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물(施物)을 바치는 자는 부자만이 아니다.
때론 가난한 사람들이,
때론 억울하고 한 많은 사람들도,
늙은 노인도 어린 아이도,
한결같이 세상의 평온과 구복(救腹)을 바라면서
내는 것들이 모두 시물(施物)의 범주에 든다.
*사명대사의 입산기(入山記)
- 산길을 가다 보니 왠 중이 헐레벌떡 내려오고 있었다.
바로 곁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어인 일인고 싶어 지켜보니,
그 중은 계곡물에서 배춧잎 하나를 건져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그 중은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내가 그 중이 간 길을 따라 가 보니 암자가 나오고,
거기까진 무려 십리나 되는 길이었다. 내가 그 중에게 물었다.
“십리나 되는 길을 고작 배춧잎 하나 주우려고 내려오셨습니까?”
그러자 그 중은 화를 내며 말하였다.
“세상이 내리는 모든 것이 시물(施物)이거늘,
중이란 무릇 공짜로 그것을 먹고 사는 자들이다.
어찌 배춧잎 하나라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단 말이더냐.”
나는 그 말을 듣고 입산을 결정하였다.
거문고 산조/원광호(엇머리, 자진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