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 트렌드의 화두로 ‘컬러 푸드’가 등장했다. 우리가 익히 알던 평범한 식재료들이 건강식으로 재조명 받기 시작한 것. 컬러푸드의 종류와 그것들이 우리 몸 어디에, 또 어떻게 좋은지 한의학적 관점에서 살펴봤다.
한의학의 기본 원리 가운데 음양오행에서 오행인 목(木)·화(火)·수(水)·금(金)·토(土)는 우리 인체의 오장(五臟)뿐 아니라 오색(五色)·오미(五味)·오감(五感)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자생한방병원 이성환 원장은 “이 가운데 오색은 흰색·적색·족색·황색·흑색을 가리킨다”며 흰색은 폐, 적색은 심장, 녹색은 간, 황색은 위 그리고 흑색은 신장과 각각 연결된다”고 말한다. 그는 또 “각 장기에 적합한 색의 식품을 섭취하면 그 장기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목(木) │ 간 기능
일반적으로 간·담·근육과 연결되는 기운. 우리 혀끝의 신맛을 자극하며 화내고, 소리 지르고, 눈물을 흘리는 등과 같은 감정과 연관된다. 이 원장은 “실제로 화를 많이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의 간 기능이 좋지 않다”며 “얼굴이 자주 푸르스름해지고 특히 검은색에 가까운 푸른색이 나타나면 간기능 악화를 의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때 같은 목 기운에 속하는 푸른색 혹은 녹색 음식을 통해 간의 기운을 보충하는 것이 현명하다.
간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는 푸른 잎 채소의 효과가 뛰어나다. 푸른 야채에 함유된 엽록소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기 때문. 피로가 풀리는 것은 물론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인체의 화학공장이라 불리는 간의 활동을 도와준다.
푸드 컨설턴트 노희영 씨는 “주로 시금치 ·양배추 ·양상추를 이용하면 간편한 요리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푸른 잎 채소는 데치지 말고 생으로 먹어야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특히 아침마다 마시는 녹즙은 간기능과 함께 쓸개 기능도 함께 강화한다.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 “녹차는 카테킨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노화 방지와 항산화 효과 그리고 다이어트까지 효과가 있는 만능 식품“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최근 선보이는 디저트와 음료를 이용해 녹차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화(火) │심장 기능
심장·소장·혀 등과 연결되는 기운. 쓴맛을 느끼게 하며 기쁘거나, 덥거나, 땀을 흘리는 증상과 관련이 있다. 흥분하거나 더울 때 심장이 뛰거나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것이 바로 이 화 기운 탓이다.
전체적으로 발그레한 것은 좋은 신호지만 양 볼만 지나치게 붉다면 심장이나 몸에 열이 있을 가능성에 있으므로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 원장은 “이 경우에는 다혈질의 고혈압과 심장질환 또는 류머티즘 질환을 경계하라”고 덧붙인다.
자주 뛰거나 두근두근하는 심장을 위한 붉은 색 음식을 알아보자. 토마토가 몸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심장에 특히 좋다. “혈액 색을 띠는 붉은 식품은 피를 맑게 하고 심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라고 한의 ·양의 모두가 인정한다.
토마토에는 비타민P가 함유돼 있는데 고혈압과 동맥경화에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매일 토마토 주스 한 잔을 마시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혈압도 안정된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토마토를 이용한 샐러드나 파스타가 어떨까.
수(水) │신장 기능
수 기운은 신장 ·방광·귀 ·뼈의 장기와 연결된다. 오색 가운데 흑색에 속하며 무서움이나 추위와 같은 감정과 관련이 있다. 무서울 때 뼈가 오싹오싹하는 것이나, 신우염·방광염을 앓고 있는 사람의 얼굴빛이 검은 것을 연상하면 된다.
이 원장은 “특히 신장기능은 근육이나 뼈를 주관하고, 후천적인 정기를 담당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블랙 푸드’ 열풍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흑색 식품에 대해 알아보자.
평소 몸이 잘 붓는 사람이나 탈모 증상을 보이는 사람에게 탁월한 효과를 내는 검은깨나 검은콩이 흑색 식품의 대표 주자. “안토시아닌 색소가 함유돼 있어 신장기능 강화뿐 아니라 노화나 골다공증 예방에도 탁월하다”고 이 원장은 조언한다. 아토피 환자들에게도 검은깨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E의 보고로 아토피 증세를 눈에 띄게 완화한다.
금(金) │폐·기관지 기능
주로 폐나 대장·코와 같은 기관지와 연관이 있다. 오색 가운데 흰색과 어울린다. 폐질환으로 얼굴색이 하얗게 되는 것은 이 때문. 평소 감기나 천식을 자주 앓는 사람에게 특히 좋다. 이 뿐 아니라 꾸준히 먹으면 폐·기관지가 약한 사람의 체질까지 개선해 준다. 폐 기운을 올려주는 흰색 식품을 살펴보자.
겨울이 다가오면서 호흡기 질환이나 감기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이때 겨울철 흰색 식품인 도라지겧쳛배를 생으로 혹은 즙을 내어 먹으면 감기 예방에 매우 좋다. 대표적 흰색 식품으로는 마늘이 있다. 암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마늘은 비타민B1의 흡수를 촉진하고,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는다.
토(土) │ 위 기능
토 기운은 우리 몸에서 비위(脾胃)나 입 주위 그리고 살과 같은 기능에 영향을 준다. 오색 가운데 황색과 연계된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입냄새가 나거나 구토증세가 나타기도 한다. 소화가 안 되는 것도 이 토(土) 기운과 관련이 있다. 얼굴빛이 누런 색에 가깝다면 당뇨나 위장병 또는 위십이지장궤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럼 위의 기능을 강화해줄 황색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평소 비위가 약하거나 소화력이 떨어진다면 늙은 호박이나 꿀?토종닭을 자주 섭취하자. 만성 위장병 환자에게는 호박죽이나 닭죽이 제격. 위장을 보호하는 게 목적이므로 소화가 잘되도록 부드럽게 요리해야 한다 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런 음식으론 죽이나 찜이 적당하다. 인체에 흡수되면 비타민A로 전환되는 카르티노이드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