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그러니깐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입니다.
충청도 어느 산골마을에 달구경하기를 몹시 좋아하는 예쁜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처녀는 그 아랫마을의 양반 집 아들과 혼인을 하기로 약속이 돼 있었
는데, 어느 날 달 밝은 밤에 혼자 달구경을 하다가 멋진 총각을 보고 그
만 넋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처녀는 혼인을 하기로 된 양반 집 아들보다 이름도 성도 모르는 그 총각
을 더 흠모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혼인을 할 날이 되었지만, 처녀는 양반집 아들과는 혼인을 않겠다
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야야, 너 도대체 왜 그러냐. 웅? 부모 속 좀 작작 썩여라 이
망할노무 가시내야……."
그래서 마을에서는 처녀에게 벌을 내리기로 하고 그 처녀를 험한 골짜기
로 내쫓아 버렸습니다.
처녀를 내쫓고부터는 아무도 그 처녀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해가 가고 달이 가고 두 해가 지난 뒤 그 총각이 우연히 소문을 듣고 그
골짜기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아무도 없는 그 텅 빈 골짜기에 이름 모를 꽃
한 송이가 피어자라고 있었습니다.
낮에는 시들어 있던 그 꽃은 달이 뜰 때쯤이면 활짝 피어나는 것이었습
니다.
온종일 달이 뜨기만 기다리고 있는 이 꽃이 겨우 두 해 밖에는 살지 않
는다는 바로 '달맞이' 꽃이라고 하는데 또 다른 이름으로 '월견초' 라고
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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