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있거라-도미
반야월/박시춘
안개나린 골목길을 뒤 돌아보면 잘있거라 두손짓할때
사나이길래 사나이길래 그래도 눈물을 안 보이려고
주먹등으로 코를 비비며 돌아가는 내 그림자 하도 외로워
오 길가에 돌부리를 힘없이 차며
마지막 목포행 차에 올랐소 잘있거라
파이롯트 만년필을 꽂아 주면서 기다리마고 속삭일때
이별 이기에 이별 이기에 앞서는 설음을 달래 보려고
백양담배 불을 부치며 돌아가는 내 그림자 하도 쓸쓸해
애 서울을 뒤에 두고 추억을 두고
밤 늦은 목포행 차에 올랐소 잘있거라
서울역 우슬등도 꺼져 버리고 기적 소리만 울리는데
청춘이기에 청춘이기에 새 파란 이밤을 담아보려고
별빛을 보고 맹세를 걸며 홀로가는 내 그림자 하도 서글퍼
오 고향을 뒤에두고 사랑을 두고
목포행 삼등실 차에 올랐소 잘있거라