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광야의 축제

오늘의 쉼터 2011. 7. 12. 16:39

    광야의 축제 현대는 고도로 발달된 문화와 과학문명으로 살기도 편해졌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 외적인 조건과 환경은 얼마든지 행복하고 복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의 한복판에서 고독을 느끼고 물결치는 사람들 틈에서도 삭막함과 허전함을 맛보며 살고 있다. 어느 사회학자는 현대사회를 가리켜 ‘군중 속에서의 고독’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마치 허허벌판의 광야 같이 몰인정한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짐승소리나 간간이 들리는 광야 같이 고독하고 쓸쓸하다고 했다. 광야의 사회를 사람이 사는 훈훈한 사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내가 좀 손해보고 희생을 하면서도 남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인도의 성자로 불리우는 선다싱의 경험담 어느 추운 겨울에 선다싱은 그의 동료와 함께 선교여행 중 눈 덮인 높은 산 고개를 넘어 가고 있었다. 산마루턱쯤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쓰러져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선다싱은 그를 엎고 가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친구는 혼자 가기도 어려운데 죽어가는 사람 데려가려다가 세 사람 모두 죽을 테니 안 된다고 반대했다. 결국 그 친구는 혼자 떠나고 선다싱은 혼자서 쓰러진 사람을 등에 업고 산을 넘기 시작했다. 넘어지고 자빠지면서도 다시 일어나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중에 선다싱의 몸에서는 땀이 흘러 온 몸에서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고 있었다. 동사직전에 등에 업힌 그 사람도 선다싱의 체온에 의해 얼었던 몸이 녹아서 깨어나게 되었다. 그는 선다싱의 부축을 받다 자기발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려가는 길에 진짜 동사자를 만났는데 자세히 보니 그는 얼마 전 자기만 살겠다고 먼저 내려갔던 선다싱의 동료였다. 선다싱의 경험에서 입증하듯이 인간의 삶은 홀로 있음의 자리가 아니다. 함께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 ◆『빙점』의 주부작가 미우라 아야꼬 여사의 이야기. 이름이 알려지기 전의 아야꼬는 남편의 수입만으로는 생활이 어려워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차렸다. 점점 장사가 잘되어서 마침내는 트럭으로 물건을 들여와야 할 정도로 가게가 번창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장에서 돌아온 남편이 아내가 분주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는 안쓰러운 마음에서 농담 겸 진담으로 “우리 가게가 이렇게 잘 되는 것은 좋지만 이 주위가 다 어려운 사람들인데 우리가 잘되므로 다른 구멍가게들이 안 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을 하였다. 아야꼬는 순간 그것을 깨닫고는 곧 자기를 희생하여 자기 가게의 물건을 줄일 뿐만 아니라 어떤 물건은 아예 갖다 놓지를 않았다. 그렇게 하여 손님들이 없는 물건을 찾을 때에는 “그 물건은 저 가게에 가면 있습니다.”하면서 손님을 나누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고 나니 미후라 아야꼬 여사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게 되었고 그 결과 틈틈이 펜을 들어 완성시킨 작품이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빙점』이라는 소설이라고 한다. 미우라 아야꼬 여사의 이야기는 비록 구멍가게를 하며 분주히 생활하는 가난한 한 가정의 주부라 할지라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희생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그의 마음에는 심오한 생각과 영감이 일어나 좋은 작품을 내어놓을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희생을 하면 먼저 자신에게 유익하다. 남에게 섬김을 받아서도 기쁨이 오지만 그 기쁨은 일시적이고 욕구만 증대되어 큰 기쁨은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남을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은 힘들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솟아나는 기쁨이 찾아온다. 남에게 봉사해 보거나 베풀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기쁨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 희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그 사회는 더욱 아름답고 풍요로운 사회가 될 것이며 외롭고 찬바람 몰아치는 광야에서 훈훈한 사회 아름다운 축제로 바뀌게 될 것이다. <시인/수필가 차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