇한 장기들이 함께 쏟아져 내렸다.

칼과 방패를 든 용병이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장기들을 잡으려 손을 부들 부들 떨어대며 
자신의 몸에 뚫린 구멍쪽으로 옮기려다 채 도달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그를 찌른 용병이 사후 경직이 찾아오는 듯 연신 푸들거리는 그의 몸을 밟고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조심해"

누군가 그렇게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화살 몇 개가 연이어 날아오더니 
죽은 용병의 시체를 밟고 넘어서는 그의 몸으로 쏟아져 들어왓다. 
장창을 가진 용병이 재빨리 몸을 옆으로 틀었다.

'파파팍'

세 개의 화살이 그의 몸에 박혀졌다. 
그의 어깨와 그의 아랫배 그리고 남은 하나는 그의 정강이 쪽이었다.

"크윽"

용병이 바닥에 무릎 꿇은채 앞을 노려보았다. 
활을 든 용병들이 연신 전통에서 화살을 꺼내서는 피아 구분없이 
무차별적으로 화살을 날리고 잇었다.

"이..이런 미친놈들"

용병이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의 뒤에 있던 장창병들이 활을 쏘아대는 궁병들 틈으로 그대로 난입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변변한 무기를 갖추지 못한 궁병들이 난해 들어온 용병들의 장창과 칼에 피를 뿜어내며 
땅에 엎어지기 시작했다. 
용병이 자신들의 동료에 의해 죽어가는 궁병들의 모습을 보면서 뭐라고 알 수 없는 
소리를 웅얼거리곤 그대로 의식을 잃어버렸다. 


'소설방 > 아하루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75> 28화 신성전투 II (6)  (0) 2014.06.13
<174> 28화 신성전투 II (5)  (0) 2014.06.13
<172> 28화 신성전투 II (3)  (0) 2014.06.13
<171> 28화 신성전투 II (2)  (0) 2014.06.13
<170> 28화 신성전투 II (1)  (0) 2014.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