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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늪 - 신달자

오늘의 쉼터 2008. 1. 6. 09:17
 
     
    고요 늪 - 신달자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하늘의 발 뒤꿈치에서 살짝 불던 바람 따라
    아래로 아래로 굴러 떨어져 바위 하나로 툭 멈춰 선
    비명이 그렇게 뭉쳤을지 몰라
    어느 산기슭에 천년을 누웠던 거북이 바위
    느린 걸음으로 다시 천년,
    어느 나무꾼이 굴려 굴려 가져다 놓는데 다시 천년 
    그렇게 몇 번 천년을 구르다 구르다
    내 집 마루 중심에 놓인
    돌확 하나
    인연은 혼자 들 수 없는 것
    영원이 무겁게 입 다문 채 제자리를 찾아오기까지는
    숨어 있는 나뭇잎 하나도 손을 보탰다
    어느 남정네 굵은 팔뚝 들어 올려
    떡메 치던 곳에 하늘 한 귀퉁이 쪼개 담은 물이 담겨 있다
    저 한 모금 물로 다시 천년의 시간과 생명을 만들 수 있으리
    소리의 메아리가 소리 없이 가만가만 깊어진다
    *...시집『시와 시학』, 가을호.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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